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남북 평화와 통일의 염원을 품고 달리는 제4회 평화마라톤이 경기도 파주시에서 진행됐습니다.
19일 오전 '2026 DMZ 평화마라톤' 시작 전 참가자들이 부스에 모여 대회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와 뉴스토마토 K-평화연구원, 파주시는 19일 오전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남과 북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여는 2026 DMZ 평화마라톤'을 개최했습니다. 국방부와 토마토아이재단, 오케이좋아 연예인 봉사단도 후원으로 참여, 대회에 힘을 보탰습니다.
2023년 첫발을 뗀 DMZ 평화마라톤은 민간인 출입통제구역(민통선) 북쪽을 달리는 특별한 스포츠 행사입니다. 남과 북 아이들에게 평화롭고 행복한 미래를 선물하자는 취지로 기획됐습니다. 이번 대회에선 5000명의 러너들이 모여 하프(21.0975㎞), 10㎞, 5㎞ 코스를 달렸습니다.
특히 하프 코스는 지난해보다 북에 더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출발해 마정교차로를 지나 민통선을 가로지르는 통일대교를 거쳐 군내삼거리와 남북출입사무소까지 달릴 수 있었습니다.
2026 DMZ 평화마라톤 하프 코스 구간. (이미지=뉴스토마토)
남북출입사무소는 남북 관계가 원활하던 2003년 설치돼 개성공단과의 교역을 위한 관문 역할을 하던 곳입니다. 지금도 기능은 유지되고 있지만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출입 승인과 검사 같은 기존 업무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주최 측은 이번 대회 의의를 '평화를 위한 바늘구멍 찾기'에 두고 있습니다. 김창현 K-평화연구원장은 "이번 대회는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DMZ)를 달리는 행사"라며 "평화의 한반도, 하나가 되는 한민족을 염원하며 뛰어달라"고 말했습니다.
가족·연인과 함께…러너들의 축제 'DMZ 평화마라톤'
이날 대회가 진행된 평화누리공원에는 오전 8시 이전부터 참가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8시가 지나자 주차장 입구부터 정체가 시작됐고, 9시쯤 공원 전체가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20~30대 위주로 구성된 러닝크루, 20대부터 70대까지 활동하는 지역 마라톤 동호회, 초등학생 자녀와 부모가 모두 참가한 가족, 한강변을 달리다 인연이 된 연인 참가자, 군인과 소방관 등 참가자 구성도 다양했습니다.
파주사랑 마라톤 동호회 주기탁(58) 부회장은 "DMZ 평화마라톤에 매년 참가하고 있다"며 "올해도 동호회에서 30여명이 참가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오늘 코스는 달리기가 좋아 평소 훈련 코스로 자주 찾는 곳"이라며 "파주와 임진각 부근에서 더 많은 마라톤 대회가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인근 군부대의 러닝 동아리 소속 장병들도 참가했습니다. 지난해엔 22명이 뛰었지만, 올해는 120명으로 참여 인원을 대폭 늘어나 눈길을 끌었습니다.
개회식에서 정광섭 <뉴스토마토> 대표는 "남북 아이들의 평화로운 미래를 여는 마라톤 대회를 시작한다"고 힘차게 선언했습니다. 치어리더들과 함께 몸을 푼 참가자들은 신호탄 소리와 함께 북쪽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평화의 염원 북녘까지 닿기를…"내년에는 개성까지"
19일 '2026 DMZ 평화마라톤' 참가자들이 결승점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가족과 함께, 가족의 응원을 받으며 출발한 참가자들은 하프 코스, 10㎞, 5㎞를 저마다의 페이스로 달렸습니다. 하프 코스는 평화누리공원을 시작으로 마정교차로~자유IC~통일대교~군내삼거리~남북출입국사무소(1차 반환점)~마정교차로~운천역~평화누리공원을 돌아오는 코스입니다.
10㎞는 평화누리공원~마정교차로~자유IC~통일대교~통일촌사거리를, 5㎞는 평화누리공원~마정교차로~자유 나들목(IC)을 돌아오는 코스입니다.
주최 측은 이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구급차 7대를 남북출입사무소 등 주요 지점에 배치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왕복 4차선 도로의 중앙 2개 차선을 이용해 달렸습니다. 현장에는 교통경찰과 진행 요원들이 배치돼 차량을 통제하며 참가자들을 안전하게 보호했습니다.
결승점을 통과하는 참가자들의 모습도 다양했습니다. 결승점의 카메라를 보고 애써 일그러진 표정을 감춘 10㎞ 참가자, 5명이 손을 잡고 만세를 부른 가족, 서로 얼굴을 바라보는 연인, 5㎞ 참가자를 따라잡으면서도 힘든 기색조차 없는 10㎞ 참가자 등 모든 참가자들이 목표를 이뤄 뿌듯한 표정이었습니다.
이날 10㎞ 코스를 50분대에 통과한 60대 참가자는 "민통선에서 다양한 민간 행사가 열려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우리의 마음이 북에 닿길 바란다"며 "내년엔 개성공단까지 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부모와 함께 5㎞ 코스에 참가한 김모(11)군은 "전쟁은 참 나쁘다. 요새 석윳값이 많이 올라 부모님이 힘들어 하시는데 전쟁 때문이라고 들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더 이상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평화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경기 파주=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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