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단순한 사업 통합이나 물리적 공동연구를 넘어 새로운 연구 분야를 도전적으로 개척하고 융합하는 방식으로 사업의 대형화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인공지능(AI)과 해양과학기술의 융합은 글로벌 해양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전략적 기회입니다. 내년 착공 예정인 ‘해양과학AI연구센터’는 지역(부산) 현안 해결에도 핵심 인프라가 될 전망입니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27일 취임 2주년을 맞아 미래 해양과학 패러다임을 선도하기 위한 대형 신사업과 인프라 투자 계획을 이 같이 밝혔습니다. 최근 연구과제중심제도(PBS) 폐지라는 큰 변화를 맞이했던 KIOST는 단기·소액 과제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난 국가적 임무 중심의 장기 대형 프로젝트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포부입니다.
이희승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원장은 27일 취임 2주년을 맞아 미래 해양과학 패러다임을 선도하기 위한 대형 신사업과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밝혔다. (사진=KIOST)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자체 역량을 결집한 대형 전략연구사업의 추진입니다. KIOST는 올해부터 총 608억원 규모의 전략연구사업 2건을 본격적으로 수행합니다. 구체적으로는 해양 바이오 분야의 ‘해양생물 기반 줄기세포 조절 소재 국산화 및 산업화 생태계 구축(총사업비 300억 원)’과 해양 공학 분야의 ‘해양 마이크로 도플러 기술 기반 AI 수중 감시 시스템 개발(총사업비 308억 원)’이 담겨있습니다.
KIOST는 이를 통해 해외 의존도가 높았던 줄기세포 조절 소재 시장에서 기술 자립을 이룬다는 구상입니다. 또 마이크로 도플러 기술을 적용한 한국형 수중 감시 시스템을 완성하는 등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글로벌 수출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미래 해양 연구를 뒷받침할 첨단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냅니다. KIOST는 오는 2029년까지 자체 재원 208억원을 투입해 부산 본원 부지 내 ‘해양과학AI연구센터’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이 센터는 연구선과 위성, 해양과학기지 등에서 축적한 방대한 해양 데이터를 인공지능(AI) 기술과 융합하는 국가전략 인프라입니다.
앞으로 해양재난 대응, 기후예측,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 등 국가적인 현안을 해결하는 핵심 허브 역할을 맡게 됩니다. 대한민국 대양 탐사의 역사를 써온 ‘온누리호’의 세대교체도 눈에 띕니다.
지난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통과한 온누리호 대체선 건조 사업은 총사업비 1917억원을 투입해 3500톤급 차세대 연구선으로 기본설계를 진행 중입니다. 국제 환경규제에 발맞춘 디젤·전기 하이브리드 추진 시스템도 도입해 오는 2030년 완공 후 연안과 대양을 아우르는 다목적 탐사에 나설 예정입니다.
이희승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원장은 27일 취임 2주년을 맞아 미래 해양과학 패러다임을 선도하기 위한 대형 신사업과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밝혔다. (사진=KIOST)
포부가 큰 만큼, 고민도 적진 않습니다. 중동 중세로 인해 고유가 타격이 KIOST 연구선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중동 사태로 인한 기관 운영의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이 원장은 “기관 운영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해양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긴급한 현안에 대응하면서도 연구의 흐름을 안정적으로 이어가야 하는 만큼 부담이 크다”고 언급했습니다.
KIOST는 이사부호를 포함해 연구선 6척을 운영하는 기관으로 유류비가 연구선 운영 예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운항일정 조정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지만 고유가 여건이 이어질 경우 운항 일수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이 원장은 “해양과학은 바다 위에서 이루어지는 현장 연구의 특성이 강하다”며 “연구선이 출항하지 못하면 데이터 축적이 멈추고 이는 해양관측과 자원탐사 등 현장 연구의 공백으로 직결된다. 안정적인 유류비 확보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도 최전선인 기후위기 대응 기관의 역할은 한층 강화하겠다는 전략입니다. KIOST는 현재 가동 중인 연구선들과 올해 2월 완공된 왕돌초 해양과학기지를 포함한 4대 기지, 전 세계 6곳의 해외 연구거점을 활용해 실시간 해양기후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 데이터들을 단순히 수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수면 상승 예측, 해양 탄소흡수원 평가 등 국가 정책 결정의 과학적 근거로 적극 전환해 ‘관측에서 예측, 예측에서 정책’으로 이어지는 해양과학의 역할을 확립할 방침입니다.
그는 “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국가와 국민의 생존에 직결되는 현실의 문제”라며 “해양기후 데이터의 축적과 분석을 더욱 강화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과학적 기반을 흔들림 없이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부산 이전 10주년을 맞아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핵심 거점 인프라 확대에도 주력합니다. ‘해양과학AI연구센터’가 대표적입니다.
이희승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원장은 27일 취임 2주년을 맞아 미래 해양과학 패러다임을 선도하기 위한 대형 신사업과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밝혔다. (사진=KIOST)
이희승 원장은 “해양 AI 시대를 향한 준비에도 앞장서고 있다. 2029년까지 자체 재원을 투입해 부산 본원 부지 내에 '해양과학AI연구센터'를 구축한다”며 “해양재난 대응, 기후예측,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 등 해양 분야 국가 현안 해결에 중추적 역할을 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인도양 국제기구 통합 회의와 국제해저기구(ISA) 워크숍 등 굵직한 국제 행사들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는 부산을 글로벌 해양과학 논의의 중심 무대로 격상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대목입니다.
이 원장은 “부산의 해양과학기술 생태계 조성에도 역량을 보태고 있다. 해양 분야 싱크탱크로서 해양신산업 전략 수립을 뒷받침하며 도시의 해양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과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해양신산업 발굴을 지원하고 부산 주력산업의 고도화에 힘을 보탤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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