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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언론 탓'…결론은 민영화?
MBC 시작으로 YTN, TBS도 타깃…광고 겁박까지
2022-11-25 16:26:26 2022-11-25 16:26:26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한 뒤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당정의 '언론 길들이기'가 노골화되고 있다. 궁지에 몰릴 때마다 언론 환경부터 탓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MBC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를 자막을 입혀 보도한 MBC '때문에' 국익이 훼손됐고, 윤 대통령 뒤에 대고 큰소리로 질문한 MBC 기자 '때문에' 출근길 약식회견을 중단한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국민의힘은 MBC '때문에' 여권 지지율이 하락했다며 답은 민영화라고 강조했다. MBC뿐만이 아니다. YTN, TBS 등도 길들여야 할 대상으로 전락했다. 
 
정부의 본격적인 언론 길들이기는 윤 대통령이 지난 9월 미국 순방 당시 비속어 파문에 대해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했다"며 MBC의 자막조작에 책임을 물으면서 시작됐다. 국민의힘은 즉각 윤 대통령 기류에 따라 'MBC 편파·조작 방송 진상규명 TF'(위원장 박대출)를 꾸리고 MBC 항의 방문에 나섰다. 이후 대통령실이 지난 10일 동남아 순방 과정에서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하면서 'MBC 때리기'는 거세졌다. 순방 직후 윤 대통령 출근길 약식회견에서는 대통령실 관계자와 MBC 기자 간 거친 설전이 오갔고, 대통령실은 출입기자단에 MBC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자 전격적으로 약식회견을 중단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국민의힘은 MBC 때리기에 적극 가세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28일 국정 지지율이 낮은 원인으로 '언론 환경'을 꼽으며 "민주노총이 언론사를 다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MBC 민영화 주장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김종혁 비대위원)뿐 아니라 권성동·윤상현 등 차기 당권주자들에서도 제기됐다. 비대위원인 김상훈 의원은 지난 17일 비대위 회의에서 광고 불매로 MBC를 겁박했다. 1974년 군사정권이 언론 탄압의 일환으로 광고주들을 협박해 동아일보에 광고를 끊은 이른바 '동아일보 백지광고 사태'가 상기됐다.
 
권성동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대출 문화방송 편파방송조작 진상규명위원장, 박성중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9월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문화방송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해외 순방 보도와 관련해 항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MBC는 시작이었다. 국민의힘 공정미디어소위는 지난 21일 YTN의 '촛불집회 40만명' 보도를 편파적이라며 "MBC의 전철을 밟고 싶은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고 압박했다. YTN 최대주주인 한전KDN은 지난 23일 보유 중인 YTN 지분 매각을 결정함으로써 YTN 민영화 절차에도 돌입했다. TBS는 사실상 폐지 위기에 처했다. TBS가 예산 70% 이상을 서울시 출연금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압도적인 서울시의회는 지난 15일 TBS에 대한 서울시의 예산 지원을 중단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이 지난 24일 공영방송 사장 선출방식 변경 등 방송법 개정안을 공식화하자, 국민의힘 공정미디어소위는 "민주당과 민주노총 언론노조의 공영방송 영구장악 음모가 시작됐다"며 '노영방송'이라고 주장했다.
 
'노영방송'은 이명박정부의 방송사 민영화 시도 과정에서 등장한 단어다. 정부 초기 언론을 탓하며 민영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윤석열정부와 이명박정부는 닮아있다. 신미희 민주언론연합 사무처장은 본질적으로 방송 장악 시도란 점에서 두 정부는 같지만, 장악의 형태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신 처장은 25일 "이명박정부는 정연주 KBS 사장을 배임 등의 혐의로 강제 해고하는 등 인사권을 휘둘러 언론을 장악했다면, 윤석열정부는 각 언론사의 취약한 지배구조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민영화가 아니라 사영화다. 정치권력은 자본권력을 동원해 언론의 독립성을 훼손해왔다"며 "윤석열정부가 이명박정부의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와 일반노조를 같은 선상에서 봐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언경 뭉클미디어인권연구소장은 "경영진이 고정되지 않은 방송사 특성상, 방송사 노조의 힘이 세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언론노조는 취업조건이 아닌 방송 민주화와 언론 자유를 위해 싸운다. 노영방송은 정권을 위한 방송이 아니라 정권을 견제하는 방송을 위해 언론노동자의 자유를 지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 언론과 유튜브 시장이 커지는 환경 속에서 공영방송의 역할이 절실하다. 방송사 민영화는 상업성과 선정성을 극대화해 국민들에게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정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 64.6%는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헌법수호 책임의 일환으로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말한 데 대해 "공감하지 않는다"고 했다. "공감한다"는 의견은 31.6%에 불과했다. 또 국민 62.0%는 윤 대통령의 출근길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인, 이른바 '도어스테핑' 중단에 대해 "국민과의 소통을 단절하는 부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대통령실 설명대로 "MBC의 묵과할 수 없는 행태에 대한 적절한 조치"라는 의견은 30.6%에 그쳤다. 이 같은 부정적 여론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7주 만에 다시 30% 아래로 끌어내렸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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