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쇼크 현실화…석유류 '41개월래' 최대폭 상승
유가 급등에 석유류 9.9%↑…전쟁 충격 물가 반영 본격화
농축수산물 하락에 전체 물가는 2%대 유지…향후 상승 압력
2026-04-02 17:55:12 2026-04-02 18:40:23
[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중동 전쟁의 여파가 소비자물가에도 반영되는 모습입니다. 정부의 최고 가격상한제 등 물가안정 정책에도 불구하고 중동발 충격이 반영된 3월 석유류 물가는 41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석유류, 우크라 이후 가장 큰 폭 상승
 
재정경제부가 2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석유류 물가 전년 동월 대비 9.9% 상승했습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시점인 2022년 10월(10.3%) 이후 4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소비자 체감 물가로 여겨지는 생활물가지수도 상승했습니다. 전체 458개 품목 중 구매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이 지수는 전월 대비 0.6%, 전년 동월 대비 2.3% 각각 올랐습니다. 
 
지출 목적별 물가지수 동향에도 중동 여파가 확인됐습니다.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로 상승폭을 일부 억제했음에도, 교통 부문에서 전월 대비 3.4%, 전년 동월 대비 5.0% 상승하며 최고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품목 성질별로도 석유류가 포함된 공업제품이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해 가장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습니다. 세부적으로 경유는 17.0%, 휘발유는 8.0% 각각 상승했습니다. 전월 대비로도 공업제품 1.5%, 경유 15.4%, 휘발유 8.6% 각각 올랐습니다. 
 
다만 3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하며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였습니다.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한 수준입니다. 정부는 농축수산물 부문이 전체 물가 상승폭을 일부 상쇄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제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0.6%, 전월 대비 1.9% 각각 하락하며 주요 품목 중 유일하게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이에 따라 석유류 등 공업제품 중심의 물가 상승 압력에도 불구하고 전체 물가 상승폭을 낮추는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유가발 물가 상승 압력 확대…전쟁 장기화 시 '상승 불가피'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중동 여파가 물가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습니다.
 
그는 "4월 이후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의 큰 폭 상승의 영향으로 오름폭이 확대될 것"이라며 "식료품 가격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석유류 최고가격제 등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도 비용 측 물가 상방 압력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 이러한 하방 요인이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미국·이란 전쟁은 발생 직후부터 유가 상승을 자극하며 3월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여기에 전쟁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향후 물가 상방 압력이 더 커질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전쟁이 장기화하면 소비자물가는 올라갈 것이다"며 "(전쟁이 언제 끝날지는 모르지만) 전쟁이 이어지는 동안 물가는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또 "한국경제연구원에서 작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실제 주거까지 포함하면 5% 올랐다"며 "(현 지표가) 현실 물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 대응 강화…석유류·민생품목 집중 관리
 
이에 정부는 중동 전쟁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에 대비해 추가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입니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이날 '중동전쟁 물가대응팀 겸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3월 소비자물가 동향과 민생물가 특별관리품목 가격 동향 등을 점검했습니다.
 
석유류와 관련해서는 석유제품 2차 최고가격 조정 관리에 집중할 방침입니다. 전국 1만개 주유소를 대상으로 가격을 모니터링하고 현장 점검을 실시합니다.
 
아울러 전쟁 여파로 가격 상승 우려가 있는 공산품과 가공식품 등 43개 민생물가 특별관리품목 관리도 병행합니다. 이날부터 닭고기 공급 확대와 최대 40% 할인 지원을 추진하고,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총 150억원을 투입해 쌀·계란·고등어 등 가격 강세 품목에 대한 할인 지원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또 주요 생활 밀접 품목을 중심으로 매일 가격을 점검하고, 수급 불안 우려 품목을 관리 대상에 추가해 집중적으로 관리할 방침입니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차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동전쟁 물가대응팀 겸 제68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재경부)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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