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배터리협회 전략실 비위정황·대기발령 속출에도…감사 미적지근
'내부 비위 행위 정황' 문건엔 '법인카드 사적 사용 등' 내용 포함
산업부, 특별감사 하고도 조치 없어…"감사는 계획범위 내에서만"
노조 "대기발령은 보복성 조치”…협회 "법무법인 의견 따른 인사"
2026-04-10 14:42:20 2026-04-10 15:56:57
[뉴스토마토 정주현 기자] 한국배터리산업협회가 경영전략실의 비위 정황과 대기발령자 속출로 홍역을 겪고 있습니다. 경영전략실은 지난해 9월부터 법인카드 사적 사용, 허위 출장 등 의혹이 제기됐고, 협회 눈밖에 나 4명이나 대기발령을 당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겁니다. 이에 협회 안팎에선 감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르지만, 감사는 미적지근한 상태입니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는 포스코퓨처엠,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 SDI 등 배터리 관련 기업 250여곳을 회원사로 둔 단체로 2011년 만들어졌습니다. 협회장은 배터리 관련 기업 대표이사가 돌아가며 맡고, 부회장은 산업통상자원부 출신 관료들이 임명됐습니다.  
 
2025년 5월7일 독일 뮌헨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코엑스와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코트라가 '인터배터리 유럽 2025' 전시회를 공동으로 주최했다. (사진=뉴시스)
 
그런데 10일 <뉴스토마토>가 확보한 협회의 '경영전략실 비위 행위 정황' 문건엔 경영전략실 관계자들의 법인카드 사적 사용, 근태기록 조작, 수당 부당 수령 의혹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겼습니다. 문건엔 그룹웨어 개편 과정에서의 자료 삭제 또는 접근 제한 우려, 특정 인원 비호 정황, 내부 사찰 정황 등도 함께 적혔습니다. 해당 문건은 협회 직원들의 전언을 종합해 작성된 걸로 추정됩니다. 
 
특히 경영전략실 소속 직원 일부는 사적 용도로 쓰기 위해 유료 사이트를 통해 파워포인트(PPT) 탬플릿 자료를 구매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출장을 허위로 기재하는 수법으로 법인카드를 쓰고 출장비를 수령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이에 대해 협회 노조 관계자는 "기재된 출장지에 당시 방문 여부를 확인했는데, 해당 직원이 간 적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출장 신청 뒤 법인카드 사용과 출장비 수령 내역도 의심된다"고 했습니다.
 
대기발령도 잇따랐습니다. 우선 A씨는 경영전략실 비위 정황을 윗선에 보고했다가 대기발령 조치를 받았다고 주장합니다. B씨는 협회의 문제를 언론사에 제보했다고 지목돼 대기발령을 받았다고 호소합니다. 그는 "지난해 12월 박태성 협회 상임부회장 노조 갑질 의혹 사건이 언론에 보도됐다. 그런데 내가 언론에 사건 제보한 사람으로 의심받아 대기발령을 받은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대기발령 조치된 직원들은 회사의 인트라넷 시스템에 접속할 수 없고, 임금도 기존의 70%만 받는 상태입니다. 다만 협회 측은 잇따른 대기발령에 대해 "법무법인 의견에 따라 경찰에 당사자들을 형사 고소한 뒤 취해진 인사 조치"라고 했습니다.
 
2026년 3월3일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2026 인터배터리 어워즈에서 박태성 한국배터리산업협회 부회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제는 경영전략실의 비위 정황이 제기됐음에도 이를 확인하고 조치할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한 직원은 "경영전략실은 상무이사와 부회장 휘하의 별도 부서로, 협회 내 사무국 회계와 감사 관련 업무 등을 맡고 있다"며 "이 때문에 자기들에 대한 의혹을 제대로 조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했습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경영전략실 비위 정황이 제기됐음에도 제대로 감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협회에 입장과 반론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협회 측은 "경영전략실 관련 의혹에 대해 외부 법무법인을 통한 내부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 수사기관 조사가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상세한 설명이 어렵다"라고 했습니다.  
 
더구나 '산업통상부장관 소관 비영리법인의 설립 및 감독에 관한 규칙'에 따라 협회에 대해 특별·종합 감사를 할 수 있는 산업부 역시 강 건너 불 보듯 합니다. 실제로 협회는 지난해 박 부회장에 관해 진행된 산업부 특별감사 당시에도 경영전략실 문제를 함께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산업부는 이를 들여다보지 않았습니다.

이에 관해 산업부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부처 감사 범위 밖 사안을 건드리면 권한 남용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감사는 미리 계획한 범위 안에서만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취재팀이 '산업부도 협회 경영전략실의 비위 정황을 인지하고 있었느냐'라고 묻자 이 관계자는 "그건 말씀을 드리지 못한다"라고 했습니다. 
 
정주현 기자 give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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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출신 인사들이 요직을 맡고 있는 협회에서 내부 비위 의혹이 터졌음에도 감사가 미온적인 상황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산업부가 감사 계획 범위를 이유로 조사를 회피하는 사이, 정작 문제를 제기한 내부 직원들만 고통받는 구조가 고착화되는 것 아닌지 우려됩니다. 보도된 비위 정황 문건의 실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외부 기관을 통한 객관적인 전수 조사를 실시하여 협회의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2026-04-10 15:19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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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위 의혹이 제기된 부서에 대한 조사는 미온적이면서, 이를 알린 직원들은 경찰 고소를 빌미로 대기발령 조치한 것은 전형적인 입막음 시도로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기사에서 언급된 구체적인 비위 정황들에 대해 협회는 법무법인 뒤에 숨지 말고 명확한 사실관계를 밝혀야 합니다. 배터리 강국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폐쇄적인 운영 방식의 쇄신을 촉구합니다.

2026-04-10 15:12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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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전략 산업을 뒷받침해야 할 배터리산업협회에서 법인카드 사적 사용과 출장비 허위 수령 의혹이 제기된 점은 매우 유감입니다. 보도된 내용처럼 비위 정황을 보고한 직원이 오히려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면 이는 공익 제보자 보호 원칙에도 어긋나는 일입니다.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권한 밖'이라며 선을 그을 게 아니라, 회원사들의 분담금과 세금이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철저히 감독해야 합니다.

2026-04-10 15:09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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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법무법인을 통한 내부조사를 하고 있다는 말을 믿어도 되는걸까요? 제대로 조사하길 바랍니다.

2026-04-10 15:57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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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에는 감사가 없나 감사는 모하고 있는거임??

2026-04-10 15:34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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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진행이지 9월에 제기됬다는 비위행위들이 지금까지 조사가 안됬다는게 말이되는건지..경영전략실이 협회내에서 감사와 회계까지 맡는 구조라면 애초에 자기 감시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는건 너무나 당연한 문제다.

2026-04-10 16:41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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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위를 바로잡으려는 내부고발자가 보호받기는커녕 의심받고 배제되는 조직이라면, 앞으로 누가 용기 내서 문제를 말할 수 있을까요? 결국 침묵만 강요되고 부조리는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지금 필요한 건 특정 부서를 감싸는 태도가 아니라, 외부 독립 감사 등을 통해 의혹을 투명하게 밝히고 내부고발자 보호 장치를 제대로 마련하는 것입니다.

2026-04-10 16:31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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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 보도 궁금합니다. 대체 무슨일이 일어나는 건가요?

2026-04-10 16:16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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