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0% 이상의 요금인상 없이는 택시기사들 돌아오지 않는다"
안기정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사납금제 폐해 막고자 도입한 월급제, 수익 적어 기사들 떠나게 해"
국토부 추진 중인 심야 탄력요금제 '한계' 지적…"노동 공급효과 제한적"
서울시 요금인상폭 적은 수준…"기사 현업복귀 기대하기 어려워"
카카오T 콜 몰아주기 검증에도 쓴소리…"목적지 미표시 구분방식부터 살펴야"
2022-09-13 06:00:52 2022-09-13 06:00:52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전반적으로 택시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큰 문제인데, 심야 택시에 대한 탄력요금제는 일반 택시들에게 전혀 혜택이 가지 않기에 노동 공급 효과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또 플랫폼택시와 일반 택시 사업자와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서울연구원에서 만난 안기정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연구위원은 최근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택시대란 해결책에 대해 이 같이 지적했다.
 
안기정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연구위원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선율기자)
 
안 연구위원은 택시기사들의 이탈의 원인을 2020년 도입된 운송수입금 전액 관리제와 코로나19로 인한 처우 악화 때문이라고 짚었다. 운송수입금 전액 관리제는 2020년 법인택시 업계 사납금 제도의 폐해를 줄이고자 도입됐다. 사납금제도는 법인택시 기사가 하루 번 돈의 일부를 회사에 내는 구조인데 기사들이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과도하게 일하거나 단거리 탑승을 거부하는 일 등이 종종 벌어지면서 월급제 방식인 전액 관리제가 도입됐다. 하지만 이 제도는 열심히 일해도 초과 수입을 가져갈 수 없다는 점에서 택시 기사들이 현업을 떠나게 만든 요인이 됐다. 
 
안 연구위원은 "요금 수익이 안나는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터져서 기사들 매출이 20~30%가량 급감했다. 전액관리제로 월급을 받는데 돈이 있어야 계산을 할텐데 없으니 기사들도 힘들어서 이때 많이 빠져나갔다"면서 "운송수익금 전액관리제는 근로자에게 너무 불리한 제도였다"고 문제삼았다.
 
그러면서 "6시간 40분에 해당하는 소정 근로시간 기준도 굉장히 엄격하다. 승차율이 80%가까이 나와야 임금을 받는데, 보통 많이 태우면 60% 내외 수준인데 그런 승차율이 나오기 쉽지 않다. 정부에서 관리감독 지침을 명확해 내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택시 정류장에서 승객들이 택시를 타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결국 처우개선을 하려면 요금인상이 뒷받침 돼야는데 이에 대한 검토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한다. 최근에서야 서울시는 내년부터 중형 택시 기본요금을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4.1%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안 연구위원은 10%대 인상률로 기사가 현업에 복귀할 것이라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는 "임금도 낮은데 요금도 낮고 기사들은 최악의 수준에 있다"면서 "전반적인 기본요금 베이스가 올라야하는데 14%대 인상은 약하고 30%가까이 올려야 기사들이 다시 오게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 연구위원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21년까지 최저임금은 2100원에서 8720원으로 315% 올랐지만 택시요금(6km)은 2001년 4000원에서 2021년 6800원으로 70%밖에 오르지 않았다. 안 연구위원은 "택시 원가에서 임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50~60%수준으로, 인건비 발생 등을 감안하면 최소 150% 이상은 올랐어야 한다"고 말했다.
 
심야 탄력요금제 도입과 관련해선 "소비자들은 가격을 얼마내야 한다고 정해지면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예측가능성이 있으면 시민의 저항이 덜한 반면 가격 변동성이 크면 굉장히 싫어한다. 과거 우버가 탄력요금제로 운영해 요금이 많게는 10배까지 올라가 비판을 받았던 사례도 있다. 요금에 대해 예측 가능성이 있도록 조치해야 소비자들도 신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T의 독점적 지위 논란, 콜 몰아주기 논란 등은 해결해야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안 연구위원은 "2015년 앱 택시가 등장하면서 카카오가 카카오톡 메신저를 토대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해나갔다. 이용자들도 카카오T 택시가 편하니 계속 T블루만 부르게 되고, 카카오의 독점력은 계속 강화되는 일종의 락인효과가 발생했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T 택시가 도로위를 달리고 있다. (사진=이선율기자)
 
최근 모빌리티 투명성 위원회가 카카오T 택시 배차 시스템에 콜 몰아주기와 같은 차별적인 로직은 보이지 않았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선 목적지 표출과 미표출을 구분해 운영하고 있는 알고리즘 시스템부터 들여다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일반택시 호출을 불렀는데도 카카오T 택시가 오는 의혹 등에 대한 검증도 빠져있다고 문제삼았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2018년 스마트호출을 도입하며 가맹택시를 대상으로 목적지 미표시 방식을 도입해 현재까지 운영중이다. 당시 목적지를 볼 수 있는 일반택시들은 단거리콜보다는 원거리콜 중심의 '승객 골라태우기'가 성행해 승객들의 불만이 꽤 있었다. 이 때문에 올해 초 서울시는 카카오에 목적지 미표기를 하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지만 카카오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안 연구위원은 카카오가 이렇게 목적지 표기·미표기 구분을 해 운영하는 방식이 넓게 보면 자사 가맹택시에 승차율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비가맹 일반택시의 경우 목적지가 표시돼 운영되기에 원거리 승객만 골라태우는 일이 많은 반면, 카카오T 가맹택시는 강제배차 방식이기 때문에 콜 수락률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안 위원은 "콜 몰아주기 로직 자체보다는 카카오가 일반택시엔 목적지 표시를 허용하고 가맹택시는 목적지 미표시로 조치해 승객 이용을 유도하는 유리한 알고리즘을 짜놓고 시작했다는 데서부터 문제를 살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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