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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둔화 칼바람 이미 시작…"리오프닝에도 경기 호전 요인 없다"
경기 둔화…상반기 '물가·수출·고용' 적신호
소비자물가 상승률 5%대 유지…1월 소폭 상승
전년 동월 대비 수출, 작년 10월부터 마이너스
"중국 리오프닝에도 상반기 경기 호전 요인 없어"
2023-02-20 06:00:00 2023-02-20 06: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김지영 기자] 한국 경제의 '둔화'가 시작됐다는 정부의 첫 공식평가가 나왔지만 이미 '경기 침체'라는 대체적인 시각이 주류를 잇고 있습니다. 현재의 둔화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 물가와 수출, 고용 등 각종 지표는 더욱 악화일로를 걸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기획재정부는 KDI에 이어 현재 경기를 '둔화'로 공식화한 바 있습니다. 앞서 KDI도 이미 경기 둔화를 넘어 '심화'로 경계수위를 높인 상태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제와서 경기 둔화를 인정한 것은 많이 늦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수출이 마이너스가 나오는 등 각종 지표가 악화했기 때문에 이제와서 경기 둔화를 인정한 것은 많이 늦은 것"이라며 "현 수출이나 산업 지표를 고려하면 경기 둔화를 넘어 침체 국면이라고 보는 게 더 맞다"고 언급했습니다.
 
19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오는 21일 관세청은 '2023년 2월 1일~20일기간 수출입 현황' 잠정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부정적입니다. 앞서 2월 1일~10일까지의 무역수지를 보면 49억7100만달러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12개월 연속 무역적자 늪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한국 경제의 '둔화'가 시작됐다는 정부의 첫 공식평가가 나왔지만 이미 '경기 침체'라는 대체적인 시각이 주류를 잇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소비자물가도 불안합니다. 정부는 공공요금을 동결하겠다는 입장이나 물가 압박의 장기화 흐름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통계청 집계를 보면 올해 1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월 대비 5.2% 상승했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8월 5.7%로 감소세 전환 후 11월과 12월 5.0%까지 내려왔지만, 올해 들어 다시 올랐습니다. 
 
주원 실장은 "수출은 당분간 마이너스가 지속하겠지만 중국이 리오프닝을 했기 때문에 앞으로 반등할 요인은 있다"며 "내년 4월에는 총선도 있어 하반기에는 정부도 추경 등 재정 정책을 좀 더 적극적으로 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홍우형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 사이클로 보면 내려올 때 침체기, 올라갈 때 성장기라고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현재 침체기에 들어선 것은 맞다. 다만 사이클상으로 성장기도 있기 때문에 이 침체기를 빨리 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종식됐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전에 가동하지 못했거나 활동하지 못했던 휴지기가 있기 때문에 그 여파가 아직 끝나지 않아 상반기에는 낮을 것으로, 하반기에는 괜찮아질 것으로 예측하는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국이 리오프닝을 하더라도 소비가 풀리는 것은 시간이 지나야 하기 때문에 상반기에 기대하는 효과가 일어난다고 볼 수 없다. 미국도 금리 인상 기조를 상당 기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다 보니 상반기에는 우리의 소비와 수출이 풀릴 길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용 한파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통계청이 집계한 1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 동월 대비 41만1000명 증가한 2736만명입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해 5월 93만5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8개월 연속으로 점진적인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상저하고를 모두 컨센서스로 택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경기가 나아질 유인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경제의 '둔화'가 시작됐다는 정부의 첫 공식평가가 나왔지만 이미 '경기 침체'라는 대체적인 시각이 주류를 잇고 있습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시장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김지영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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