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이어 광주·전남…지선판 흔드는 '통합 자치도'
초대 당선 시 대선후보급 영향력…지역 여론에 가부 결정
2026-01-02 17:24:34 2026-01-03 17:15:18
[뉴스토마토 차철우·이효진 기자] 대전·충남에 이어 광주·전남의 통합 논의에도 불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초대 지방자치단체장에 오르면 대선주자급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힘을 싣고 있는 만큼, '통합 자치도'는 오는 6·3 지방선거 판도를 흔들 최대 변수로 꼽힙니다. 
 
강기정 광주시장(오른쪽)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2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광주·전남 대통합 추진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통합 선언 직후…이 대통령, '광주·전남' 의원 초청
 
이 대통령은 2일 X(옛 트위터)에 "대전·충남에 이어 광주·전남까지?"라며 "쉽지 않아 보였던 광역단체 통합이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의 행정 통합 추진 공식 선언에 힘을 실은 겁니다. 이 대통령이 호남권 통합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건 처음입니다. 청와대 대변인실은 직후 "이 대통령은 조만간 민주당 광주·전남 국회의원 등을 청와대에 초대해 오찬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공지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광주·전남 통합 관련 이야기도 함께 오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앞서 강기정 시장과 김영록 지사는 지자체장은 이날 광주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광주·전남 대통합 추진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관련 협의체와 특별법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공동선언문에는 통합 지방자치단체 설치 특별법 제정 추진과 통합 지자체의 권한·기능 확대가 담겼습니다. 오는 7월까지 통합 완수가 목표입니다. 2월 국회에서 통합 지자체 설치 특별법이 통과되면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 단체장을 선출할 수도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통합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국가 균형발전'에 있습니다. 이재명정부는 출범부터 5극3특(5개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 체제로 개편해 수도권 일극 체제를 타파한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광주와 전남은 이 중 '호남권 메가시티'의 핵심축으로, 정부의 균형발전 모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입니다.
 
두 지자체장의 통합 속도전은 정치적 입지를 위한 국면 전환용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지난 1일 '코리아리서치'가 공개한 여론조사(2025년 12월27~29일 조사, 광주 거주 18세 이상 남녀 각각 800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 응답률 광주 13.6%)에 따르면 강기정 시장의 차기 광주시장 선호도는 14%로 나타났습니다. 1위인 민형배 민주당 의원(33%)의 반 토막도 안 되는 수준입니다.
 
전남지사 선호도 조사(전남 거주 18세 이상 남녀 800명, 응답률 16.6%, 이외 조건 동일)에서 김영록 지사는 24%로 선두를 지켰지만 지난해 6월 여론조사 대비 8%포인트 하락했습니다. 2위인 신정훈·주철현 민주당 의원(14%)과 기존 조사에선 3배 이상 격차가 났지만, 10%포인트 격차로 줄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원회 참조)
 
강기정 시장은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지연, 김영록 지사는 세대교체론 등이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사실상 공천이 어려워진 두 지자체장이 막다른 길에서 행정 통합이라는 거대 담론으로 국면을 전환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충청권 통합 3월 목표지방선거 핵심 변수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대전·충남 통합 자치단체장을 선출할 수 있도록 행정 통합 논의에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한 바 있습니다. 그는 "지방선거에 통합된 자치단체의 새로운 장을 뽑도록 중앙정부 차원에서 실질적이고 실효적 행정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전·충남 통합 논의는 지난 2024년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가 공동으로 제안했습니다. 이후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대전충남특별시 설치 특별법을 지난 10월 대표 발의했습니다. 관련 행정과 입법 모두 국민의힘이 주도해왔는데요. 이 대통령이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통합 논의에 직접 뛰어든 셈입니다. 지방 분권과 균형 발전을 국정 기조로 내세운 정부가 통합 논의를 공식 의제로 끌어올린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 대통령은 행정 지원까지 공언하며, 대전·충남 행정 통합에는 더 속도가 날 것으로 보입니다. 국회에서도 관련 논의를 지속하며 올해 3월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을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행정 통합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정치권의 시선도 정책에서 선거 구도로 옮겨 가는 모습입니다. 여야 모두 대전·충남 통합을 통해 '통합 시장' 선출을 내걸어 선거 국면을 주도하려는 의도가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통합 이후 충청은 지방선거 최대 변수 지역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역 인구는 360만명까지 늘어날 전망입니다. 전국에서 세 번째로 큰 지역이 되는 겁니다. 이에 따라 초대 시장은 '대선후보급' 정치적 위상을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통합 시장 후보군으로는 국민의힘에선 이 시장과 김태흠 지사가, 여권에선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과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후보군으로 거론됩니다.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 통합을 강조한 이유로 강 실장의 출마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합니다. 이 밖의 후보군으로는 양승조 전 충남지사, 허태정 전 대전시장, 장종태 민주당 의원, 장철민 민주당 의원 등도 이름이 오르내립니다. 
 
통합이 현실화되면 후보군 범위가 더 넓어질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선 지역 여론에 따라 지역 통합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김민하 정치평론가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지난 정부에선 대구·경북도 통합 이야기가 나온 바 있기에 연속적으로 지자체의 (통합) 요구가 나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이 대통령이 직접 언급함으로써 진행이 안 되던 논의도 동력이 생기는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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