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건전성 부담이 커지면서 제4인터넷은행 도입 논의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회가 토론회를 열며 신규 인터넷은행 출범 필요성을 거듭 제기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추가 인가 논의를 진전시키지 않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기업대출과 소상공인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당국이 신규 인터넷은행 인가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은행들은 여신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연체율과 요주의여신 규모가 늘어나며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말 총여신이 46조9073억원으로 늘었지만 고정이하여신과 요주의여신 규모도 함께 증가했습니다. 케이뱅크 역시 총여신이 18조3787억원까지 확대된 가운데 고정이하여신이 1000억원 안팎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토스뱅크도 요주의여신 증가세가 이어지며 건전성 관리 압박이 커졌습니다.
특히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와 개인사업자, 소상공인 대상 대출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관련 여신의 부실 위험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에 요구해온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정책이 오히려 건전성 관리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제4인터넷은행 설립 논의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분위기입니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금융 경쟁 촉진과 금융소외계층 지원 확대 차원에서 제4인터넷은행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으며 관련 논의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반면 금융당국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기존 인터넷은행들의 부실률이 높아진 상황에서 중저신용자와 소상공인을 핵심 고객층으로 하는 신규 인터넷은행까지 추가로 허용할 경우 감독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당국이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은행권 역시 제4인터넷은행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은 분위기입니다. 최근 금융지주들이 자본 건전성과 주주환원 확대를 핵심 과제로 내세우면서 신규 인터넷은행 투자의 실익을 따지는 분위기가 강해졌기 때문입니다. 과거 제4인터넷은행 인가에 도전했던 일부 사업자들은 재도전을 위해 금융권과 접촉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중은행들은 투자 수익성과 자본 효율성을 우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은 성장보다 건전성 관리와 자본 효율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인터넷은행 추가 투자가 수익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확신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회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제4인터넷은행 논의가 번번이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 배경에는 사업모델의 현실성 문제가 있다"며 "중저신용자와 개인사업자 금융을 확대하라는 정책적 요구와 건전성·수익성 확보를 동시에 충족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자본 확충을 위해서는 시중은행 등 대형 투자자의 참여가 필요한데 투자자 입장에서는 사업성이 불확실한 모델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위는 향후 금융시장 경쟁 상황과 금융소외계층 자금 공급 현황, 사업자의 은행업 적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규 인가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기존 인터넷은행들의 성장 둔화와 건전성 부담, 금융권의 낮은 투자 유인 등이 맞물리면서 제4인터넷은행 논의가 당분간 동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 지식재산센터 내 위치한 토스 뱅크 사무실 모습. (사진=뉴시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터넷은행이 출범 당시 내세운 중금리 대출 확대와 혁신적 신용평가 등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지만 국내 은행권이 과점 구조인 만큼 인터넷은행은 경쟁을 촉진하고 금융소비자 편익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제4인터넷은행은 건전성뿐 아니라 금융산업 경쟁 확대와 소비자 혜택 측면을 함께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지난해 예비인가를 신청했던 소소뱅크, 소호은행, 포도뱅크, AMZ뱅크 등 4개 사업자는 모두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당시 금융당국은 자본금 및 자금조달 능력, 사업 지속가능성, 대주주 구성 등이 미흡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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