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국참' 참관)법원서 뻗치기한 박상용 '거짓말탐지기' 요구 소동
박상용 "거짓말탐지기 검사 해달라"…수원지법서 무작정 대기
재판부 "박상용 왔으니 '거짓말탐지기 조사' 이야기 들어보자"
이화영 측 "피고인 의견 안 묻고 박 검사 주장 채택하느냐" 반발
이화영 측 반발로 박상용 '추가증인 신청' 무산…재판부도 '사과'
2026-06-18 12:04:16 2026-06-18 14:28:23
[수원=뉴스토마토 강예슬·정주현 기자] 17일 진행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국민참여재판에선 소동이 하나 있었습니다. 전날(16일) 이미 증인신문을 마친 박 검사가 이튿날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요구하며 5시간 넘게 법원에서 대기(뻗치기)를 시도하다가, 결국 재판부에 기각당하고 퇴정하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송병훈 부장판사)는 지난 17일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등의 혐의를 받는 이 전 부지사의 국민참여재판 8차 공판기일을 열었습니다. 이 전 부지사의 요청으로 지난 8일부터 시작된 국민참여재판은 오는 19일 종료됩니다.
 
앞서 수원지검은 이 전 부지사가 2024년 10월 '박상용 검사 탄핵소추 사건 조사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2023년 6월 수원지검 1313호 검사실에서 연어회덮밥 등 저녁식사 중 소주를 제공받았다'고 말한 걸 위증으로 보고, 지난해 2월 그를 기소했습니다. 
 
'연어 술파티' 진술 회유 의혹이 제기된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 검사가 지난달 11일 서울 서초구 대검 민원실에서 감찰위원회에 출석을 요구하며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상용, 공판검사 만나 추가 증인신청 요청
 
당초 이날은 '연어 술파티' 의혹이 있던 당시 이 전 부지사와 함께 수원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재소자 류모씨,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증인신문과 피고인 신문 등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박 검사의 등장은 계획에 없었습니다. 박 검사는 이미 지난 16일 검사 측 증인으로 수원지법에 출석해 증인신문을 마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날 오후 3시20분쯤 박 검사가 휴정 중인 법정을 불쑥 찾아 수 분간 공판검사를 만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박 검사는 공판검사가 변론을 진행하는 법정 안으로 들어가 재판 진행 상황을 묻고는, 거짓말탐지기 검사와 추가 증인 신청을 요청했습니다. 이 전 부지사 측이 '박 검사가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피한 걸 보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니 자신에게도 반론 기회를 달라고 요청한 겁니다. 그러고선 재판부의 답변을 듣기 위해 법정에 남아 피고인 신문을 방청했습니다. 
 
피고인 신문이 끝나자 재판장인 송 부장판사는 "저녁을 먹고, (양측의) 쟁점별 의견을 듣기 전에 법원이 양해를 구한다"며 "쌍방울그룹의 김성태 전 회장, 방용철 전 부회장은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왜 안 받았는지 말이 나왔는데, 박상용 검사에게는 그 이유를 못 들었다. 지금 박상용 검사가 왔으니 그 쟁점에 대해 들으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이 전 부지사 측은 즉각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오기두 변호사는 "변호인에게 사전 고지도 없이 박 검사 주장만 채택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필요하다면 박상용 검사의 사실확인서·진술확인서를 채택하는 게 맞다. 검찰에서 (정식으로) 증인을 신청한 것도 아니고, 재판부가 검찰 쪽 의견을 듣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재판부 "이름 착각…재판 혼란 죄송" 사과
 
잠시 휴정 뒤 재판을 재개한 재판부는 양측의 입장을 다시 청취했습니다. 
 
우선 검찰은 "박 검사가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왜 안 받았는지에 대해 배심원들도 궁금해 할 것 같다"며 "재판부 직권으로 결정해 줬으면 한다.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들도 양해를 해달라"라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반면 오 변호사는 "박 검사가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안 받았다고 재판장님이 말씀하셨는데 (증거 기록 중) 어디에 그렇게 써 있느냐"며 먼저 재판부를 몰아붙였습니다. 
 
이에 확인 결과, 서울고검이 제출한 이 전 부지사의 '통합심리분석 결과통보서'(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 보고서)에 적힌 문구는 "김아무개씨, 박아무개씨는 동의를 철회해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실시하지 않았다"였습니다. 여기서 조사를 거부한 '박아무개씨'는 당시 검사실로 술을 반입한 혐의를 받던 박상웅 전 쌍방울그룹 이사입니다.
 
재판부가 서류의 이름을 착각해 소동에 말려들어간 셈이 됐습니다. 결국 재판부는 잘못을 시인, 사과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송 부장판사는 "(이 전 부지사의 통합심리분석 결과통보서에) 박아무개로 돼 있어서 (박씨가 박상용 검사라고) 착각한 것 같다"며 "재판 과정에서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재판부, 박상용 '추가 증인신청'엔 "부적절"
 
그럼에도 박 검사는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저녁시간 이후 진행된 재판에 참석해 추가 증인 신청을 재차 요구했습니다. 검찰도 관련 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했다면서 박 검사에게 힘을 실었습니다. 
 
하지만 이 전 부지사 측은 이를 완강히 반대했습니다. 오 변호사는 "이미 (17일 공판기일) 시간이 다 지났고, 이 재판은 공판준비기일만 18회 진행됐다"며 "동의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이 전 부지사의 신청으로 진행된 국민참여재판은 공판을 위한 사전 단계인 공판준비기일만 18회차, 준비 절차만 1년2개월이 걸렸는데 이제 와서 이런 요구를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입니다. 
 
오 변호사는 이어 "거짓말탐지기는 유죄 입증 증거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며 "지금 증거 능력도 없는 거짓말탐지기 증거 결과를 (검찰이) 공소사실 입증 증거로 내는 건 증거법 원칙 위반"이라고도 했습니다. 
 
결국 재판부는 박 검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론 내렸습니다. 송 부장판사는 "일단 (박상용 검사의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에 대해 검찰이 증거를 신청한 것도 아니다. 피고인 측이 부동의하면 검사 결과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면서 "협의되지 않은 증거·증인 신청이라 기각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검사에 대한 절차적 문제도 지적했습니다. 송 부장판사는 "(추가 증인) 신청인도 지금은 공판검사가 아니고, (개인 자격인) '박상용 검사'로 돼 있어서 신청도 부적절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재판부의 결정이 확정되자, 방청석을 지키던 박 검사는 자리를 떴습니다. 박 검사가 거짓말탐지기 검사와 추가 증인 신청을 요구하며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지 5시간 20여분 만입니다. 
 
경기 수원=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경기 수원=정주현 기자 give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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