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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사태 재현될라…공사비 증액에 곳곳 '몸살'
GS건설, 물가 상승에 신반포4지구 공사비 인상 요청
'래미안원베일리'도 난항…삼성물산, 증액 공사비 확정 요청 공문 보내
2022-12-09 06:00:00 2022-12-09 06:00:00
서울 서초구 반포 래미안원베일리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공사비 증액을 두고 몸살을 앓고 있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신반포4지구(메이플자이) 재건축 공사비를 기존 9300억원에서 1조4000억원으로 4700억원 올려 달라고 조합에 요구했다. 공사기간도 10개월 연장을 요청했다.
 
해당 금액에는 설계 변경에 따른 공사비(2900억원), 금리 인상과 실착공 지연으로 증가한 금융 비용과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재경비(1800억원)가 포함됐다.
 
설계 변경으로 인한 추가 공사비는 한국부동산원의 검증을 통해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현재 조합 측에서 관련 자료를 부동산원에 제출해 사전 검토 단계에 있다. 자료 보충을 거쳐 정식 접수가 되면 75일 이내 검증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물가 상승 등에 따른 증액분 1800억원의 경우 조합과 GS건설의 주장이 엇갈린다. 조합은 물가 상승률 반영 조건을 '도급 계약 후부터 착공 전까지'로 계약서에 명시함에 따라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반포4지구의 착공신고는 지난해 10월 28일 이뤄졌다.
 
GS건설 관계자는 "그동안 공사비가 많이 올라 현장에서 요청을 한 부분"이라며 "조합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반포4지구는 서초구 잠원동 일대 신반포 8·9·10·11·17차와 녹원한신아파트, 베니하우스 빌라 등을 묶은 곳으로 기존 2898가구를 3307가구로 통합 재건축한다.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래미안원베일리) 재건축 시공사인 삼성물산도 공사비 증액을 두고 난항을 겪고 있다. 추가 공사비는 마감재 상향, 커뮤니티시설 공사 등을 합쳐 약 2500억원으로 알려졌다. 기존 공사비는 1조1277억원이다.
 
공사비 증액과 관련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공사비가 오른 것은 맞지만 물가 상승분이 반영된 것은 아니다"며 "정확히 말하면 도급계약 과정에서 조합이 요청한 고급화에 대한 추가 금액을 이제 청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조합은 1700억원 상당의 단지 내 상가를 통매각해 공사비 증액분을 메꾸려 했지만 조합 내홍이 격화되며 무산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법정 공방으로 이어져 조합장과 부조합장의 직무수행도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삼성물산은 조합에 약정체결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공사비 확정이 안된 채 관련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조속한 변경계약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변경계약을 체결하려면 먼저 부동산원의 공사비 검증을 받고 이후 조합과 협의를 해야 하는데, 이런 과정에 대해 약정을 맺자는 것"이라며 "빨리 조합 업무가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했다.
 
래미안원베일리는 서초구 반포동에 총 2990가구 규모로 지어지며, 반포 새 랜드마크 아파트로 주목받고 있다.
 
공사비 증액으로 곳곳에서 조합과 시공사의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제2 둔촌주공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은 공사비 증액과 관련해 시공사업단과 조합이 갈등을 빚으면서 6개월간 전면 공사 중단 사태를 맞은 바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 손해 보는 공사를 계속 진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지난해부터 원자재값이 많이 올랐고, 금리 인상으로 금융 비용 또한 급격히 늘어 공사비를 올릴 수 밖에 없는 현장이 많다"고 말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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