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마른 장마가 이어지며 자동차 침수 피해가 줄고, 코로나19 거리두기 조치 완화 이후에도 자동차 사고량이 이전 수준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영향이다.
26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6월 주요 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달보다 하락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중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손해율이 낮을수록 보험사가 이익을 본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7%로 지난달(79.1%)보다 2.1%p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DB손해보험은 지난달보다 1.3%p 낮아진 75%, 현대해상은 0.5%p 개선된 75.7%, KB손해보험은 3.3%p 개선된 75%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메리츠화재·롯데손해보험·흥국화재·AXA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 등이 모두 전월 대비 손해율이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이 높은 대형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를 비롯해 7개사가 자동차보험 손해율 80% 밑으로 안착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나타냈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80% 전후 손해율을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80%를 크게 선회하면 보험사가 적자를, 80%를 밑돌면 이익을 본 것으로 판단한다.
손보업계는 손해율 ‘선방’ 추세의 원인이 장거리 자동차 운행량이 감소한 것에 있다고 보고 있다. 도로교통공사에 따르면 고속도로 교통량은 올 4월 2억5711만대에서 6월 2억5597만800대로 소폭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ABS(자동차 자동 제어), 차선이탈경고장치 등 사고를 예방하는 첨단장비 보급이 활성화되면서 자동차 사고 건수가 줄어들고 보험금 지급 규모도 줄어들었다는 견해도 나온다.
실제로 자동차 사고 사망자 수도 감소했다. 25일 경찰청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교통사고 사망자 추이를 보면 저년 동기 대비 5.1% 감소한 1236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경찰청이 교통사고 사망자 통계를 관리하기 시작한 1970년 이래 가장 적은 숫자다.
마른 장마의 영향도 일부 받았다고 보고 있다. 장마로 인한 침수피해 건수가 크게 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대부분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하락하거나 소폭 상승에 그치면서 손해보험사들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손보사들은 크게 웃지 못하고 있다. 보험료 인하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아직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 손해율이 집계되지 않았고, 사고 건수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인데다 겨울이 되면 빙판길 사고 등으로 자동차 사고가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섣불리 자동차 보험료 인하를 검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7월 상위 4개 손보사의 일평균 사고 건수(2만2683건)은 지난달(2만566건)에 비해 10.3% 가량 늘어나고 있어, 7월 손해율은 이번 보다 다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자동차부품비와 병원 진료비 증가 등 원가상승 요인도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어, 보험료 인하는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6월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지난달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연합뉴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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