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최근 오너리스크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긴급 자금지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회사 사업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메쉬코리아는 내년 상반기까지 흑자전환을 목표하고 있지만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주요 사업들마저 대폭 축소해 경쟁력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물류브랜드 '부릉'을 운영하는 종합 디지털 물류 기업 메쉬코리아가 지난해 4월5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도심 물류센터(MFC,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를 새롭게 오픈한 가운데 배송 출발에 앞서 기사에게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메쉬코리아를 대상으로 주식담보대출 360억원을 제공한 오케이캐피탈이 채무상환 만기를 연장했다. 운영에 필요한 급한 자금난을 해결했다는 점에서 한 고비를 넘겼지만 주도권을 쥔 오케이캐피탈에 경영 능력을 성과로서 입증하는 일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 오케이금융그룹은 만기 연장 이후 기존 주주들까지 소집해 메쉬코리아의 사업 전략 방향을 듣는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현재 메쉬코리아는 기존 투자자인 현대자동차, GS홈쇼핑, 네이버 등에도 500억원 규모 증자를 호소한 상태다. 만약 오케이금융그룹이 사실상 법정관리 절차와 유사한 방식의 P플랜을 택하면 지금까지 메쉬코리아에 투자한 주주들의 지분은 전액 소각되는 만큼 회사 측으로선 증자가 절실하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창업자인 유정범 이사회 의장의 책임론 또한 불거지고 있다. 학력·경력 위조 논란으로 경영진 내분을 초래한 데다 투자유치 및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도 원만하게 의사결정을 하지 못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진 상태다. 메쉬코리아는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경영권 인수자를 찾고 있는데 지난달 14일 마감된 예비입찰에 동종 물류업체를 비롯한 5~6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쉬코리아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은 영업손실 규모를 빠르게 개선하는 것이다. 지난 4일 메쉬코리아는 올해 3분기 매출액 1110억원을 기록하며 직전 최대 실적인 2분기 1002억원 대비 약 11%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3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130억원으로 2분기 156억원 대비 약 26억원 줄었다.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을 늘리고, 영업손실을 줄인 데는 고강도 구조조정 효과가 컸다. 메쉬코리아는 지난 7월 내년 상반기 흑자전환을 목표로 적자사업인 새벽배송·식자재유통 철수, 희망퇴직 실시 등 강도 높은 체질 개선 노력을 하고 있다. 주력이었던 이륜차 배송사업에도 다시 집중하면서 이륜차 배송 사업 매출액은 2분기 대비 11%나 늘었다. 회사 측은 올해 4분기 풀필먼트 사업이 추가로 정리되면 영업손실이 3분기보다 30~4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업계가 바라보는 메쉬코리아의 내년 전망은 밝지 못하다. 배달대행업계 출혈 경쟁이 심화되는 분위기 속 배송 경쟁력을 강화할 실탄이 충분치 않아서다. 이 가운데 기존의 주요 물류사업과 인력마저 크게 축소한 상태다. 배달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인프라(기반 시설) 확장에 있는데 이륜차 배송사업 하나만으로는 치열한 경쟁에 살아남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15년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을 선보였던 메쉬코리아는 사업 방향성을 이륜차를 이용한 실시간배송에 그치지 않고 사륜차, 이륜차를 연계한 복합운송 방식으로 잡고 물류 거점을 확대하는 전략을 이행해온 바 있다. 사륜차 배송 서비스를 시작으로 IT기술과 데이터 기반의 종합 물류 기업의 도약을 꿈꿨으나 경쟁 심화 속 무리한 확장으로 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사실상 실패한 사업으로 끝이 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쉬코리아는 기존 진행해온 이륜차 물류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를 위해선 현장 인프라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돼야 수익이 나는데 직원마저 대폭 줄인 상황에서 현장에서 필수 인력 작동이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다"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잘하고 있던 이륜 사업엔 손놓고 사륜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한 것이 적자를 키운 원인이 됐다"면서 "최근 대표 리더십 자질을 놓고 구설수에 다시 오르면서 기존 투자자들이 긴급 자본을 투자할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와 관련해 메쉬코리아 관계자는 "적자사업을 중단하고 강점인 이륜차 실시간 배송을 강화하는 쪽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륜차쪽에선 지속적으로 영업이익이 늘고 있다"면서 "다른 배달대행사보다 B2B고객이 많고, 기사들에게 최적 경로를 알려주는 첨단 운송관리솔루션인 부릉TMS 등이 차별화된 강점이다. 4분기에도 적자폭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내년 상반기 흑자전환을 목표로 사업 진행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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