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라는 정책 목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 속에서 위험도가 높은 차주 비중까지 늘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인뱅을 중심으로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단계적으로 30%대 중반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 업무보고를 통해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신규 취급액 기준 목표 비중을 올해 30%에서 2028년 35%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대출 총량 규제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자산을 크게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위험자산 비중까지 높여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인뱅은 금리와 심사 기준을 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고 있습니다. 중저신용자 대출이 늘어날수록 연체율 상승 가능성과 충당금 부담이 확대되기 때문에 이를 반영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입니다. 업계는 이러한 구조가 이어질 경우 평균 대출 금리 전반에 상승 압력이 형성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사진=토스뱅크)
건전성 지표도 악화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3대 인뱅의 요주의 여신은 5299억원으로 전년 대비 19.2% 증가했습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를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되면서 잠재 부실 관리 부담이 커지는 흐름입니다. 요주의 여신은 아직 부실채권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연체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은 자산입니다.
금융권 전반에서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 강화로 저신용자 대출이 축소되고 있지만 인뱅에는 오히려 확대 요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저신용자 신용대출 공급액은 30조원으로 전년 대비 11% 감소해 전체 신용대출보다 더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포용금융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민간 금융사에 부담이 집중될 경우 시장 왜곡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총량을 묶어둔 상태에서 위험자산 비중을 늘리면 결국 금리나 심사 기준으로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인뱅이 출범 초기부터 중저신용자 금융 확대 역할을 부여받았다는 점에서 일정 수준의 부담은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핵심은 정책 간 균형인데, 총량 규제와 포용금융 확대가 동시에 추진되는 상황에서 비용 부담 구조가 명확히 설계되지 않을 경우 금리 상승이나 대출 문턱 강화로 이어지는 흐름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며 "정책 목표 달성과 시장 안정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향후 과제로 제시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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