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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윤핵관과 전면전…"일 벌이고 후폭풍 없을 줄 알았나"(종합)
국회서 기자회견, 비대위 전환엔 "사람·조직에 충성하는 것 불태워야"
윤핵관 실명 비판…"권성동·장제원·이철규, 수도권 열세지역 출마해야"
"'내부총질 문자'엔 상처 안 받았지만, '올 것이 왔다' 생각에 자괴감"
2022-08-13 19:16:16 2022-08-13 19:16:16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과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관한 입장을 밝히면서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 대표는 "이런 큰 일을 벌이고 후폭풍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느냐"며 "윤핵관과 끝까지 싸울 것이고,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방식으로 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은 민주적으로 운영돼야 하고 자유롭게 발언하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만 당원들과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면서 "저는 국민의힘이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걸 넘어 이제 조직에 충성하는 것도 불태워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비대위 전환이 정당 민주주의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 이날 기자회견은 이 대표가 지난달 8일 새벽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받은 후 37일 만에 공식 입장을 표명한 자리다.
 
13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과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대표는 또 "큰 선거에서 세 번 연속으로 국민의 힘을 지지한 국민이 다시 보수에 등을 돌리고, 당원들이 자부심보다는 분노를 표출하는 상황을 보면서 많은 자책감을 느낀다"며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모두 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제가 비대위 출범에 대해 가처분신청을 하겠다고 하니까 갑자기 저보고 '선당후사를 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오로지 자유와 인권의 가치와 미래에 충실한 국민의 힘이 돼야 하고, 보수정당은 민족주의와 전체주의, 계획경제 위주의 파시스트적 세계관을 버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많은 우상과 타부를 깨면서 이 자리에 왔고, 고작 100여년 전에는 왕을 모시던 나라가 진정한 민주주의를 향하기까지는 많은 탈피가 필요하다"며 "이번에 우리가 벗어던져야 할 허물은 보수진영 내의 근본 없는 일방주의이고, 자유한국당 시절의 모습은 지금 우리 국민의힘의 대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지난 2년간 우리가 선거에 연달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미래를 담는 대안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라며 "삭발과 반공, 종교적 근본주의가 대안일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정과 성, 차별, 약자 담론, 정의, 사회적 갈등, 철학의 충돌 같은 중요한 미래의 과제들을 하나도 다루지 못하는 정치권이 젊은 세대의 어떤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겠느냐"며 부연했다.
 
13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대표는 비대위 전환의 배후로 지목된 윤핵관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윤석열정부가 위기인 것은 윤핵관이 바라는 것과 윤석열 대통령이 바라는 것, 당원과 국민이 바라는 것이 전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권성동·장제원·이철규 의원 등 윤핵관과 정진석·김정재·박수영 의원 등 윤핵관 호소인들은 수도권 열세지역에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성동·장제원·이철규 의원을 윤핵관으로 지칭했고, 정진석·김정재·박수영 의원은 윤핵관 호소인으로 부르며 실명을 언급하면서 사실상 전면전을 선언했다.

이 대표는 "윤핵관들이 꿈꾸는 세상은 국민의힘이 선거에서 이기고 국정동력을 얻어 가치를 실현하는 방향이 아니다"라며 "그저 본인들이 우세 지역구에서 다시 공천받는 세상을 이상향으로 그리는 것 같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소위 윤핵관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모두 우리 당의 우세 지역구에서 당선된 건 우연이 아니다"라며 "경상도나 강원도, 강남 3구 등 공천만 받으면 당선될 수 있는 지역구에 출마하는 이들은, 윤석열정부의 성공 때문에 딱히 더 얻을 것이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윤핵관들은 (수도권 열세지역 출마를)선택할 리가 만무한 이상 저는 그들과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방식으로 가려고 한다. 다음 주부터 더 많은 당원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특히 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가 나눈 '내부 총질 문자' 파문에 관해선 "민심은 떠나고 있는데, 윤 대통령이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가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그건 당의 위기가 아니라 대통령의 지도력의 위기"라고 꼬집었다.
 
이날 이 대표는 그간의 설움이 북받친 듯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누차 저를 '이XX, 그XX'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도 '그래도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내가 참아야 한다'라고 크게 '참을 인'자를 새기며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니고 목이 쉬라고 외쳤던 기억이 떠오른다"며 "당원 가입화면 캡처 사진을 보내온 수많은 젊은 세대를 생각하면서 마약 같은 행복함에 잠시 빠졌고, 전라도에서 보수정당에 기대를 하는 표정을 보면서 진통제를 맞은 듯 바로 새벽 기차를 타고 심야 고속버스를 탔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렇게 말하는 대목에선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쏟았다.
 
13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과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나눈 '내부 총질 문자'를 언급하면서 "내부 총질이라는 표현을 봤을 때 표현 자체에서는 어떤 상처도 받지 않았다”라면서도 "그저 '올 것이 왔다'는 생각과 함께 양의 머리를 걸고 진짜 무엇을 팔고 있었던 것인가 하는 생각만 들었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집권여당이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에 쓴소리를 하지도 못하는 것을 비판하면서 "최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이 부정선거 음모론을 줄기차게 주장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국정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하는 것을 봤다"며 "대통령실이 음모론자와 교류하는 것에 대해 한마디도 지적하지 못한다면 이 당은 이미 죽은 당이고, 죽은 당에 총선에서 표를 줄 국민은 없다"고 지적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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