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다인 기자] 12·3 비상계엄 선포할 명분을 만들기 위해 평양에 무인기를 투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씨가 1심에서 징역 30년을 받았습니다. 헌정사상 외환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건 윤씨가 처음입니다.
2024년 9월6일 윤석열씨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이정엽 부장판사)는 12일 오전 일반이적 등 혐의로 기소된 윤씨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했습니다. 일반이적 혐의로 기소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게는 징역 15년, 군사기밀 누설과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용대 전 드론작전사령관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선고됐습니다.
앞서 지난 4월 내란특검은 윤씨에게 징역 30년, 김 전 장관에게 징역 25년, 여 전 사령관에게 징역20년, 김 전 사령관에게 징역 5년을 각각 구형한 바 있습니다. 김 전 장관은 내란특검의 구형량보다 높은 형량이 나왔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비상계엄 선포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 북한을 자극할 목적으로 2024년 10월쯤부터 북한 평양에 무인기를 수차례 투입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윤석열, 김용현, 여인형은 오히려 비상계엄 선포 권한을 사용하기 위해 일부러 국가비상사태를 만들려고 했다"며 "이는 대통령에게 부여된 비상계엄 선포 권한의 목적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윤씨가 2023년부터 김 전 장관, 여 전 사령관 등과 비상대권과 비상조치를 거론했고, 김 전 장관이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과 비상계엄 선포 상황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봤습니다. 또 평양 무인기 작전은 북한 오물풍선 대응을 명목으로 실행됐지만, 정작 오물풍선 위협이 약화된 시기에도 지속됐고 합동참모본부에서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강행한 점 등을 판결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재판부는 윤씨와 김 전 장관 등의 작전으로 인해 대한민국이 군사상 피해를 입었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군사력을 국가의 안전보장, 국토방위와는 무관한 사적인 목적에 사용한 것이어서 그 자체로 불필요한 군사력 소모를 초래하고 유사시 즉시 투입되어야 할 우리 군사력의 활용 가능성을 방해했다"며 "이 사건 작전으로 우리 전력 등이 북한에 노출되어 향후 작전 수행이 어려워지고, 북한의 대비태세를 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라고도 비판했습니다.
형법상 일반이적 혐의는 적과의 공모 여부와 관계없이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치거나 적국에 군사상 이익을 준 경우면 성립할 수 있습니다.
재판부는 윤씨 등에 대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도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작전 실행 지시는 비상계엄 상황 조성을 위한 것으로 헌법에서 정한 국군의 사명에 반하여 국군을 동원했다"며 "피고인 윤석열, 김용현은 군인에 대한 직무상 명령권 등을 남용했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군인들을 군사작전이라는 외형을 만들어 사적 목적으로 이용한 것은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이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 등 정당한 목적으로만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는 국민의 기본적인 믿음을 배신한 것"이라고 질타했습니다. 아울러 "군에서의 상관 명령의 적법성 및 정당성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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