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서울, 경기, 인천은 생활권을 공유하는 도시들입니다. 경제·환경·교통·역사·문화 등 많은 분야에 접점이 있고, 대한민국 절반 넘는 인구가 모여 사는 만큼 행정 효율을 높이려면 협력해야 합니다.
특히 이재명정부는 핵심 국정 과제로 '지방 주도 성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행정 통합을 이룬 메가시티에 수십조 원의 재정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공공기관과 기업의 지방 이전을 지원해 지역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입니다. 수도권 입장에선 생존을 위한 '공동 대응'이 절실해진 시점입니다.
본격적인 이재명 시대, 수도권 협력은 '생존' 위한 필수
1월21일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6년 신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성장 전략의 대전환'을 언급하며 "국정 운영의 순위를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재조정하고, 정부가 지닌 자원과 역량을 완전히 재배치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는 이 대통령의 선언을 '5극 3특'으로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동남권(부산·울산·경남), 대경권(대구·경북), 중부권(충청), 호남권'을 5개의 메가시티로, '강원·전북·제주' 3곳을 특별자치도로 전환해 국가균형발전의 틀을 다지겠다는 계획입니다.
실제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주와 전남이 통합특별시가 되어 선거를 치릅니다. 대전과 충남, 대구와 경북은 통합이 불발됐지만, 지방선거 이후엔 관련 논의가 다시 활발하게 진행될 전망입니다.
정부는 지방에 대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지방 우대 지수'를 본격 도입해 서울과 거리가 멀수록 재정 사업에 가점을 주겠다는 겁니다. 또 공공기관과 기업의 지방 이전을 촉진하고, 통합특별시에는 4년 동안 최대 20조원을 지원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당도, 생각도 달랐던 오세훈·김동연·유정복, '협치' 실패
2023년 11월1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유정복 인천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왼쪽부터)가 3자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은 민선 8기 출범 1년 만인 2023년 7월 수도권 현안 과제를 함께 해결하겠다며 만났습니다. 폐기물 처리와 광역교통망 구축 등 10개 공동 과제를 선정해 공동 해결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그해 11월 세 명은 또 비공개 회동을 가졌습니다. 국민의힘에서 당론으로 추진한 경기 김포·구리시의 서울 편입 등을 논의한 자리였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3자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시간이 됐습니다. 이후 세 단체장이 따로 만나는 일은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성과도 내지 못했습니다. 2023년 7월 이후 세 곳 지자체가 진행한 실무회의는 모두 10번에 그쳤고, 논의 분야도 폐기물·교통·반도체뿐이었습니다.
이들의 만남이 무위로 돌아간 이유는 정부 정책에 대한 이견과 각자 정치적 이해득실이 달기 때문입니다. 수도권매립지와 광역철도 등 뜨거운 사안에 손을 대고 싶지 않았던 당시 정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민선 9기 정원오·추미애·박찬대 땐?…기대해도 될까?
지난 12일 국회 소통관 앞 벤치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가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 '원팀 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의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 3인방은 지난 12일 '수도권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 추미애 경기지도지사 후보,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는 공동 현안 대응을 위해 수도권행정협의회를 구성하고 선거 기간 공통 공약을 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초단체장 후보가 정해진 뒤 각 후보들이 지역 공약을 완성하면 수도권행정협의회는 다음달쯤 출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만큼은 협력이 잘 이뤄져 2600만명에 달하는 수도권 시민들의 삶이 나아지는 계기로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선거 기간 공동 공약을 낼 수 있는 분야는 교통·주거·산업·환경 분야가 예상됩니다.
교통은 수도권 '교통카드 통합'으로 단일 요금제와 무제한 환승 시스템, 주거 분야에선 이주 단지와 용적률 완화 등 노후 주거지역의 재건축 지원, 산업은 각 지역 특성을 살려 수도권을 첨단산업 중심으로 하나의 경제 벨트로 묶는 방안, 환경은 사용 연한이 도래한 수도권매립지에 대한 대책 마련 등이 거론됩니다.
물론 넘어야 할 산도 많습니다. 인천시가 수도권매립지의 완전한 종료를 요구할 경우 서울시와 경기도는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서울시는 소각장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자체적으로는 답을 내기 어려워 보입니다.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교통카드 통합 역시 보조금 분담이 불씨로 남아 있습니다. 서울 지하철 5호선과 9호선의 역 신설, 연장·직결 문제 역시 비용과 지역마다 요구가 달라 협의점을 찾기 어려운 사안입니다. 무엇보다 세 도시의 협력이 자칫 서울로의 집중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우려를 낳는 대목입니다. 수도권 안에서의 균형발전 역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은 경기도에서 시장과 도지사를, 인천에서 재선 국회의원을 지냈다"며 "여당 단체장들이 수도권 협력을 추진한다면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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