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주 35시간’ 공약…노사 긴장 고조
강성 성향 이종철 후보 당선
사측 “사회 합의 필요한 의제”
2025-12-11 14:07:00 2025-12-11 17:45:59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 노조 임원 선거에서 강성 성향의 이종철 후보(당선자)가 당선되면서 노사 관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 지부장이 내세운 핵심 공약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현재 주 40시간인 근무시간을 주 35시간으로 줄이겠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하지만, 사측은 이 문제가 노사 간에만 논의할 사안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의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내년 예정된 노사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현대차 노사가 지난 6월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2025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위한 상견례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현대차지부 선거에서 이 지부장은 54.58%의 득표율로 당선되며 조합원들로부터 지지를 얻었습니다. 이는 현대차 노조가 노동조건 개선과 복지 확대를 원한다는 뚜렷한 신호로 해석됩니다.
 
주 35시간제 도입 공약은 연구·일반직과 전주공장부터 내년에 시작해 단계적으로 다른 공장까지 확대하는 방식입니다. 연구·일반직의 경우 주 35시간제가 적용되면 사실상 주 4.5일 근무가 가능해집니다. 생산직·기술직 노동자들은 매일 근무시간을 1시간씩 줄이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노조는 노동시간 단축이 조합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피로 누적과 건강 문제를 해소하고,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출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생산성 향상과 기술 발전으로 과거보다 적은 시간에도 충분한 생산이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주 35시간제 외에도 퇴직금 누진제 도입과 상여금 800% 쟁취가 주요 공약으로 제시됐습니다. 퇴직금 누진제는 근속 연수가 길수록 퇴직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반면 현대차 사측은 주 35시간제 도입에 대해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회사 측은 글로벌 경쟁력과 생산성 측면에서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자동차산업은 전 세계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노동시간 단축이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경우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아울러 노동시간 단축이 단순히 현대차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는 자동차산업 전반, 나아가 제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현대차에서 주 35시간제가 도입되면 기아를 비롯한 다른 완성차업체나 부품업체 노조들도 동일한 요구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국내 법정 근로시간은 주 40시간이며, 연장근로를 포함하면 최대 주 52시간까지 일할 수 있습니다. 노조가 요구하는 주 35시간제는 법정 근로시간보다 5시간이나 짧은 수준입니다. 이를 실현하려면 임금 보전 문제와 생산 체계 재편 등 여러 복잡한 과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내년 현대차 노사 협상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가운데, 양측의 입장 차이가 큰 만큼 협상 과정에서 갈등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