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준법투쟁' 노조 간부들 징계…법원 "부당 지배·개입"
법원 "준법투쟁, 고의적 열차 지연 아냐"
부당징계 넘어 부당노동행위까지 인정
2026-05-11 16:26:04 2026-05-11 16:45:14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서울교통공사가 준법투쟁을 벌인 노조 간부들을 징계한 건 부당노동행위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법원은 준법투쟁이 정당한 쟁의행위로, 고의적인 열차 지연으로 볼 수 없다고 재확인했습니다.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에서 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강재원)는 지난 7일 공사가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징계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판정 취소 사건에서 공사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공사는 2023년 11월 준법투쟁 당시 열차를 지연시켰다는 이유로 이듬해 3~4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 간부 6명에게 견책·주의·경고 처분을 내렸습니다. 준법투쟁이란 안전 관련 규정을 철저히 준수함으로써 열차의 운행 속도를 평시보다 늦추는 방식의 쟁의행위입니다. 
 
노조는 부당 징계이자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라며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습니다. 서울지방노동위는 부당 징계이자 불이익 취급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했으나,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는 아니라고 봤습니다. 그러나 중노위는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까지 인정했습니다. 단순히 노조원에게 불이익을 준 것을 넘어, 노조의 쟁의행위에 개입해 결사의 권리를 방해했다는 겁니다. 공사는 중노위 판단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 역시 중노위 판단이 옳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먼저 노조의 준법투쟁이 정당한 쟁의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노조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쟁의행위 권한을 획득한 점을 짚으며 “적법한 쟁의행위의 본질은 업무의 정상적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를 통해 사용자에게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는데 있다. 준법투쟁으로 열차 운행이 다소 지연되는 건 불가피하다”고 했습니다.
 
이 때문에 재판부는 공사가 준법투쟁을 이유로 징계하는 건 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준법투쟁은 기관사 및 차장의 지위에 있는 조합원들에게 열차 운행 및 승하차 승객의 안전 확보 등 관련 규정을 성실하게 준수하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열차의 도착 시간이 다소 지연된다고 해도 회복 운전이나 정차 시간 단축의 업무 방법을 택하지 않는 것”이라며 “그 자체로 공사 내부 규정을 위반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공사의 징계가 부당함을 넘어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재판부는 공사의 인사 처분이 “쟁의행위에 참여한 것을 이유로 불이익을 가하려는 의사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공사가 열차 지연과 관련해 다수 노동자로부터 경위서를 받은 다음, 준법 투쟁에 참여한 노조 간부들에게만 징계한 점이 판단 근거로 적시됐습니다. 
 
재판부는 아울러 공사가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경위서 징구에 기초한 이 사건 인사 처분은 공사가 노조의 쟁위행위에 주도적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개입하려는 의사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안전 운행을 위해 열차 지연의 이유를 파악하려는 목적보다는 이 사건 준법투쟁에 참가한 조합원을 압박해 준법투쟁 참가율을 저하시키는 등 조합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한 목적이 더 강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노조를 대리한 박남선 공공운수노조 법율원 변호사는 “준법투쟁의 결과로 열차 지연은 당연한 것이고, 이를 이유로 징계할 수 없다는 점을 법원이 재확인했다”며 “준법투쟁에 참여한 노조 간부들만 징계했단 점에서 부당노동행위 의도가 드러났다고 법원이 강조한 것이 판결 의의”라고 설명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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