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이전상장 빅무브)②셀트리온이 남긴 교훈…간판보다 실적이 답
코스피 이전상장 전후 주가 급등 효과 일시적
실적 개선과 사업 성장 등 펀더멘털 뒷받침 필수
2025-12-15 06:00:00 2025-12-15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1일 11:4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을 주름잡아온 바이오 대장주 가운데, 코스피라는 메이저리그에 제대로 안착한 투수는 셀트리온 단 한 곳이다. 이제 그 뒤를 잇기 위한 도전이 시작됐다. 현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알테오젠이 코스피 이전상장을 향해 본격적인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IB토마토>는 밸류업의 시대, 숫자로 실력을 증명해야 하는 코스피 시장에서 K-바이오텍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살펴본다. 아울러 시장은 과연 돈 버는 바이오를 맞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 그 현실과 과제를 짚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돈 버는 바이오텍으로서 셀트리온(068270)이 코스피 시장에 안착한 사례를 살펴보면 간판을 바꿔다는 효과는 일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코스피 이전상장 기대감 속 짧은 시간 안에 급등했던 회사의 주가는 금세 상장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며 단기 효과에 그쳤다. 결국 회사는 꾸준한 외형성장을 이어오며 실적으로 '코스피'에 걸맞은 체급임을 증명해 나가고 있다. 이에 제2의 셀트리온을 노리는 알테오젠(196170) 역시 향후 성과가 시장의 기대를 뒷받침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셀트리온 홈페이지)
 
알테오젠 이전상장 '착착'…제2 셀트리온 기대감 상승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지난 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코스닥 시장 조건부 상장 폐지 및 코스피 이전 상장 승인의 건'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이로써 회사가 제2의 셀트리온 신화를 이어갈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이 한층 커졌다.
 
과거 셀트리온의 이전상장 추진 역시 주주들의 요구에서부터 시작했다. 지난 2017년 8월 당시 코스닥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하고 있던 셀트리온은 소액주주들로부터 코스피 이전상장을 논의하기 위한 임총 소집청구서를 제출받았고, 같은 해 9월29일 열린 임총서 이전상장 결의의 건을 통과시켰다.
 
이후 셀트리온은 2018년 2월9일 이전상장을 최종 완료했다. 이후 이전 상장일로부터 15거래일 동안의 하루 평균 시총이 코스피시장 보통주 기준 상위 50위 이내인 경우를 충족하며 3월9일 코스피200 지수 특례편입에까지 성공했다.
 
이전상장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하면서 회사의 주가에도 기대감이 반영되기 시작했다. 이전상장 결의안을 승인한 임총 개최일 당시 11만1635원이었던 주가는 이전상장 당일 23만829원으로 106.77% 증가했고, 같은 기간 시총은 17조4142억원에서 35조3279억원으로 불어났다.
 
이후 약 1개월만에 고점에 도달, 3월5일 종가는 29만9357원으로 이전상장일 대비 29.69% 늘었고, 시총은 45조8159억원에 달했다. 다만 이전상장으로 인한 눈에 띄는 상승세는 그리 오래가지 않은 채 조정 구간에 진입했고, 같은 해 12월28일 종가 18만1516원, 시총 27조9140억원을 기록하며 이전상장 이전 수준으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코스피 이전상장이 단기적인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 성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이전상장으로 인한 주요 지수 편입 기대감 등이 단기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주가 상승을 담보하지는 않는다"며 "실적 개선, 사업 성장 등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전상장으로 인한 주가 상승은 단기 효과에 그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외형성장으로 '코스피' 체급 증명한 셀트리온…실적이 관건
 
이전상장 전후 셀트리온의 실적을 살펴보면 이전상장을 추진했던 2017년은 회사의 첫번째 항체 바이오시밀러 제품 '램시마'와 후속 제품 '트룩시마'의 글로벌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년 대비 41.53% 늘어난 9491억원의 매출을 시현한 해였다.
 
회사는 이전상장 이후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 제품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늘리며 외형성장을 지속했고, 2019년에는 1조1285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연간 1조원대 매출을 올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매출은 3조5573억원에 달했으며, 이전상장 이후 영업적자를 기록한 적은 없었다.
 
그리고 셀트리온의 주가는 10일 기준 18만5700원, 시총은 42조8895억원으로 코스피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결국 간판을 바꿔 단 효과는 일시적이었을 뿐, 간판에 걸맞은 실적으로 증명함에 따라 주가도 안정적으로 우상향하는 모양새다.
 
셀트리온 이후, 알테오젠 이전 코스피 시장으로의 점프를 추진한 바이오텍으로는 HLB(028300)가 있다. 회사는 이미 지난 2023년 12월 임총에서 코스닥 조건부 상장폐지 및 코스피 이전 상장 안건을 가결, 주관사 선정까지 완료했었다.
 
HLB는 당시 미국에서 진행 중이던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에 대한 허가 본심사가 늦어도 2024년 5월 완료될 것이라며, 신약허가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기업가치 제고 차원에서도 이전상장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리보세라닙의 허가가 지연되면서 이전상장 추진은 후순위로 밀려난 상태다. 사측은 거래 시장의 변경 이전에 기업 본연의 성과 달성이 우선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HLB의 경우 항암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가 지속적으로 투입되면서 영업손실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측은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FDA 신약 허가 결과에 따라 리보세라닙 매출 및 로열티 수익 발생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영업손실 해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선 두 사례와 비교해보면 알테오젠의 경우 FDA 승인이라는 열쇠까진 획득하고 이전상장의 문을 두드리는 모양새다. 만약 새로운 시장의 문이 열린다면 셀트리온과 같이 외형성장을 이어가며 코스피라는 옷에 걸맞은 '돈 버는 바이오텍'임을 증명하는게 다음 과제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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