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6·3 지방선거 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권은 짧다"라는 말로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운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일주일 만에 이재명 대통령 발언을 인용해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며 뼈 있는 말을 던졌습니다. 2년 뒤 치러질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친명(친이재명)계와 친청(친정청래)계 간 권력투쟁의 전초전을 예고한 셈입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16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주일 사이 두 차례나 청와대와 '신경전'
정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듯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 같지만 결국 국민이 한다'라는 이 대통령 발언을 인용해 "당 운영도 마찬가지"라며 "당 운영도 당대표가 하는 것 같지만 결국 당원이 한다"고 했습니다.
이날 정 대표 발언은 지방선거 이후 한층 격화한 당·청 간 갈등의 연장선으로 풀이됩니다.
발단은 지난 10일 지방선거 이후 정 대표가 주재한 첫 최고위였습니다. 정 대표는 당시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며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밝혔습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이 지방선거 결과를 이유로 각각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고 지도부에 쓴소리를 낸 직후 추가 발언 기회를 얻어 한 말이었습니다.
정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윤석열씨 탄핵 당시 썼던 "정권은 짧다"라는 표현을 이 대통령을 향해서도 쓰자 친명계를 중심으로 성토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강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정 대표와 함께 광주를 찾은 뒤 현장 최고위에서 "국민과 당원은 영원하지만 당권은 짧다"고 지적했습니다.
대표적 친명계 인사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정말 부적절했고 대단한 실언이었다"며 "이런 표현은 야당에서 나와야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따져 물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핵심은 총선 공천권 노린 당내 내홍
정 대표의 작심 발언은 친명계 반발뿐 아니라 당 원로의 불출마 종용이라는 연쇄 효과까지 낳았습니다.
당 원로인 박지원 의원은 지난 11일 <뉴스토마토> 유튜브 채널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지방선거와 현재의 지지도 하락에 대해서는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며 "수습을 위해서는 지도부가 사퇴하고 (정 대표가) 불출마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정 대표 거취를 둘러싼 계파 간 다툼은 2년 뒤 총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읽힙니다. 오는 8월17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차기 당대표가 2028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기 때문입니다.
총선 승리를 위한 정 대표 퇴진 요구 포문을 연 쪽은 친명계 원외 조직 더민주전국혁신회의였습니다. 혁신회의는 지난 14일 논평을 내고 "정 대표는 재임 기간 내내 당정 간 엇박자를 반복해 왔다"며 "차기 총선 승리를 위한 정 대표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친청계인 박규환 최고위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이쯤 되면 '기-승-전-정청래 사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정 대표 용퇴론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이 대통령 발언과 정 대표 사퇴를 연결 지으려는 친명계 움직임에 "그런 식으로 대통령 뜻을 곡해한다면 그 자체가 대통령의 큰 뜻을 오히려 좁히는 것"이라며 "대통령을 다른 정치적 의도로 이용하는 것으로밖에 달리 볼 수 없다"고 맞불을 놨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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