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자금 특정분야 집중 우려"…벤처협회, 균형성장 강조
코스닥 세분화·중복상장 규제 신중론
R&D 인력 주52시간 예외…재직자 82% '예외규정 필요'
2026-06-10 16:29:35 2026-06-11 08:29:06
[뉴스토마토 박선영 기자] 벤처기업협회가 상반기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 정부의 벤처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성과를 키우기 위한 제도 보완을 요청했습니다. 정책자금과 투자가 특정 분야에 집중돼 벤처생태계 양극화 우려가 커진 만큼, 다양한 분야의 벤처기업이 고르게 성장하는 '모두의 성장'으로 정책 방향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벤처기업협회는 1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2026 상반기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벤처 4대 강국' 정책과제와 올해 추진과제를 발표했습니다. 이날 간담회에는 송병준 벤처기업협회 회장과 협회 임직원, 기자단이 참석했습니다.
 
송 회장은 인사말에서 "지난해 벤처 30년을 지나 새로운 30년을 맞은 지금 벤처업계가 인공지능(AI) 혁명과 글로벌 산업질서 격변기에 들어섰다"고 진단했습니다. "30년 전 인터넷 혁명을 이끈 벤처기업이 한국을 정보기술(IT) 강국으로 키웠듯, AI 시대에도 벤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송 회장은 지난 1년간의 벤처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연 13조원 수준이던 벤처투자 시장을 40조원으로 키우기 위한 법정기금의 벤처투자 범위 확대와 국민성장펀드 운용, 민관합동 규제합리화추진단을 통한 규제 혁신, 중소벤처기업부가 주도하는 '모두의 창업' 정책을 성과로 들었습니다.
 
다만 송 회장은 "정책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려면 속도감 있는 추진과 정교한 제도 설계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벤처기업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일부 정책에 현장의 우려가 적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양극화가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송 회장은 "최근 정책자금과 민간투자가 특정 섹터와 시장에만 집중되면서 생태계 내 불균형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다양한 벤처기업에 정책 효과가 스며들어 '모두의 성장'으로 이어지길 요청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협회는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습니다. 시장을 세분화하는 세그먼트 분리와 중복상장 규제, 상장폐지 요건 강화가 벤처기업의 자금 조달과 상장 경로를 좁힐 수 있다고 봤습니다. 코스닥 침체를 지난 20여년간 어느 정부도 풀지 못한 과제로 짚으면서, 한계기업 퇴출에는 공감하지만 획일적 기준을 그대로 적용해선 안 되며 중복상장과 퇴출 요건을 세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근로시간 제도 개선도 요구했습니다. 협회는 글로벌 기술 경쟁에 대응하려면 연구개발(R&D) 핵심 인력을 중심으로 주 52시간제 예외를 인정하고 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유연하게 풀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협회가 지난해 8월 벤처기업 재직자 2141명을 조사한 결과 82.4%가 예외규정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70.4%는 주52시간을 넘겨 일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벤처업계 현장의 목소리도 이어졌습니다. 이용균 알스퀘어 대표는 "주 52시간제 탓에 더 일해 경쟁력을 높이고 싶어도 그러지 못해 동기부여가 떨어진다"며, "정당한 보상을 전제로 한 자발적 노동은 오히려 동기를 끌어올린다"고 말했습니다.
 
권성택 티오더 대표는 "시장을 잘게 세분화하면 소외되는 분야가 생긴다"며, "오프라인 데이터를 다루는 소상공인은 디지털 전환을 AI 전환으로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소상공인은 주 52시간제 인력을 대체할 여력도 투자금도 부족한 만큼, 소상공인을 위한 디지털·AI 전환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습니다.
 
또한 협회는 산업 전반의 AI 전환을 지원하는 '인공지능 전환(AX) 브릿지위원회'를 운영하고, 투자업계와 협력을 넓히기 위해 '벤처금융포럼' 활동을 확대합니다. 이주완 메가존클라우드 의장은 AX 브릿지위원회가 AI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을 잇는 가교 역할을 맡는다며 공급 벤처 77개사가 참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협회는 올해 회원사 2만개사와 벤처천억기업 1000개사, 벤처기업 4만개사 돌파를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송 회장은 "벤처기업은 우리 경제의 무게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벤처기업협회는 현장의 목소리를 정교한 정책으로 번역하고 실천하는 현장 중심의 싱크탱크가 되어 우리 벤처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의 주인공이 되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혔습니다.
 
1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2026 상반기 벤처기업협회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사진=뉴스토마토)
 
박선영 기자 sunny6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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