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호 붕어 떼죽음 '산소 부족'…20년 무색 '사각지대'
2007년 8월 첫 비점오염원 관리 '소양호'
농약 아닌 봄철 '산소 부족'…복합 스트레스 결론
하천·호수 전위대 지형 특성, 저층 산소 고갈
어민들 "전면 재조사·직접 보상 요구"
지역어민과 정부 간 장기 진통 예고
2026-06-09 17:51:43 2026-06-09 17:51:43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소양호에서 발생한 붕어 폐사 사건의 원인을 조사해 온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기후변화에 따른 저층 산소 부족 현상을 주원인으로 결론지었습니다. 일각에서 제기된 농약 유출이나 고농도 황화수소 독성은 아니라는 판단입니다. 하지만 지역 어민들은 전면 재조사와 폐사한 어획 물량에 대한 손실 보상을 요구하고 있어 사태 해결을 둘러싼 진통이 예상됩니다.
 
 
김은경 기후에너지환경부 물환경정책관이 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지난 4월 강원도 소양호 상류에서 발생한 붕어류 폐사의 원인 조사와 재발 방지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결론 ‘복합 스트레스’
 
9일 기후부의 조사결과를 보면, 소양호 발생 붕어 폐사 사건은 농약이나 독성 물질에 의한 원인이 아닌 환경적 요인이 겹친 ‘복합 스트레스’로 지목했습니다. 당초 여름철 축산 분변이나 농약 유입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있었으나 지자체와 수자원공사의 사전 조사 결과 독성 물질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기후부는 상류 오염물질 유입이 장기적인 유기물 퇴적의 배경이 될 수 있지만 이번 폐사와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실제 퇴적물을 유발하는 유기물은 미처리된 축산분뇨와 비료, 세제 등에서 검출되는 인(P), 주변 산림에서 내려오는 낙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각에서 제기한 고농도 황화수소 독성설과 관련해서도 극히 희박하다는 판단입니다. 면역력이 약한 치어가 먼저 폐사했어야 하나 발견된 폐사체가 대부분 붕어 성체인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입장입니다.
 
실질적 폐사 원인은 ‘저층 빈산소(산소 부족) 현상’으로 지목했습니다. 폐사가 집중된 지역은 하천과 호수가 만나는 ‘하천·호수 전위대’로 물살이 느려지면서 상류에서 떠내려 온 유기물이 쌓이는 지형적 특성을 지닙니다.
 
여기에 지난 4월 이례적인 고온 현상이 지속된 반면 강수량이 적어 상류에서 유입되는 물의 양이 급격히 줄었다는 설명입니다. 유입 수량이 적다 보니 호수 상하층 물이 나뉘는 성층 현상이 봄철에도 유지되는 등 바닥층의 산소 고갈이 심화된 배경을 꼽습니다.
 
호수 저층에 머물며 먹이 활동을 하는 붕어(떡붕어)의 습성도 한 몫합니다. 산소 부족 수층에 노출된 붕어 성체들이 산란기 스트레스와 호수 내 상존하는 세균 감염 등에 복합적으로 노출되면서 생존 임계점을 넘겼다는 판단입니다.
 
성체는 치어에 비해 몸집이 크고 활동량이 많아 산소 부족에 훨씬 취약하다는 점도 특정 어종의 성체만 대량 폐사한 이유로 봤습니다. 다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기후부의 환경 모니터링 시스템에 대한 사각지대는 지적 요소입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 5월15일 강원도 인제군 소양호 붕어 폐사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기후에너지환경부)
 
관리지역 '사각지대'…어민 보상 '과제'
 
소양호 일대는 지난 2007년 8월 환경부가 최초로 비점오염원 관리지역으로 지정, 엄격하게 관리해 온 곳입니다. 고수위, 고수온, 저강수량 등 위험 징후와 유기물 유입을 정부가 파악하면서도 어민 대상 사전 경보나 준설 등의 선제적 조치가 없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또 국립환경과학원 조사 등 기존 체계에서 수치가 정상으로 나와 징후를 잡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나 소양호 내 퇴적물 측정망은 5개 정점에 불과합니다. 이번 폐사가 발생한 지점의 급격한 유기물(TOC) 농도 상승을 실시간으로 포착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즉, 기존 측정망 체계로는 한계가 있는 겁니다.
 
기존 수질 측정 방식인 ‘3등법(3개 지점 간헐 측정)’도 수시로 변하는 저층 빈산소 현상을 감시하기엔 역부족인 문제가 남습니다. 이에 따라 기후부도 소양호 내에 수질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는 ‘연속 측정 장비’를 즉시 도입하는 등 상시 가동에 돌입합니다. 또 소양호와 유사한 전위대 지형을 가진 전국 대형 호수로 연속 측정망을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합니다.
 
향후 저층 조사를 통해 산소 저하가 포착될 경우 상층의 풍부한 산소를 아래로 보내는 등 물을 강제로 순환시켜 주는 수류순환장치도 취약 지역마다 가동합니다. 유기물 농도가 평소 등급(2등급 수준)보다 유독 높은 특정 오염 우려 지점은 육상 부유물과 수중 퇴적토를 긁어내는 준설 작업도 시행할 방침입니다.
 
지역 어민들과의 보상 갈등 문제는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지역 어민들은 폐사한 어획 물량에 대한 직접적인 손실 보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는 하루빨리 어업을 재개하도록 돕는 간접 지원 체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기후부 발표에 대해서도 단순 스트레스 요인으로 축소 발표한 것을 규탄하는 등 전면 재조사와 피해 어민 보상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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