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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2·비윤 2'…한동훈 장관, 이르면 17일 검찰총장 후보 제청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 4명 최종 압축
'친윤' 이두봉·이원석, '비윤' 김후곤·여환섭
수사지휘·검찰장악·검수완박 돌파 능력 잣대
'인사 실패·지지율 바닥' 의외의 변수로
2022-08-16 21:48:42 2022-08-16 21:48:42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윤석열 정부 초대 검찰총장 후보가 4명으로 압축됐다. 모두 현직 검사로, 김후곤 서울고검장·여환섭 법무연수원장·이두봉 대전고검장·이원석 대검찰청 차장 등(이상 가나다순)이 최종 후보로 올랐다. '친윤 2명'에 '비윤 2명'이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김진태)가 16일 한동훈 법무부장관에게 추천한 후보 중 김 고검장과 여 원장은 비윤으로 분류된다. 두 사람 모두 '비서울대 검사'들이기도 하다. 
 
김 고검장은 사법연수원 25기로, 경남 남해 출신이다. 서울 경동고와 동국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이른바 '특수통'으로 수원지검 특수부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검사 등을 역임했다. 대검 대변인과 과거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격인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으로도 근무했다. 2018년 검사장(대검 공판송무부장)으로 승진한 뒤 박상기 법무부 장관 시절 기획조정실장을 맡았다. 서울북부지검장·대구지검장을 거쳐 올해 5월 서울고검장으로 임명됐다.
 
여 원장은 사법연수원 24기로 이번 검찰총장 후보 가운데 가장 선임이다. 윤석열 대통령 보다 한 기수 아래다. 경북 김천 출신으로 김천고와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특별수사 전문가다. 검사 임용 6년만인 2004년 대검 중수부 검사로 차출됐다. 대검 중수부 1과장, 중수부 2과장을 거쳐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역임했다. 대검 대변인과 반부패부 선임연구관을 거쳐 청주·대전·광주지검에서 검사장으로 근무했다. 대전고검장으로 취임한 뒤 올해 6월 법무연수원장으로 임명됐다.
 
검찰총장 최종 후보군. 왼쪽부터 김후곤 서울고검장·여환섭 법무연수원장·이두봉 대전고검장·이원석 대검 차장검사.
 
강원 양양 출신인 이 고검장은 강릉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이번 검찰총장 후보 가운데 형사부 수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많다. 대검 연구관, 서울지검 부부장 검사, 대검 첨단범죄수사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으로 근무한 후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와 1차장 검사를 역임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취임하면서 검사장(대검 과학수사부장)으로 승진한 뒤 대전지검장과 인천지검장을 거쳐 올해 6월 대전 고검장으로 임명됐다.
 
이 차장은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사법연수원 27기 동기다. 역시 '특수통'으로 분류된다. 광주 출신으로 서울 중동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대검 중수부 연구관, 서울중앙지검 검사, 대검 수사지휘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검사 등을 거쳤다. 2018년 7월 서울고검 검사로 근무하다가 2019년 7월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검사장이 됐다. 2020년 1월 수원고검 차장검사로 보임됐다가 제주지검장으로 임명된 후 올해 5월 대검 차장검사로 취임했다. 현재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최종 후보 4명에 대한 검찰 안팎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인품이나 지휘능력 면에서 누가 검찰총장이 되더라도 무리 없이 해 낼 인사들이라는 것이다.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사진=뉴시스
 
검찰 내부에서는 이 차장을 최종 후보로 점치는 사람이 많다. 김오수 전 총장 퇴임 후 검찰총장 공석 상태의 검찰을 빠르게 장악해 안정시켰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검찰총장으로서 이미 검증이 됐다고 보는 검사들도 없지 않다. 검찰을 잘 아는 윤 대통령과 한 장관과의 관계를 고려해봐도 이 차장이 적임자로 지목된다. 검찰 인사와 '검수완박 권한쟁의 심판' 등 주요현안을 두고 한 장관과 합을 맞춘 사람도 이 차장이다. '식물총장'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도 후한 점수를 받는다. 
 
다만 윤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이 어느 방향으로 방점이 찍히느냐에 따라 검찰 안팎 전망은 미세한 차이를 보인다. 우선 속도를 내기 시작한 사정정국을 고려 하면, 수사지휘 능력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네 후보 모두 권력형 비리부터 민생사범 수사까지 수사에 관한 한 일가견이 있는 인물들이지만 여 원장 이름이 많이 들린다. 
 
여환섭 법무연수원장. 사진=뉴시스
 
여 원장은 특별수사에 관한 한 검찰의 상징적 인물이다. 당대의 여러 권력비리를 수사해왔다. 2003년 굿모닝시티 사건, 2005년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 2006년 현대차 비자금 사건, 2010년 함바집 비리사건,  2013년 원세훈 전 원장의 건설사 뇌물 사건, 4대강 비자금 사건, 동양그룹 사기성 CP사건 등을 수사했다. 현직 검사로는 드물게 일선 주요 3개 지검 검사장과 고검장을 역임해 조직 지휘 능력도 검증됐다는 평가다. 서울대 출신 일색이라는 윤석열 정부의 인사상 비판에서도 자유롭다. 
 
이두봉 대전고검장. 사진=뉴시스
 
이 고검장도 수사 지휘능력 면에서 인정을 받는다. 대전지검장 시절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 의혹' 수사로 전 정부 인사들에 대한 수사 경험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지목된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한 검사장과 이 차장과의 소통에도 무리가 없어 '식물총장' 우려가 없다는 이도 있다. 야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적 외풍에도 뚝심 있게 수사를 지휘할 수 있다는 평가가 많다.  
 
김후곤 서울고검장. 사진=뉴시스
 
검찰조직 안정과 대외적 신뢰 면에서는 김 고검장에 대한 평가가 후하다. 검찰 내부에서는 후배들 뿐만 아니라 선배들까지도 김 고검장의 인품과 능력을 칭찬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검수완박 사태' 당시 검찰을 대표해 대국민 설명에도 나선 바 있어 인지도도 높다. 단단한 검찰 내 지지기반으로 검수완박 사태를 돌파할 인물로도 거론된다. 수사지휘 능력도 빠지지 않는다. 동양그룹 기업어음 사기사건, 관피아 비리 사건, 시민단체장 론스타 뒷돈 사건 등을 수사했다. 여 원장과 함께 비서울대 출신이라는 점도 장점이다.
 
윤 대통령의 국민 지지율이 바닥 상황이라는 점도 변수다.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의 의중을 잘 아는 검찰 안팎 인사들은 '친윤'으로 분류되는 이 차장과 이 고검장 중 한명을 최종 후보로 보지만, 지금 같은 비상사태에서는 검찰총장까지 '친윤' 검사로 임명하기는 아무래도 부담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 고검장의 경우 '유우성 보복기소' 논란이 있다. 김진태 검찰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 위원장은 "회의에서도 그 이야기가 나왔다. 그 중 한 사람을 법무부장관이 추천할 테니 그 단계만 있겠느냐"고 했다. 검찰총장 인사가 늦어진 것과 함께 막판에 중립 성향인 구본선 전 광주고검장 등 외부인사가 유력 후보자로 물망에 오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 장관은 이날 퇴근길에 만난 기자들이 제청 기준에 대해 묻자 "정의와 상식을 지켜 범죄를 제대로 척결하는 의지와 능력을 가진 분을 제청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추천위 추천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르면 17일 검찰총장 후보자를 윤 대통령에게 제청할 것으로 보인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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