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선영 기자] 신용보증기금의 지난해 기금 운용 불용액이 9213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금융위원회 소관 기금 가운데 가장 큰 규모입니다. 국회는 일부 대위변제 사업에서 실제 집행액보다 많은 예산이 편성돼 집행 부진과 불용이 발생했다며 대위변제 규모 산정의 정확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8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신보는 2025 회계연도 기금운용계획 현액 11조6229억원 가운데 9조3810억원을 집행했습니다. 집행률은 80.8%였습니다. 불용액은 9213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신보는 2024년에도 기금 운용에서 6945억원을 불용 처리하고 97억원을 다음 연도로 이월했습니다. 지난해 불용액은 전년보다 2268억원 증가했습니다. 금융위 소관 6개 기금의 전체 불용액은 2조2154억원으로, 신보가 차지하는 비중은 41.6%에 달했습니다.
국회는 단순히 불용액 규모보다 실제 집행 수요와 예산 편성 규모 간 차이가 발생한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실제 수요보다 많은 예산이 편성되면 집행률이 낮아지고 기금 운용의 효율성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신보가 22조8668억원을 징수하기로 결정했지만 실제 수납된 금액은 9조3810억원에 그쳤습니다. 수납률은 2024년 49.1%에서 지난해 41.0%로 하락했습니다. 아직 거둬들이지 못한 미수납액은 12조686억원으로 전년보다 늘었고,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해 결손 처리한 금액도 1조4172억원에 달했습니다. 회수해야 할 채권은 늘고 실제 수납 비율은 낮아지면서 회수 관리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또 신보가 기업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 지출은 지난해 3조206억원에 달했습니다. 대위변제 이후 회수해야 할 구상채권 잔액은 2024년 4조3740억원에서 지난해 5조1578억원으로 늘었습니다. 대위변제 이후 회수해야 할 채권이 늘고 있다는 점은 향후 기금 운용 부담 요인으로 꼽힙니다.
국회 정무위원회의 '2026년도 기금운용계획안 예비심사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채권시장안정유동화회사보증 사업은 2024년 대위변제 예산으로 3048억원을 편성했지만 실제 집행액은 582억원에 그쳤습니다. 집행률은 19.1%였습니다.
정무위는 특정 시기의 대규모 부실 사례가 경험 부실률에 반영되면서 실제보다 높은 수준으로 부실 규모를 추정했고, 이로 인해 대위변제 예산이 과도하게 편성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집행 수요보다 많은 예산이 편성되면서 집행 부진과 불용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4회계연도 결산분석'도 같은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예산정책처는 채권시장안정유동화회사보증 계정이 부실 발생액을 실제보다 높게 예측하면서 대위변제 예산을 과다 편성했고, 그 결과 집행 부진과 불용이 발생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보다 높은 부실 규모를 전제로 예산을 편성할 경우 불용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 예산정책처의 지적입니다. 이 같은 지적은 예산 심사 과정에서도 이어졌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의 '2026년도 기금운용계획안 검토보고서'는 위기대응특례보증 대위변제 사업에 대해서도 소요액 조정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결산 분석과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모두 대위변제 규모를 실제보다 높게 추계하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된 것입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은 "보증사고가 예상보다 적게 발생한 것 자체는 다행이지만, 매년 수천억 원대 불용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며 "과대 추계로 인한 불용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예산 편성 단계에서 추계 정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신보 관계자는 "일반 정부 예산과 달리 신보 기금은 보증료 수입과 구상채권 회수금 등을 재원으로 운영된다"며 "대위변제 예산은 향후 발생 가능한 보증사고에 대비해 편성하는 예산으로, 실제 집행액이 계획보다 적었다는 것은 보증사고가 예상보다 적게 발생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신보의 2026년 5월말 기준 대위변제 집행액은 일반보증 9039억원, 유동화회사보증 1163억원, 대환보증 571억원, 위기대응특례보증 49억원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기간 구상권 관리 집행액은 2조6716억원이었습니다.
박선영 기자 sunny6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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