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폭풍우에도 '슈퍼 흑자' 전망…양극화는 '여전'
1%대 비관론 딛고 2.5% 성장 전망
무역흑자 2190억 달러 역대 최대 관측
반도체·ICT가 주력 수출 53.8% 독식
자동차·기계 등 전통 제조군은 하강 국면
구윤철 부총리 "잠재성장률 반등 달성"
2026-05-26 17:37:13 2026-05-26 18:19:57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고유가 압박 속에서도 올해 국내 경제가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동 전쟁 등에 따른 에너지 수급 불안정과 비용 상승의 하방 압력은 여전하나 확장적 재정 기조와 반도체 경기 호조가 이를 상쇄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뜯어보면 ‘반도체·정보통신기술(ICT) 독주’에 기댄 측면이 큽니다. 공급망 불안과 원가 상승에 따른 제품 단가 인상 효과가 한몫하고 있습니다. 반면, 주요 내구재 산업 둔화 등 ‘업종별 양극화’는 더욱 심화할 전망입니다.
 
지난 11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성장률 2.5%…무역수지 역대급 전망
 
26일 산업연구원(KIET)의 분석을 보면, 올해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간 2.5%로 전망됩니다. 연초 국내 성장률은 1%대 저성장 우려가 컸습니다. 지난 3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중간 경제전망을 통해 한국의 성장률을 1.7%로 낮춘 것이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최근 주요 기관들은 반등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기존 1.9%에서 2.5%로, 글로벌 투자은행(IB) 8개사 평균은 2.1%에서 2.6%로 눈높이를 올렸다. 이번주 발표를 앞둔 한국은행의 수정 경제전망 역시 이와 유사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홍성욱 산업연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주요 거시경제지표 전망을 통해 올 상반기 2.9%의 성장세에 이어 하반기에도 2.1%의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 주역은 단연 수출이 꼽힙니다. 통관 기준 연간 수출액은 전년 대비 30.3% 급증한 9244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는 반면, 원자재 가격 변동성 속에서도 수입액은 11.6% 증가한 7054억달러 선에 머물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연간 무역수지는 사상 최대 규모인 2190억달러(약 300조원 이상)의 역대급 ‘슈퍼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동안 극심한 부진을 겪던 내수와 투자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전망입니다. 민간소비는 실질소득 증가와 고용 여건 개선에 힘입어 연간 2.2%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설비투자는 연간 2.9% 성장세가 예상되며, 장기 침체에 빠져있던 건설투자도 0.9% 증가로 돌아설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는 정부가 사회기반시설(SOC) 예산을 전년 대비 7.9% 늘어난 27조5000억 원 규모로 확대한 효과이며, 건설투자가 플러스로 전환하는 것은 2020년 이후 처음입니다.
 
26일 산업연구원(KIET)의 분석을 보면, 올해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간 2.5%로 전망된다. (출처=산업연구원)
 
반도체·ICT 의존…'수출 비중 과반'
 
하지만 13대 주력산업의 세부 지표를 보면 경제 성장의 온기는 극명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수출 전선이 반도체와 ICT에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특수와 단가 상승을 등에 업은 반도체산업은 상반기 154.2%(추정치)에 이어 하반기에도 101.9%의 폭발적인 수출 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연간 누적 증가율은 123.0%에 달하며, 이 추세라면 13대 주력산업 전체 수출 중 반도체 비중만 약 45.7%에 육박하게 됩니다.
 
여기에 기업용 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확대로 93.2% 급증한 정보통신기기(수출 비중 8.1%)까지 더하면 두 업종의 수출 비중은 과반인 53.8%에 도달하게 됩니다. AI 메가 트렌드가 한국 경제를 견인하는 핵심 기둥인 동시에 수출 쏠림구조로 굳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에 반해 전통 제조·기계산업군은 대외 수요 둔화와 관세 장벽의 직격탄을 맞아 하강 및 조정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그간 버팀목 역할을 했던 자동차는 하반기 글로벌 소비 둔화와 단가 하락 압박으로 하반기 수출이 0.6% 감소할 전망입니다. 연간 기준으로도 전년 대비 1.7% 감소한 915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일반기계 역시 미국 등 주요국 중심의 투자 위축 여파로 연간 1.0% 감소가 예상됩니다. 조선산업은 앞서 수주한 고선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인도가 본격화되면서 연간 기준으로는 4.4% 증가(332억 달러)를 방어하겠지만, 하반기 자체로는 인도 물량 일시 조정에 따라 전년 동기보다 3.6% 감소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정유·철강·석유화학 등 소재 산업군(연간 3.7% 증가)의 양상은 더욱 복잡합니다. 공급망 불안에 따른 제품 단가 인상 효과로 하반기 수출이 소폭(0.6%) 반등할 것으로 보이지만 공급 불안정성은 상존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서울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초 사옥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내달 말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정부는 중동 전쟁 영향 최소화와 K-공급망·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등 중동 전쟁 이후 상황을 내다보는 성장전략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AI 글로벌 3강을 위한 정책 지원 외에도 양극화 폐해 극복 등 국가 경제 구성원 모두 성장할 수 있는 구조 개혁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세부 과제로는 적극 재정 등 거시 정책 조합, 소비·투자·수출 부문별 활성화, 중동 인프라 시장 진출, 반도체 혁신 벨트 구축 및 반도체 혁신 생태계 조성, 지역별 세제지원 차등화, AI·기술 중심 직업훈련, 기초연금 개선, 국민연금 사각지대 완화 등을 꼽고 있습니다.
 
더욱이 신성장동력 육성, 지방 주도 성장 강화 등 잠재성장률 반등 방향을 제시한 상태입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추진 방향을 통해 초혁신경제 이행과 구조개혁으로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키면 경제가 대도약 하나 구조개혁이 미흡할 경우 성장 경로가 정체될 것이라는 상반된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재경부는 관계 부처와의 협의 등을 거쳐 내달 말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최종 보고할 계획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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