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석 기자]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무단 외출 혐의로 실형과 함께 '치료감호'를 명령받았음에도, 전문 치료 시설이 아닌 일반 교도소에 수용 중인 걸로 확인되었습니다. 전문 치료 기관인 국립법무병원이 이미 수용 한계를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법원이 "전문적 치료 없이는 재범 위험이 크다"라고 경고한 만큼, 부실한 관리 체계가 또 다른 사회적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 2024년 3월 야간외출제한 명령을 어기고 집을 나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두순이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열린 첫 공판을 마치고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법무부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1월28일 수원지법 안산지원으로부터 전자장치부착법 위반 등 혐의로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현재 안양교도소에 수감 중입니다. 당시 재판부는 조씨에게 징역형 선고와 함께 치료감호를 명령했습니다. "신경인지장애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 치료감호 시설에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며,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재범의 우려가 있다"고 했습니다.
법원이 치료감호를 명하면, 피고인은 치료감호 등에 관한 법률 제16조(치료감호의 내용)에 따라 형기 동안 치료감호 시설에 수용돼 치료 조치를 받아야 합니다. 국내의 치료감호 시설은 충남 공주에 있는 국립법무병원입니다. 그런데 현재 조씨는 국립법무병원이 아닌 경기도 안양시 안양교도소에 수감됐습니다. 조씨는 안양교도소에서 지내다가 치료가 필요할 땐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국립법무병원으로 옮겨져 진료받는 겁니다.
법무부에 따르면 국립법무병원의 정원은 900명입니다. 수용된 인원은 이날 기준 841명이어서 단순 수용 인원으로만 따지면 자리가 남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국립법무병원의 의료진 등 인프라를 고려하면 현재 이곳은 재소자를 받을 수 없는 포화 상태입니다. 국립법무병원에는 치료감호 명령을 받은 경우 외에도 일반 교도소에 수감된 정신질환 재소자도 입원해 치료를 받습니다. 여분의 병상을 남겨둬야 합니다. 치료감호 명령을 받은 다른 재소자가 언제, 얼마나 들어올지 미리 알 수도 없습니다.
법무부 관계자는 "국립법무병원은 포화 상태다. 현재 인프라로는 치료감호 명령을 받은 재소자 전원을 관리하기 어렵다"면서 "어느 정도 치료가 되면 일반 교도소로 보내기도 하는데, 사실상 완치 수준으로 치료된 것이 아니어서 교도소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고 했습니다. "교도소에 수감된 재소자는 치료가 필요할 경우 국립법무병원으로 통원해 치료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일반 교도소에 수감 중이어도 전문 치료가 필요한 상태이면 국립법무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사회에 있는 정신의학과와 같은 치료 효과를 내긴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020년 12월 아동 성폭행 혐의로 징역 12년을 교도소에서 복역한 조두순이 출소 후 경기도 안산시 소재 자신의 거주지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가장 큰 문제는 의료진 수입니다. 이들을 치료하는 의료진 수는 약 9명에 불과합니다. 국립법무병원 의사 정원이 20명임에도 의료 인력이 충당되지 않아 의료진 한 명당 90명이 넘는 정신질환 재소자를 관리해야 합니다. 정신건강의학 의료진은 1인당 입원 환자 60명을 담당하도록 규정된 현행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기준보다 훨씬 높은 환자를 담당하는 셈입니다.
일각에서는 국립법무병원 인프라 확대 및 치료감호 시설 확충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2025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국내 정신질환 재소자는 2022년 5622명에서 2023년 6094명, 2024년 6274명으로 증가 중이기 때문입니다. 일반 교도소 등 교정시설에서는 정신질환 재소자를 관리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전무해 치료 자체가 불가능하며, 관련 역량이 없는 교도관들이 각종 돌발 상황 등에 대비하는 등 관리만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신의학과 교수는 "의료진 1인당 담당하는 환자가 90명이라면, 환자 한 명을 관리하는데 하루에 단 10분도 사용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정신질환자가 무조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은 출소 후 재범할 확률이 일반 재소자보다 높다. 형기 중 정신질환 치료가 필수적인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립법무병원은 단순이 재소자를 수용하는 공간이 아닌 전문적인 치료로 재범 가능성을 차단하는 곳"이라며 "국립법무병원의 인력 및 인프라 부족 실태로는 치료감호 명령을 받은 재소자를 치료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치료감호 시설과 인프라, 인력 확충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진석 기자 ptba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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