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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 팬덤④)덕질 최고봉 보이그룹 '굿즈'…걸그룹 압도
BTS 굿즈, 르세라핌·뉴진스 대비 354.9%·263.5% 많아
보이 그룹 소비하는 여성 팬덤, 남성 대비 월등
미국 음판 판매 TOP10 중 K 보이그룹 앨범 5장…걸그룹 2장 그쳐
2024-02-01 06:00:00 2024-02-01 06:00:0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판타지오(032800)가 2021년 공개한 보이그룹 제작 비용은 58억원, 걸그룹 제작 비용은 31억원입니다. 걸그룹 대비 보이그룹 제작비용이 압도적인데요. 기획사 입장에선 투자 비용을 뽑아내기 위해 혈안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수익 추구를 위해 기획사가 택한 방법은 굿즈인데요.
 
보이 그룹의 굿즈가 걸그룹 대비 월등히 많습니다. 여성의 덕질(어떤 분야를 좋아해 관련된 것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일) 비중이 남성 보다 높아서 인데요. 해외에서도 여성 팬덤이 강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획사에서도 보이 그룹의 굿즈 종류를 더 많이 내놓고 있습니다.
 
보이 그룹 굿즈에 집중된 시장
 
31일 <뉴스토마토>가 자체 조사한 집계에 따르면 4대 기획사(하이브(352820), JYP Ent.(035900), 에스엠(041510),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의 아이돌 굿즈는 데뷔 연차와 상관없이 보이그룹 굿즈 종류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이브의 경우 위버스샵 기준 BTS는 796종의 굿즈가 있습니다. 같은 소속 걸그룹 르세라핌(175종)보다 354.9%, 또 다른 걸그룹 뉴진스(219종)보다 263.5% 많습니다. 에스엠 소속 NCT의 굿즈는 SMTOWN샵 기준 801종으로 걸그룹 에스파(337종)보다 137.7% 높습니다. 
 
표=뉴스토마토
 
데뷔가 빠르다고 해서 굿즈가 많은 것도 아닙니다. JYP엔터의 경우 JYP샵 기준 트와이스(2015년 데뷔)의 굿즈는 134종입니다. 후배 그룹 스트레이키즈(2018년 데뷔)의 굿즈는 160종으로 트와이스보다 19.4% 많습니다. YG엔터의 경우도 위버스샵 기준 데뷔 3년차인 트레저는 305종으로 블랙핑크(2016년 데뷔, 굿즈 310종)보다 1.6% 적은 수준입니다. 
 
김성환 음악 평론가는 "음악 굿즈 구매자 경험 남녀 비율이 여성이 22%로 남성(19.8%)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되는 것처럼 보이 그룹과 걸 그룹의 팬덤 사이즈의 차이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며 "보이 그룹을 소비하는 여성 팬덤 사이즈가 크고 수요층이 많다 보니 기획사 입장에서는 다양한 옵션을 깔아 두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이다"고 밝혔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여성 팬덤의 경우 덕질도 문화적 요소로 인식하고 취미로 삼는 경우가 많지만 남성의 경우 '덕질' 자체를 애니메이션 덕후와 같이 마이너하게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획사도 이런 부분을 인지하고 여성 팬덤의 규모 때문에라도 걸그룹 굿즈보다는 보이그룹 굿즈 종류를 확대하는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해외도 여성 팬덤 강세 
 
국내 뿐 아니라 해외도 남성 팬덤보다 여성 팬덤 규모가 큽니다. 해외 여성 팬덤이 K음악 콘텐츠를 더 많이 즐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023 K콘텐츠 해외 진출 현황조사에 따르면 응답자(2068명) 중 전체 음악 이용량(100% 기준)에서 K음악 콘텐츠 이용 비율이 여성이 38.1%로 남성(33.2%)보다 높았습니다. 
 
스트레이 키즈 고척스카이돔 공연(사진=JYP엔터테인먼트)
 
앨범 판매에서도 나타납니다. 음악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 분석 업체 루미네이트에 따르면 2023년 미국 톱 CD 앨범 세일즈 1위부터 10위에 K팝 음반 7장이 포함됐습니다. TOP10에 스트레이키즈('파이브스타' 2위·'락-스타' 4위),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이름의 장:템테이션' 3위), 뉴진스('겟 업' 5위), 트와이스('레디 투 비' 6위), 세븐틴('FML' 7위), 방탄소년단 정국('골든' 10위)이 올라갔으며 이중 음반 5장이 보이 그룹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걸 그룹보다 보이 그룹의 팬덤이 크다는 점에서 기획사 입장에서 보이그룹 앨범, 굿즈에 힘을 쏟는 건 당연하다"며 "최근 4세대 걸그룹이 여성을 겨냥한 콘셉트나 곡을 내놓는 이유도 여성 팬덤을 잡기 위한 일환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성남 엔터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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