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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11일 13:5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연말을 맞아 국내 벤처캐피탈(VC) 업계가 신규 펀드 결성에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정책 자금을 확보한 주요 운용사들은 펀드 클로징에 집중하며 새해 투자 실탄을 마련 중이다. 이에 <IB토마토>는 주요 하우스들의 펀드 조성 현황과 전략을 짚어보고, 내년 VC 업계의 투자 기조를 전망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최근 벤처투자 업계에서 AI 투자 광풍이 불고 있다. 올해 AI 산업을 육성하는 정책 기조가 자리잡으면서다. 정책기관들은 AI 산업 활성화 목적의 출자사업을 늘리고 있다.
(사진=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AI 기업 육성에 1500억 출자…펀드 결성 속도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지난 10월2일 AI 산업 육성을 골자로 한 1500억원 규모의 출자사업 위탁운용사(GP)를 선정했다. IMM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얼머스인베스트먼트 등 운용사 16곳이 GP 자격을 따내고 출자금을 확보했다. 이들은 AI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에 펀드 결성금액의 일정 비율 이상을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KTOA는 지난 2023년 진행한 출자사업에선 500억원을 내려줬다. AI 산업을 육성하자는 정책 기조와 맞물려 출자금을 3배가량 늘린 것으로 보인다.
KTOA 출자사업 중 AI·인공지능전환(AX) 분야 최종 GP 3곳은 각각 KIF(Korea IT Fund) 출자금 150억원을 토대로 최소 300억원 규모의 자펀드를 결성해야 한다. 주목적 투자대상은 AI, AX, AI사이버보안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잠재력을 갖춘 정보통신기술(ICT) 벤처기업이다.
AI·ICT 운용사 제안 분야 GP 10곳은 KIF 출자금 50억 또는 100억원을 토대로 최소 100억원 또는 200억원 규모의 자펀드를 조성해야 한다. 운용사들은 AI, AX, ICT 분야 중 해당 영역에 특화된 투자전략(세컨더리 등)을 자율적으로 제안해 투자할 예정이다.
ICT 기술사업화 분야 GP는 KIF 출자금 100억원을 바탕으로 최소 200억원 규모의 자펀드를 결성해야 한다. 주요 투자처는 국가 ICT 연구·개발(R&D)를 지원받은 기업 중 투자시점 3년 이내 최종평가 '보통' 이상 판정을 받은 기업 등이다.
본 출자사업 GP를 따낸 스틱벤처스는 800억원 규모의 AI 펀드 결성을 준비하고 있다. AI 기반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를 결성함으로써 내년 AI 투자를 늘려갈 것으로 관측된다.
퓨리오사AI에 투자한 바 있는 얼머스인베스트먼트도 신규 세컨더리펀드를 결성해 AI 기업들에 일정 금액 이상을 의무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올해 회사의 포트폴리오 중
에스투더블유(488280)(S2W), 테라뷰,
달바글로벌(483650)이 증시에 상장한 바 있다.
DSC인베스트먼트(241520)는 지난 9월 2840억원 규모로 결성했던 'DSC홈런제2호펀드'의 사이즈를 오는 12일 결성총회를 열고 3470억원 규모로 증액(멀티클로징)할 예정이다.
무더기 AI 신사업…'옥석 가리기' 필요
정부가 AI 산업 육성을 천명한 상황에서 벤처캐피탈들의 AI 기반 기업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적지 않은 코스닥 기업들이 AI 테마주에 편승하기 위해 사명을 변경하거나 본업과 큰 접점 없는 자금조달을 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사명을 OOAI, AIOOO 등으로 변경해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사례가 종종 있다. AI 신사업 추진 기업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근 코스닥 기업들이 AI 테마주에 편승하기 위해서 사명을 변경하거나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본업과 큰 접점 없는 신사업을 정관에 추가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라며 "이 때문에 AI 관련 기술력이 뛰어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도 투자자들로부터 의심을 받을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회사가 관련 없는 신사업 명목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경우 회사의 재무상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최악의 경우 사업 운영에 집중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 횡령·배임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신사업 진행상황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최근 유행하는 스테이블코인 등 가상자산 신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의 사업운영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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