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여행업계 잔혹사)②성수기 앞두고 덮친 '할증료 폭탄'
패키지 상품가 절반이 항공료…유류비 급등에 수익성 부담
유류할증료 인상에 선매입 좌석으로 성수기 대응
2026-04-22 06:00:00 2026-04-22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4월 20일 11:3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끝난 뒤 여행 수요는 급격히 늘어났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억눌렸던 수요가 한꺼번에 폭발하면서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티몬·위메프의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를 거치며 여행사 간 브랜드 경쟁력이 극명하게 갈린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국의 이란 공격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며 업황 불확실성은 다시 커지고 있다. 유류비와 각종 물가 상승에 따른 글로벌 소비심리 위축이 여행 수요를 짓누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IB토마토>는 패키지여행 수요 감소라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 여행업계의 현황과 대응 방안을 짚어봤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여행업계에 다시 긴장감이 돌고 있다. 유류할증료 인상은 항공권은 물론 패키지 상품권 인상까지 동반해 소비자의 가격 부담을 키울 수 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 장기화로 국제유가 불안이 이어지는 데다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 우려까지 겹치면서 여름 성수기를 앞둔 여행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포국제공항 활주로에 항공기가 운항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역대급 유류할증료…소비자, 여행일정 미뤄
 
20일 업계에 따르면 5월 발권 국제선 항공권에 부과되는 유류할증료는 최고 단계인 33단계가 적용된다. 전쟁 발발 이전에 책정한 지난 3월 유류할증료 단계가 6단계였는데, 불과 두 달 만에 최고 단계로 급등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후쿠오카, 칭다오행 한국 출발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이달 4만3900원에서 다음달 8만5400원으로 94.53% 올릴 예정이다. 경쟁사인 대한항공의 같은 노선 할증료가 4만2000원에서 7만5000원으로 78.57% 인상되는 것과 비교하면 1만원 이상 더 오르는 셈이다. 
 
뉴욕, 보스턴, 시카고행 노선은 대한항공이 다음달  56만4000원으로 올리면서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47만6200원) 보다도 약 8만7800원이 더 높게 책정됐다. 인상률은 각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각가 86.14%, 89.04%다.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여행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4월부터 유류할증료 인상이 본격화된 가운데 5월에는 일부 노선의 할증료가 크게 증가했다. 이로 인한 가격 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일부 고객을 중심으로 예약 취소나 일정 조정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패키지 상품도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패키지 상품은 발권일 기준으로 유류할증료가 달라지고, 변동분이 상품가에 순차적으로 반영된다. 일부 여행사들은 이미 사전 확보된 좌석인 '하드블록(hard-block)'으로 가격을 방어하거나, 프로모션 상품 가격의 일부는 내부적으로 흡수하거나 반영 시점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패키지 여행 상품에서 항공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일반적으로 전체 상품가의 절반 수준에 이를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중동 지역 리스크로 인한 유가 상승과 항로 우회 등의 영향으로 항공 원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일부 상품에서는 목표 마진율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외에도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물가 인상 등 여파로 숙박비용과 식비 등의 인상도 패키지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드블록으로 가격 방어…노선별 대응 분주
 
여행업계는 통상 7∼8월 여름휴가 시즌을 앞두고 4∼5월에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벌이기 시작하지만, 유류할증료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인상 영향이 없는 노선 상품들을 묶어 기획전을 벌이는 방식으로 여행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주요 여행지는 유럽, 미주, 호주, 동남아, 중국 등이다. 
 
여행사는 항공사 좌석을 미리 대량 확보하는 하드블록을 통해 좌석을 사들일 때 인상된 유류할증료를 포함해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사들이는데 이 때문에 선계약한 좌석의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되지 않는다. 노선마다 다르지만 계약기간은 최소 3개월에서 최대 10개월 정도로 알려져 있어 계약조건에 따라 패키지 상품의 가격 경쟁력도 상이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장거리·고가 상품은 그나마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북유럽이나 남미처럼 상품가 자체가 높은 지역은 유류할증료 인상분이 전체 여행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수요 위축 폭이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어서다. 남미처럼 수천만원대 상품이 형성된 지역은 소비층 특성상 추가 비용에 대한 저항이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해 주요 여행사별 항공권 판매 수수료 수익은 하나투어 47억원, 모두투어 81억원, 노랑풍선 108억원, 참좋은여행 97억원으로 나타났다. 수수료 비중은 각각 0.8%, 3.8%, 9.0%, 10.5%다. 수수료 수익은 낮은 수준이지만 항공권판매 수익은 각 여행사별로 20% 중후반 정도의 매출 기여도를 유지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최근 중동 지역 리스크로 인한 유가 상승과 항로 우회 등의 영향으로 항공 원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일부 상품에서는 목표 마진율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항공권 발권은 거래 규모는 크지만 수수료율 자체는 낮아 영업이익 기여도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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