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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부승찬 "천공 공관 방문 사실, 당일 일기로 남겼다"
남영신 육참총장으로부터 4월1일 전해듣고 4월13일 최종수정…김종대 첫 의혹 제기는 12월4일
2023-02-02 15:57:32 2023-02-02 21:01:59
[뉴스토마토 최병호·박주용·신태현·한동인 기자] 대통령 경호처는 2일 윤석열 대통령의 관저를 결정하는 과정에 역술인 천공이 개입했다는 본지 단독보도를 '가짜뉴스'로 치부했으나, 이를 폭로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은 <뉴스토마토>에 해당 사실을 입증할 증거 자료가 있다고 했습니다.
 
부 전 대변인이 공직에 있는 동안 줄곧 쓴 일기입니다. 부 전 대변인은 2022년 4월1일 남영신 당시 육군참모총장으로부터 '한 달 전인 3월경 역술인 천공과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 이전 TF팀장) 등이 용산 한남동 육군 참모총장 공관과 서울사무소를 답사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걸 곧바로 자신의 일기로 남겼다고 추가 증언했습니다.
 
지난 1일 부승찬 전 대변인은 제주에서 취재팀과 만나 "2022년 4월1일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 개편식 행사에서 남영신 당시 육군참모총장을 만났고, 남 전 총장이 '3월경 천공과 김용현 처장이 참모총장 공관과 서울사무소를 사전 답사했다는 보고를 공관 관리관으로부터 받았다'고 이야기했다"며 "이것을 제가 대변인을 맡은 이후 줄곧 써온 일기에 기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내용도 구체적입니다. 볼 일이 급해 행사장 도착 직후 화장실을 찾았는데, "긴히 할 얘기가 있다"고 한 남 총장이 그곳까지 따라와 귓속말로 해당 내용을 알렸다는 것입니다. 
 
부 전 대변인은 "천공이 김용현 처장과 함께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방문한 것에 관해 믿을 만한 증거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답할 수 있다. 저는 한글오피스를 통해 매일 일기를 쓴다"면서 "작년 4월1일 남 전 총장이 천공과 김 경호처장의 공관 방문을 털어놓은 것도 일기로 기록했다"고 강조했습니다.
 
2021년 6월28일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이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 태극홀에서 열린 '장병급식체계 혁신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부 전 대변인은 "해당 사건을 기록한 일기의 최종 수정 날짜가 2022년 4월13일이고, 그 이후로는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면서 "일각에선 제 주장이 가짜뉴스, 사실무근이라고 하는데 '그날의 일'(2022년 4월1일 남 전 총장이 부 전 대변인에게 천공에 관해 이야기를 한 것)과 일기에는 어떤 문제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글 프로그램에서 '문서정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어 조작이 불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때문에 해당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김종대 전 의원과 부 전 대변인의 관계를 들어 정략적 의도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타당치 않아 보입니다. 김 전 의원은 2022년 12월4일 유튜브 채널 스픽스의 '왁자지껄'에 출연해 이 같은 의혹을 첫 제기했으며, 다음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도 같은 내용을 말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부 전 대변인은 육군본부 관계자가 천공과 김 경호처장이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둘러볼 때 윤핵관 A의원이 동행한 것과 관련해 "남 전 총장에게 거듭 사실을 확인한 후 육본 관계자에게 다시 확인했는데, 그가 '대변인님, 더 이상 알려고 하지 말아라. 다치십니다'라고 했다"면서 "그 관계자를 한두 달 후에 다시 만났는데 그는 천공과 김용현 경호처장의 공관 방문이 사실이라고 확인을 해주면서 '실은 A의원도 카니발을 타고 같이 왔다'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A의원은 윤핵관으로 통하는 실세 의원입니다. 
 
한편 부 전 대변인은 천공의 육군참모총장 공관 방문 등 대통령 관저 개입과 관련한 의혹 전반에 대해 <권력과 안보: 문재인정부 국방 비사와 천공 의혹>을 통해 상세히 밝힐 예정입니다. 국방부 대변인 시절 일기로 기록한 내용들을 책을 통해 공개한다는 계획입니다. 부 전 대변인은 책에서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놓을 수밖에 없게 된 데 대해 남 전 총장에 대한 미안함도 담았다고 전했습니다. 책은 오는 3일 출간 예정입니다. 

최병호·박주용·신태현·한동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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