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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HSD엔진 인수 결정한 한화, 조선업 판도 바꿀까
기존 한국조선해양 중심…선두 경쟁전 치열
한화, 대형 선박용 전문엔진 업체로 방향 돌려
수소 혼소 가스터빈 등 친환경 기술 역량 확장
2023-02-20 17:22:26 2023-02-20 17:22:26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대우조선해양(042660) 인수를 코 앞에 둔 한화(000880)가 중대형 조선용 엔진 업체 HSD엔진(082740)의 인수 소식을 추가로 밝혔습니다. 본격적으로 조선업 청사진을 밝힌 한화가 기존 한국조선해양(009540) 중심이던 국내 조선업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20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한화임팩트는 최근 HSD엔진 지분 33% 안수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습니다. 금액으로는 2269억원 규모입니다. 한화는 오는 4월 본계약을 체결한 뒤 기업결합승인 심사를 거쳐 올해 3분기 내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한화의 HSD엔진 인수는 조선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당초 한화는 한국조선해양과 STX중공업(071970) 인수전을 벌였습니다. 한화는 지난해 12월 한국조선해양과 함께 STX중공업 예비입찰에 참여하는 등 중소형 조선용 엔진 업체 STX중공업에 눈독을 들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HSD엔진 인수 발표로 중대형 엔진 업체 인수로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이로써 한국조선해양과의 인수 경쟁 구도는 사라지게 됐습니다. 
 
한화 관계자는 "중소형엔진 전문 기업인 STX중공업 인수를 통해 중소형에서 대형엔진으로 사업 역량 확장을 검토했다"며 "HSD엔진은 이미 중대형엔진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보다 신속하게 사업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화그룹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사진=뉴시스)
 
따라서 STX중공업이 한국조선해양에 인수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STX중공업 인수에 있어 HD현대와 한화와의 과열된 가격 경쟁 변수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지난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STX중공업 인수와 관련해 "두산인프라코어 사례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생각하는 시너지 효과가 있다"며 "우리가 생각하는 페어벨류(적정가치)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수전에서) 가져가는 회사가 되면 가져가는 거고, 그 이상은 낼 용의가 없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양사, 선박용 엔진 업체 나란히 보유…향후 시너지 관건
 
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 인수에 성공하면 그룹 내 조선 3사(현대미포조선(010620)·현대중공업(329180)·현대삼호중공업)와 엔진 사업이 시너지를 낼 전망입니다. STX중공업의 매각주간사는 삼정KPMG로 사모펀드(PEF) 파인트리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 47.81%가 매각 대상입니다. 파인트리파트너스는 내달 STX중공업 본 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같이 한화와 한국조선해양이 각각 선박용 엔진 업체 1개씩 보유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된 가운데, 조선업계 선두 자리를 둔 경쟁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입니다. 이미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한화가 HSD엔진까지 인수한다면 자체적으로 엔진 제작부터 선박 건조까지 가능합니다. 또 그룹 차원에서 조선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됩니다.
 
HSD엔진은 친환경 기자재, 발전설비 생산이 가능한 기술과 제조 역량을 갖고 있습니다. 한화는 수소 혼소 가스터빈 등 친환경 발전 기술에 HSD엔진 제조능력까지 더해 이중연료 엔진 생산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입니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시너지가 기대됩니다. 한화임팩트의 가스터빈 기술을 결합하면 수소·암모니아 등 친환경 엔진 생산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로 인해 친환경 선박 전환이 급한 조선업계 상황을 대응하기 위해 HSD엔진 인수가 적절하다는 평가입니다. 오는 4월 내 한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한 기업결합심사가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향후 국내 조선업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정기선 HD현대 사장 사진. (사진=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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