[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중국 최대 D램 제조업체 창신메모리(CMXT)가 대규모 상장을 앞둔 가운데, 선두 업체인 메모리 3사에 미칠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업계 평가가 나옵니다. 인공지능(AI) 시장이 촉발한 메모리 초호황기(슈퍼사이클)의 핵심은 고성능 메모리의 수요 증가인데, CXMT는 장비 접근 제한과 기술격차로 고성능 메모리 병목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칩플레이션’ 상황에서 국내 메모리보다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데다, 상장 자금을 통해 생산능력(캐파)이 본격적으로 확장되면 물량 공급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 위치한 창신메모리(CXMT) 사업장 전경. (사진=창신메모리)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내달 초 상장이 예상되는 CXMT의 기업공개(IPO) 공모금액은 295억위안(약 6조7000억원) 수준입니다. CXMT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실탄으로 허베이와 베이징에 위치한 3개 공장(팹) 이외에 신규 상하이 공장 투자를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CXMT의 생산능력은 월 29만장에서 2028년 40만장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습니다. CXMT는 지난해 매출 617억위안, 순이익 71억위안을 달성해 연간 흑자를 달성했습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19% 급증한 508억위안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공격적인 투자로 마이크론을 제치고 글로벌 시장 3위에 오르겠다는 목표입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3사에 미칠 단기적 충격은 제한적이라는 평가입니다. CXMT는 올해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를 양산하고, 내년 12단 제품을 양산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발열 제어 등 성능 및 수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HBM3E(5세대), HBM4(6세대), 저전력D램(LPDDR5) 등 AI 서버에 탑재되는 고성능 메모리의 수요가 높습니다. CXMT는 해외 고객 인증, 전성비 확보, 패키징 역량 측면에서 단기간에 선두 업체들을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출하한 HBM4E(7세대) 12단 제품.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CXMT가 만드는 메모리는 대부분 중국 내수시장에서 판매될 것”이라면서 “특히 해외 고객사들을 확보하기 위해선 수율이나 성능이 뒷받침돼야 할 텐데, 장비 반입 문제로 아직은 메모리 3사와 기술격차가 있어 고객 확보가 쉽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서버용 메모리 수급 불균형이 메모리 가격 상승을 견인해 올해 글로벌 메모리 시장이 15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전체 메모리 매출에서 서버용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 37%에서 2026년 56%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서버용 제품의 매출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는 구조적 변화가 메모리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업계는 장기적으로 CXMT의 상하이 공장이 안정화되고 물량이 본격적으로 공급되는 2027년 말~2028년 초부터 공급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PC 시장 등 중저가·소비자 시장을 중심으로 수급 완화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특히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범용 제품의 가격 상승도 이끌고 있는 만큼, 메모리 3사보다 가격이 저렴한 CXMT의 D램이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중국 현지 시장에서는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한국산 D램보다 저렴한 제품이 많이 팔리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CXMT는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해외 고객 확보, 수율 안정에 나설 것으로 점쳐집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미국이 장비 제재를 풀어주지 않는 한 HBM 등에서 기술 차이가 좁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중국으로서는 상장을 통해 정부의 자금 지원 부담을 줄이고, 호황기에 규모를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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