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4년 청구서)①'쓰레기 소각장' 폭탄 돌리다 자초한 150억 낭비
서울·경기는 '소각장 신설' 진행 중…인천은 군·구에 떠넘겨
민간소각장 이용에 연 150억원, 정치적 이해관계 따른 결과
박찬대 인수위 "공공 소각장 신설 피할 수 없다…결과 낼 것"
2026-06-15 17:28:45 2026-06-15 18:14:51
[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수도권 생활쓰레기 '직매립 금지' 정책이라는 거대한 전환점에도 불구하고 인천시는 유정복 시장의 '폭탄 돌리기' 행정 탓에 소각장 부지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매년 백억원대의 혈세를 길바닥에 버려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인은 유 시장이 외면한 소각장과 수도권매립지 문제를 앞으로 4년 동안 어떻게 다룰지 원점에서부터 다시 논의할 계획입니다.
 
인천 서구 청라소각장 모습. (사진=인천 서구)
 
올해 1월1일을 기점으로 수도권의 쓰레기는 소각 후 남은 재만 매립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악취와 침출수 등 고질적 환경 문제를 줄이자는 겁니다. 이에 서울시와 경기도는 2023년부터 소각장 신·증설을 추진했습니다. 반면 인천시는 상황이 다릅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발생지 처리'라는 원칙론을 내세워 소각장 신설의 책임을 군·구로 돌렸습니다. 실상은 지방선거 표심을 의식해 선거 전까지 시간을 끌기 위한 무책임한 결정이라는 지적이 쏟아졌습니다.  
 
유정복 인천시의 '폭탄 돌리기'
 
박남춘 시장 시절 인천시는 수도권매립지 종료와 함께 4개 권역별(동·서·남·북) 소각장 건립을 추진했습니다. △부평·계양구의 동부권 △중·동구·옹진군 서부권 △연수·남동·미추홀구 남부권 △서구·강화군 북부권 등입니다. 당시에도 여론 수렴이 부족했던 탓에 소각장 예정지 주변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2022년 7월 취임한 유정복 시장의 대처였습니다. 2022년 8회 지방선거에 당선돼 재선 시장으로 돌아온 유 시장은 갈등을 조정하기보다 '자원순환센터(소각장) 확충 정상화 추진계획'이라는 명목을 내세워 소각장 조성 책임을 군·구로 떠넘겼습니다. 사전 협의조차 없었던 일방적인 발표에 군·구의 비판이 들끓었지만, 유 시장은 "어려운 일을 미루려는 것이 아니라 법과 원칙에 따른 정상화"라며 책임을 포장했습니다. 
 
그로부터 시간이 흘렀지만 송도 소각장을 사용하던 남부권(연수·남동·미추홀구) 이외 모든 지역은 지금까지 소각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달리 서울은 마포구 상암동 신규 소각장 증설 계획을 백지화하는 대신 기존 강남·노원·양천구 소각장을 증설하고 현대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31개 시·군에서 26개 공공 소각시설을 갖춘 경기도는 2030년까지 21곳을 추가로 지을 계획입니다.
 
돈 태워서야 막는 '쓰레기 대란'
 
결국 연수·남동구·옹진군을 제외한 인천의 7개 군·구는 올해만 민간 소각장 사용료로 올해 본예산에 145억9000만원을 잡아놨습니다. 서구가 40억원으로 가장 많습니다. 이어 △부평구 32억원 △계양구 20억원 △중구 18억4000만원 △강화군 18억원 △미추홀구 12억원 △동구 5억5000만원 등입니다. 공공 소각장을 이용했을 때와 비교해 무려 65%나 많은 비용을 들여 쓰레기를 치우는 꼴입니다.
 
더 큰 문제는 소각장 건립 논의가 아예 실종되거나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점입니다. 150억원 상당의 혈세를 앞으로도 매년 민간 주머니에 쏟아부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지난 3월23일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에 생활쓰레기가 직매립되고 있다. 당시 정부와 지자체가 공공 소각시설 정기 보수 기간에 한해 수도권 지역 생활폐기물 16만3000톤의 예외적 직매립을 허가했다. (사진=뉴시스)
 
이런 현실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결과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하는 계양테크노밸리 신도시 개발사업에는 당초 지하 소각장 조성 계획이 포함돼 있었지만, 지역 정치인들의 주도로 계획이 백지화됐습니다. 이후에도 부평·계양구에는 소각장 필요성이 제기됐는데, 인접 자치구인 경기 부천시가 소각장 광역화를 추진해 이곳을 함께 사용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2022년 지방선거에서 부천시장이 바뀌면서 소각장 광역화를 철회했고, 결국 민간 소각장에 올해만 52억원을 써야 하는 상황입니다. 
 
역시 지역 정치권 주도로 기존 청라소각장 폐쇄를 결정한 서구 역시 수년째 대체 소각장 부지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청라국제도시가 조성되기 전부터 가동돼 온 청라소각장은 당초 노후 소각로의 현대화를 추진했는데, 계획을 백지화하고 검단 등 다른 지역에 소각장을 지을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검단에도 신도시가 들어서고 주민 반발이 거세지면서 신규 소각장 조성 계획도 수년째 표류하고 있습니다.
 
박찬대 인수위 "공공 소각장 필요"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인 인수위원회를 이끄는 맹성규 인수위원장은 15일 간담회에서 "수도권매립지, 소각장 관련 내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인수위에서 관련 내용을 다루고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박 당선인은 이번 시장 선거에서 수도권매립지와 소각장 관련 공약을 내지 않았습니다. 선거 기간 논란을 피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당선된 지금은 정면돌파를 선택한 걸로 보입니다.
 
하루 350톤 이상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소각장 조성 비용은 1400~1500억원이 필요합니다. 이걸 광역 또는 권역별로 2개 이상 지자체가 함께 사용하면 조성 비용 일부를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매년 인천에서 150억원을 민간 소각장에 쓰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민간 소각장은 '쓰레기 대란' 등의 유사시나, 각종 정책 변화에 대응 어려워 지금이라도 공공 소각장 건립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환경운동가 출신인 장정구 인수위원은 "공공 소각장은 쓰레기 정책 전환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며 "인수위에서 다룰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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