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공시 의무화 '째깍째깍'…2금융 '스코프3' 영향권
2026-05-11 12:07:01 2026-05-11 14:18:00
[뉴스토마토 배희 기자] 정부가 오는 2028년까지 국내 상장사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로드맵을 추진하면서 2금융권 경영 체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ESG 경영이 투자 부문과 평판, 공급망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단순히 도적적 선언에 수준에 참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탄소 간접배출' 공시 의무 강화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ESG 공시 의무화 로드맵 시행이 다가오면서 2금융권 안에서 의무 공시 대상에 포함되는 회사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금융사들은  직접적인 탄소 배출량보다 투자 및 금융 배출량에서 가치사슬 전반의 배출(스코프3)에 해당하는 공시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ESG 공시제도 로드맵 초안에 따르면 오는 2028년부터 연결자산총액 3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ESG 공시가 단계적으로 의무화됩니다. △삼성생명(032830)삼성화재(000810)한화생명(088350) △현대해상(001450)DB손해보험(005830) 등 보험사들이 ESG 공시 의무화 대상에 포함됩니다.
 
현대 상당수 상위 보험사들이 ESG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ESG 보고서는 노동, 환경, 인권 등 경영 전반을 아울러 기업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보고서인데요. 국내에선 현재 ESG 공시가 의무가 아니지만,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투명한 공시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공시를 강화하고 의무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차원에서도 ESG 공시 의무는 강화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유럽연합(EU)를 비롯해 일본, 싱가포르, 인도, 호주 등에서 ESG 공시 의무화가 속속 추진되고 있습니다. ESG 공시가 미흡할 경우 단순 과태료 등 금전적 부담뿐만 아니라 ESG 평가 하락, 투자와 공급망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 관리가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보험사의 경우 금융사 특성상 직접적인 탄소 배출보다 가치사슬 전반의 배출에 해당하는 스코프3 영향권 아래 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 범위를 측정하는 기준으로 '스코프1'은 직접 배출, '스코프2'는 에너지 소비 등 간접 배출, '스코프3'은 가치사슬 전반의 기타 간접 배출을 의미합니다. 금융사는 직접 배출하는 온실가스보다 스코프3의 대출·투자 등 금융 활동에서의 배출량이 중심이 되는데요. 금융기관이 투자하거나 대출한 자산과 연계된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합니다.
 
이와 관련 금융위는 신용정보원을 통해 기후금융 정보 인프라를 고도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개별 금융회사가 기후금융 관련 데이터 확보에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기후금융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서입니다. 기후금융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통합해 제공하는 기후금융 웹포털과 금융회사 포트폴리오의 탄소 성과를 관리하는 금융 배출량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금융배출량 플랫폼은 글로벌 표준 기반인 탄소회계금융연합체(PCAF)의 통일된 산출식을 적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24년 10월 기준 PCAF에 가입한 금융사는 22개사로, △캐피탈 1개사 △저축은행 1개사 △보험회사 3개사 △금융지주 8개사입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공시 기준이 뚜렷하게 나오지 않았지만 금융 배출량이라고 한다면 보통 투자 또는 대출을 어디에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이런 부문은 은행이 규모가 커서 은행권에 선제적으로 하고 후속으로 보험사가 따라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통계 정보·인프라 구축 과제
 
국내 ESG 공시제도 로드맵은 지난해 도입 예정이었지만 수차례 연기되면서 올해 2월에서야 초안이 발표됐습니다. 발표된 초안에 따르면 본격적인 시행은 2028년부터이며 스코프3의 경우 유예기간 3년을 둬 2031년부터 공시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탄소 배출량과 관련한 통계 시스템이나 인프라 구축과 관련해 우려스러운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개별 금회사 입장에서 투자하는 모든 회사에 대한 배출량을 계산해 집계하기 어려워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중요한데요. 로드맵 시행 확정안이나 구체적인 준비 과정이 공개되지 않아 인프라 구축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입니다.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용정보원에서 각 회사들의 탄소 배출량 데이터를 측정하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게 잘 구축돼야 모든 개별 금융회사의 배출량 공시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소기업이 다수 빠지게 되면 결국 공시 정보가 정확하지 않게 돼 공시 의무가 있는 대기업이 이끌어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정부가 결국 인센티브를 줘서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탄소 배출량을 측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중소기업이 자연스럽게 ESG에 참여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금융위원회가 ESG 공시 의무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미지=챗GPT)
 
배희 기자 SheisH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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