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다날의 가상자산 페이코인이 주요 원화 거래소에서 상폐 위기를 모면한 가운데 업계에선 특혜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금융당국의 행정 조치를 기간내 수행하지 못해 서비스가 중단된 상황에서 유의종목 지정 기간을 두달 가까이 부여한 것이 이례적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시장에선 닥사의 유의 연장 조치로 페이코인 가격 급등세가 심화되면서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입니다.
업계에선 과거 위믹스 상폐 조치와 비교해 닥사가 페이코인에만 유독 긴 유예기간을 준 이유에 대해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페이코인을 상장한 거래소간 유의종목 지정 기간에 대한 발표 내용이 달라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진=다날핀테크)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DAXA)는 페이코인에 대해 투자 유의종목 지정을 연장했다고 지난 6일 밝혔습니다. 그런데 페이코인을 상장한 업비트, 빗썸, 코인원의 조치가 제각각입니다. 코인원의 경우 연장기간을 '별도 공지 예정'으로 알리며 유의 종목 마감시한을 정하지 않았습니다. 코인원 측은 마감 시한이 3사간 동일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닥사가 공동대응 논의는 하지만 일정 등 세부적인 결정은 개별 거래소가 대응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닥사 관계자는 "판단이 다른 부분은 각 회원사에 문의하는 게 맞다"며 업무 프로세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닥사 측은 페이코인의 경우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이후 소명 절차 과정에서 프로젝트 팀에게 각 거래소에 동일한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동일한 자료를 받아 검토는 하지만 자료 검토는 회원사별 기준에 따라 각각 판단하도록 맡겼습니다.
앞서 위믹스 건에서 각각의 검토를 토대로 동일 결론, 동일 마감시한을 준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지난해 말 위믹스 건에 대해 닥사는 2주 단위로 두차례 연장해 약 29일간 유의종목 기간을 가졌습니다. 또 그 기간 동안 총 16차례의 소명절차를 걸쳤지만 충분한 소명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상장폐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페이코인의 경우 1차례 유의 경고 조치에 약 54일간의 유예기간을 내렸습니다.
왜 1차례 유의경고에 54일씩이나 기간을 줬을까 하는 지점이 바로 투자자들이 의문을 제기하는 부분입니다. 이에 대해 업비트와 빗썸 측은 "유의종목 지정사유와 소명 내용 등에 따라 검토에 필요한 기간은 달라질 수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유의종목을 해제할지 상장폐지를 할지에 대해선 "모르겠다"는 취지로 답변했습니다. 업비트 측은 이에 대해 "닥사가 법적 근거에 의해 만들어진 단체가 아니므로 닥사의 결정에 법적인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 설명을 했습니다.
코인업계에선 닥사의 조치가 일관성이 없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일관성이 없다는 것은 결국 공통 가이드라인이 부재해서 생긴 문제라고도 말합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명계좌를 받을 수 있다고 페이코인이 닥사에 잘 설득했고, 이 점이 받아들여진 것"이라며 "위믹스는 유통량 문제로 닥사가 가이드라인도 주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는데, 그걸 떠나서도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것이 추상적이고 어렵다. 반면 페이코인은 실명계좌 하나 받으면 사업유지가 가능하다고 본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페이코인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페이코인 발행사 페이프로토콜은 지난 2021년 9월 특금법 시행 이후 금융당국에 지난해 4월 지갑사업자로 신고를 접수해 서비스를 해왔습니다. 이를 두고 그 해 5월 금융당국은 페이코인에 대해 사업구조가 보관업이 아닌 매매업의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결국 페이프로토콜은 기한 내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했고 금융당국이 올해 초 페이프로토콜의 사업자 변경신고를 최종 불허하면서 지난 5일부터 결제 서비스를 중단하게 됐습니다.
업계에선 금융당국이 페이코인에 충분한 기간을 줬다고 보고 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5월부터 추가 요건을 수행하라고 충분한 기간을 부여해줬는데, 그걸 안 지켰으니 서비스 중단을 해야하는 게 맞다"면서 "특금법이 시행된 이후부턴 유예기간 없이 원화거래를 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춰야 서비스를 할 수 있는데, 페이코인은 원화 서비스를 하면서 올해 2월초까지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줬다는 점에서 특혜 논란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가운데 페이코인과 실명계좌 계약이 유력한 은행으로는 현재 전북은행이 꼽힙니다. 페이코인이 올해 1분내 실명계좌 획득을 목표로 제시한 가운데 주요 거래소들이 제시한 3월31일 마감시한 내 실명계좌를 받을지, 그리고 금융당국은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쏠립니다.
원화거래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실명계좌 발급에 대해 얼마나 설득력있게 받을 수 있다고 소명했는지를 따지는 일이 중요 포인트였을 것"이라며 "통상적으로 실명계좌를 받으면 신고 수리가 되지만 금융당국이 불수리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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