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그룹 부도' 은행 손실 제한적· 회계 부담↑
2026-06-22 17:08:33 2026-06-22 17:18:36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JTBC를 비롯한 중앙그룹 핵심 계열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금융권의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익스포저(대출·지급보증) 상당 부분이 담보·주식으로 이뤄져 채권단의 실제 손실 금액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회계상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은행권에서는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을 중심으로 대응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고정이하여신' 분류로 추가 충당금 적립
 
22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중앙그룹 차입 부채는 총 2조7400억원으로 추산됩니다. 업권별로 은행권 익스포저가 800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은 약 3070억원 규모의 여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며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큰 위험 노출 규모를 가졌는데요. 하나은행 관계자는 "담보·주식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손실 규모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장 전망과 내부 판단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기업회생절차가 본격화되면 은행 입장에서는 회계상 부담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여신의 건전성 등급이 하향 조정될 경우 추가 충당금 적립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증권가에서는 하나은행의 추가 충당금 부담 규모를 약 3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습니다.
 
절대 규모만 보면 하나은행의 전체 실적을 흔들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도 있지만 최근 은행권이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대출 성장 둔화에 직면한 상황에서는 2분기 실적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은행권은 금리 환경 변화와 대출 성장 제한으로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기업여신 관련 비용 증가가 현실화될 경우 시장 기대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하나은행은 최근 몇 년간 기업금융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 중심 성장에 한계가 생기자 기업대출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았습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 대상 금융 공급을 확대하며 기업금융 시장 경쟁력을 키웠지만 그 과정에서 특정 기업집단이나 산업에 대한 익스포저 확대라는 리스크도 커졌습니다. 
 
중앙그룹 사태가 주목받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하나은행은 중앙홀딩스, 콘텐트리중앙, 중앙일보, 메가박스중앙 등 그룹 주요 계열사와 금융 거래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개별 계열사 한 곳의 문제가 아니라 그룹 전체 유동성 위기로 번질 경우 은행권 건전성 관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대신증권이 분석한 중앙그룹 관련 은행별 예상 추가 충당금은 하나은행 약 300억원, 우리은행은 약 100억원입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50억원 안팎의 추가 충당금이 발생할 것으로 진단됐습니다. 이번 사태로 신용등급이 D수준으로 하향됐고 연체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보수적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해 추가 충당금 적립이 발생한다는 설명입니다.
 
금융권에서는 담보 구조를 고려할 때 실제 손실 규모는 제한적일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앙그룹 관련 은행권 대출은 상당 부분 담보 여신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사옥 등 부동산 담보를 확보한 금융기관은 일반 회사채 투자자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회수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대기업집단 여신 재분류 등 관리 강화
 
하나은행 역시 향후 절차와 관련해 중앙그룹의 기업개선 절차가 진행되면 채권단 소집,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 개시 결정 등의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필요할 경우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신규 자금 지원이나 원금 상환 유예 등 채무조정 방안이 검토될 가능성도 있지만,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식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 등 관련 절차에 따라 채권단 협의를 통해 결정될 전망입니다.
 
다른 은행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은 중앙일보 관련 담보 여신이 약 50억원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중앙그룹은 여러 금융기관이 얽혀 있는 만큼 개별 은행이 독자적으로 움직이기 어렵다"며 "주채권은행 중심으로 채권단 협의회가 구성되고 이후 각 은행이 안건에 대해 의사결정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신한은행 역시 구체적인 대출 규모 공개는 어렵다면서도 "법원과 채권단 협의 결과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며 내부 모니터링 단계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우리은행도 채권단 협의 결과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은행권 익스포져는 담보를 갖춘 여신이 대부분인데요. 중앙그룹이 5500억원 규모의 사옥 매각을 추진하고 있고, 은행의 대출이 대부분 사옥 담보대출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각에 따른 여신 회수와 충당금 환입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회생 절차와 워크아웃이 병행되면 채권 회수 일정이 길어질 수 있고 담보 처분 과정에서도 변수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은행권의 기업금융 확대 기조 자체를 바꾸지는 않겠지만, 대기업집단별 익스포저 관리와 업종별 포트폴리오 분산,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 기준 강화 등이 주요 과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요 은행의 지난 1분기 말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을 보면 KB국민은행 168.5%, 신한은행 162.1%, 우리은행 161.1%, 하나은행 123.48% 입니다.
 
중앙그룹 관련 익스포저는 은행권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도 걸쳐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푸른저축은행은 중앙일보M&P 관련 대출채권 50억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모아저축은행은 중앙일보 광고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자산유동화 대출(ABL) 33억원, OK저축은행은 매입채권 및 부동산 담보대출 형태로 27억5000만원 규모의 익스포저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관련 여신이 담보부 대출이나 유동화 구조로 구성돼 있어 현재까지 정상 상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다만 회생절차가 장기화할 경우 충당금 적립 확대나 회수 지연 가능성에 대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금융 확대는 은행 입장에서 새로운 성장 전략이지만 기업별 위험관리가 함께 따라가지 않으면 대형 부실 상황에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이번 사례는 기업여신 성장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 체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시내 은행 창구. (사진=뉴시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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