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지 아케이드' 25년 만에 종료…게임기록 보존 도마위
수익성·운영비 부담에 장수 게임 정리 가속화
이용자 기록·커뮤니티 보존 방안 논의 필요
2026-06-12 15:24:54 2026-06-12 15:24:54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넥슨이 25년간 서비스한 온라인 게임 '크레이지 아케이드' 종료를 예고하면서, 장수 게임의 서비스 중단 및 이용자 기록 보존 문제가 다시금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크레이지 아케이드 서비스를 오는 8월 13일 오전 9시부로 종료한다고 공지했습니다. 이는 2001년 서비스를 시작한 지 약 25년 만입니다. 넥슨은 유료 상품 판매를 공지 당일 점검 이후 종료했고, 환불 대상과 신청 기간도 함께 안내했습니다. 
 
크레이지 아케이드는 넥슨을 대표하는 장수 캐주얼 게임 중 하나입니다. 오랜 기간 이용자들과 함께한 게임인 만큼, 이용자들에게는 단순한 종료를 넘어 추억의 소멸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운영진도 공지를 통해 오랜 기간 함께한 기억이 좋은 추억으로 남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앞서 넥슨은 17년간 서비스한 '버블파이터'도 오는 24일 종료하기로 했습니다. 버블파이터는 2009년 정식 출시된 게임으로 크레이지 아케이드 지식재산권(IP) 기반 캐주얼 슈팅 게임입니다. 출시 이후 한때 누적 회원 수 1000만명을 돌파하며 넥슨 대표 장수 게임으로 자리 잡았지만, 최근 PC방 점유율 순위권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게임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장수 게임이라도 이용자 규모와 수익성이 줄어들면 서버 유지비, 운영 인력, 업데이트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경영진 입장에서 서비스 종료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넥슨뿐 아니라 게임업계 전반에 걸쳐 게임 개발 중단은 빨라지고 있습니다. 엔씨(036570)는 지난 2021년 출시한 '블레이드&소울2'를 이달 30일 종료하고 드림에이지의 '별이 되어라2: 베다의 기사들'도 이달 26일 마감합니다. 또 카카오게임즈(293490)는 '에버소울'을 이달 30일 종료합니다.
 
서비스 종료가 게임사 입장에서는 비용 효율화 전략일지 몰라도, 이용자에게는 큰 상실감으로 다가오기 마련입니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에서는 캐릭터 성장, 아이템, 길드, 친구 관계, 플레이 기록 등이 모두 게임 서버에 의존합니다. 서버가 닫히면 이용자가 쌓아온 시간과 커뮤니티의 흔적도 함께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부 서비스가 종료된 게임의 경우 게임 유저가 사설 서버를 통해 게임을 이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보편적 대안으로 자리 잡기 어렵습니다. 타인의 온라인 게임 소스코드나 데이터를 이용한 사설 서버 운영은 게임사에서 문제 제기를 할 경우 저작권 침해 논란을 일으킬 수 있어 섭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서비스 종료 자체를 막기보다 종료 이후의 최소한의 접근권과 기록 보존 방안을 제도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일정 기간 전 종료 고지, 환불 기준을 넘어 플레이 기록 열람, 오프라인 모드 제공, 합법적 팬 서버 라이선스, 커뮤니티 서버 허용 여부 등이 사전에 정리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이철우 게임이용자협회장은 서비스 종료 자체에 대해서는 이용자들도 일정 부분 이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장기간 서비스된 게임일수록 이용자가 투입한 시간과 애착이 큰 만큼, 종료 이후에도 이를 추억할 수 있는 별도 장치는 필요하다고 부연했습니다.
 
이 회장은 "서비스 기간이 오래된 게임일수록 유저들이 투입한 시간이 많기 때문에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페이지나 증명서, 이미지나 문서 형태의 자료라도 남겨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과거 넥슨의 '야생의 땅: 듀랑고'는 서비스 종료 이후 오프라인 클라이언트를 제공한 사례로 거론됩니다. 카트라이더 역시 서비스 종료 과정에서 디지털 면허증을 제공한 바 있습니다. 이 회장은 "이런 시도들이 확산될 필요가 있다"며 "비용을 이용자가 부담하는 선택지를 주더라도 좋은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회장은 "그동안 게임 이용자 권리는 금전적 배상과 환불, 고지 중심으로 다뤄진 경우가 많았다"며 "게임이 문화·예술성을 가진 콘텐츠인 만큼 이용자의 주관적 경험에 대한 위로나 보상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넥슨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올린 '크레이지 아케이드' 서비스 종료 공지문. (이미지=넥슨)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