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콜 몰아주기' 행위 등을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카카오 내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사실상 택시 호출앱 시장을 90% 가량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공정위 제재로 사업 확대에 제동이 걸리게 된 것인데요. 이에 카카오는 이날 곧바로 행정소송 제기 의사를 밝히며 공정위와 진실공방을 예고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4일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의 중형택시 배차 알고리즘을 은밀하게 조작해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를 우대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57억원을 부과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운행중인 카카오T 택시 모습. (사진=뉴시스)
카카오T 택시 호출 서비스는 중형택시를 기준으로 볼 때 승객이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는 일반 호출과 최대 3000원까지 수수료를 내는 블루 호출로 나뉘는데요. 비가맹 택시의 경우 일반 호출만 받을 수 있고, 가맹 택시인 카카오T블루는 일반과 블루 호출 콜을 모두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 택시를 늘리기 위해 일반 호출 때도 가맹 택시에 특혜를 줬다고 봤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0년 4월부터 인공지능(AI)이 추천하는 기사를 우선 배차하고 실패시 도착시간이 짧은 기사를 배차하는 로직(ETA)을 적용하는 식으로 일반 호출 배차로직을 바꾼 바 있는데요. 여기서 공정위는 AI 추천의 경우 배차수락률이 40∼50% 이상인 기사들만 받을 수 있도록 해 결과적으로 가맹 택시 기사들에게 유리하게 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또 1㎞ 미만 단거리 배차에선 가맹 기사를 제외하는 점, AI 추천 우선 배차에서 단거리 배차를 제외하는 점 역시 차별이라 봤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곧바로 "택시업계 영업 형태를 고려한 사실 관계 판단보다 일부 택시 사업자의 주장에 따라 제재 결정이 내려져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가맹 택시에 특혜를 줬다는 것은 오해라며 공정위의 결정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는데요.
우선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의 배차로직이 가맹 우대가 아닌 '사용자 편익 증대'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공정위가 테스트한 내용은 가맹택시 도입 초기에 일시적으로 진행했던 내용으로 적절한 사례가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1km 미만 단거리 배차 제외 및 축소는 가맹 우대가 아닌 모든 기사들의 운행상 비효율을 막기 위한 조치"라며 "은밀하게 배차 로직을 변경했다는 공정위 판단도 사실과 다르다"고 전했습니다. 알고리즘 조작 의혹에 대해선 "알고리즘은 플랫폼 기업에 있어 중요한 영업 기밀로, 지속적인 개선 작업의 세세한 과정을 공개하는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가맹·비가맹 여부와 무관하게 콜을 성실히 수행하는 기사님이라면 누구나 배차성공률 기준을 달성할 수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회사측은 공정위 측의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향후 행정소송 제기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한다는 계획입니다.
반면 택시단체에선 콜 몰아주기를 인정한 공정위 판단을 환영한다는 입장입니다. 알고리즘 조작에 대한 의혹이 밝혀진 만큼 이번 제재를 계기로 플랫폼 이용 산업에서 불공정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더욱 예의주시해야 한다고도 강조합니다.
이현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정책노사본부 부장은 "공정위가 발표했듯이 우리는 수락률 자체를 문제 삼은 게 아니라 가맹의 경우 강제 배차되는 부분을 문제삼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부장은 "일반 호출은 콜카드(승객의 택시 호출시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기사들에게 보내는 앱 알림) 하나 뜨면 여러 기사들의 경쟁 속에서 선택되는 사람에게 배차가 이뤄지고, 나머지 분들은 다 거절이 되는 방식"이라면서 "그런데 가맹 택시의 경우 강제 배차가 되는 방식이라 당연히 배차수락률이 높을 수 밖에 없기에 (우리가) 이의제기를 한 것이고, 그것을 공정위도 문제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플랫폼 이용 산업에서 알고리즘 조작 의혹이 생기지 않도록 앞으로도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업계에선 이번 제재가 이용자 감소와 같은 영향을 크게 주진 않을 것이란 관측을 내놨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콜 몰아주기를 했다고 하더라도 이용자들 입장에선 합리적 가격과 이동의 쾌적함 등을 더 따지면서 서비스를 이용할 것 같다"면서 "이용객 감소까지 영향을 줄지는 좀 더 봐야할 것 같고, 카카오모빌리티가 시정명령을 어떤 방식으로 이행하느냐가 더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 입장에선 일단 공정위를 상대로 '콜 몰아주기' 오명을 벗어내는 것 외에도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는 일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공정위의 강도 높은 제재로 택시 호출 사업 확대를 위한 길이 막힌 만큼 이 부분을 바로잡으려는 노력과 함께 플랜비 가동을 서두를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호출 시장에서의 활로가 막힌 만큼 현재 추진 중인 신사업과 로밍 사업 등 해외 진출에서의 성과를 내는 데 좀더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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