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인천 강화군 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의 폐쇄 후 장애인 이주를 놓고 인천시와 시민단체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임시 거처를 자립 체험 중심으로 할지 시설 수용으로 할지가 쟁점입니다.
24일 인천시와 색동원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등에 따르면, 현재 여성 입소자들은 전국 보호시설로 분리 조치된 상황이지만 남성 입소자들은 아직 색동원에 남아있습니다. 색동원 폐쇄가 결정됨에 따라 남아있는 입소자들에 대한 분리 조치와 거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다만 지원주택을 새로 마련해야 하는 등 입소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라 중간 단계의 거처가 필요합니다. 현재 남성 15명 가운데 인천시는 자립생활주택 2곳, 단기 체험주택 2곳 등 총 4곳과 학대피해 쉼터 4곳을 활용해 약 8명 규모의 임시 거처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해당 공간에서는 주거 이전 전까지 일상생활 훈련과 자립 체험을 병행하도록 한다는 구상입니다.
공대위는 장애인들이 시설 밖 생활을 경험한 적 없는 만큼, 임시 거처를 '자립 체험'이 가능한 곳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입소자 전원이 임시 기간 동안 자립 생활 주택으로 가기에는 여건이 마땅치 않아 인천시는 입소자 중 일부가 시설로 가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공대위 측은 이들이 다시 시설로 돌아가는 시설 뺑뺑이 상황을 우려하며 임시 거처 기간에라도 자립생활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인천시엔 남아있는 자립 생활 체험 주택이 8곳 밖에 없습니다. 나머지 7명은 마땅한 거처가 없어 추가 대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인천시는 이들에 대해 불가피하게 거주시설 입소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대위는 특히 임시 거처를 다시 시설로 정할 경우 자립 경험이 차단돼 이후 자립 의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자립 의지는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시설이 아닌 자립 체험이 가능한 주거 형태를 제공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서울·경기 등 타 지역의 자립생활주택까지 활용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인천시에서는 서울과 경기도에 협조를 요청해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파악했습니다. 문제는 해당 시설의 운영비와 지원비가 국비가 아닌 시비로 운영된다는 점입니다. 자립생활주택에서 자립생활을 시작하면서 받게 되는 약 1000만원 가량의 자립생활지원금을 비롯해 자립생활주택 거주에 필요한 운영비 등은 해당 지자체에서 지원하고 있는데요. 사실상 행정 칸막이 때문에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입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건비와 운영비가 국비가 아닌 도비나 시비로 충당되다 보니, 타 시도 주민에게 해당 지자체의 재원을 사용하는 데에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중앙정부의 역할 부재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지자체 간 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14일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 앞에서 열린 인천시청 색동원 피해자 자립지원 계획 수립 촉구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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