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정부가 25일 충남 대산산업단지에 있는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사업장 통합을 골자로 하는 '대산 1호 프로젝트' 사업재편계획을 최종 승인했습니다. 2조1000억원 이상의 금융·세제·원가 지원 패키지와 7조9000억원 규모의 채무 상환 유예도 확정했습니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사진=롯데케미칼)
이번 재편은 공급 과잉으로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의 첫 사업 재편 사례로, 과잉 설비를 감축하고 고부가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롯데케미칼은 충남 대산 사업장을 물적 분할한 뒤, HD현대케미칼 대산 사업장과 합병해 통합 신설법인을 설립하는 절차에 들어갑니다. 통합 후 HD현대오일뱅크(HD현대케미칼 주주)와 롯데케미칼은 통합 신설법인의 재무개선을 위해 각각 6000억원씩, 총 1조2000억원을 증자합니다. 통합 후 신설법인 지분은 5대5가 됩니다.
이 과정에서 롯데케미칼의 110만톤 규모 나프타분해시설(NCC)은 가동을 중단합니다. 설비 가동률이 80% 아래로 떨어지면서 고정비 부담이 커진 만큼, 생산 효율성을 높여 원가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양사의 다운스트림(석유화학 제품 생산·판매) 가운데 중복·적자 설비도 축소됩니다. 시설 통합과 생산 효율 개선에는 총 2450억원이 투입됩니다.
통합 신설법인은 범용 제품 비중을 줄입니다. 대신 고탄성 플라스틱과 이차전지 핵심 소재 등 고부가 제품으로 전환합니다. 에탄 원료와 바이오 납사를 활용한 친환경 제품도 확대합니다. 이 분야에는 3350억원이 투자됩니다.
이번 정부 지원에서 가장 규모가 큰 것은 2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입니다. 설비 통합과 고부가 전환에 필요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현대케미칼에 최대 1조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고, 기존 대출의 최대 1조원을 영구채로 전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합니다. 영구채 전환은 시장에서 자체 자금 조달이 가능하도록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세제와 원가 지원도 병행됩니다. 정부는 기업 분할·합병 과정에서 발생하는 취득세나 등록면허세는 75∼100% 감면하고, 설비 가동 중단과 자산 매각 등에 따른 법인세 부담도 완화해 줍니다.
또 대산 석화단지를 '분산에너지 특구'로 지정해 기존보다 4~5% 저렴한 전기요금을 적용하고, 수입 납사·원유 등 원자재에 대한 무관세 기간도 연장합니다. 2028년까지 약 7조9000억원 규모의 협약 채무에 대해 상환도 유예합니다.
산업통상부는 합병 계약과 통합법인 설립 절차를 오는 9월까지 마무리하고, 연내에는 실제 NCC 설비 감축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의 적자 구조는 사업재편기간(3년) 이후 흑자 전환하고, 부채비율 또한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여수와 울산 등에서도 2·3호 프로젝트가 한두 달 내 나올 것"이라며 "정부 지원은 기업 자구 노력에 대한 매칭인 만큼, 더 과감한 노력이 나오면 지원이 더 커질 수 있고, 반대로 제한적이면 그에 맞춰 작아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