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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환 대신 상환…고금리에 조달전략 수정하는 건설사
GS건설·HDC현산·대우건설 등 만기도래 채권 차환안해
스프레드 0.874%p까지 확대…담보부사채 등 우회 조달도
2022-07-13 08:00:00 2022-07-13 08:00:00
(사진=백아란기자)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건설사 회사채가 기관투자가로부터 외면을 받으며 자금조달 전략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철근, 시멘트 등 주요 건설 자재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금리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로 회사채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비용 부담도 커진 까닭이다. 특히 사채 만기가 도래한 건설사들은 예년과 달리 채권 재발행보다 현금 상환을 선택하는 경우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13일 금융감독원과 예탁결제원 등에 따르면 이달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건설사는 GS건설(006360), 대우건설(047040), 포스코건설, HDC현대산업개발(294870), 태영건설(009410), 이수건설, 한신공영(004960) 등 7곳으로 집계됐다. 이들 건설사의 회사채 발행 금액은 총 8620억원에 달한다.
 
만기도래 금액이 3000억원으로 가장 큰 GS건설은 이날 현금상환을 단행했으며, 오는 13일(1500억원)과 17일(500억원) 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현금으로 상환할 계획이다.
7월 만기도래하는 건설사 회사채 현황.(표=뉴스토마토)
이달 17일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대우건설도 현금 상환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오는 22일 1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오는 태영건설은 차환과 상환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살펴보면서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의 이 같은 행보는 회사채 재발행을 통한 대출 상환에 부담을 느낀 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건설사들은 현금 확보를 위해 사채 연장이나 재발행 후 기존 채권을 상환하는 차환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비용 감축에 방점을 두는 모양새다. 원자재값 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과 투자심리 저하가 자금조달 시장에 하방경직성을 높이고 있어서다.
(표=뉴스토마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건설사 자금 조달 기준이 되는 신용등급 AA-급(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11일 기준 연 4.198%를 기록했다.
 
회사채 금리는 전년 동기(연 1.877%)에 견줘 약 2.23%포인트 증가한 수준으로, 회사채와 국고채(3년물) 간의 신용도 차이를 보여주는 스프레드는 지난해 4월 16일(0.875%) 이후 최고 수준인 0.874%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통상 신용스프레드 확대는 회사채 수요가 줄어 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이 물가 급등 등을 이유로 지난해 8월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긴축 속도를 높이면서 건설사 입장에서는 높은 금리에 따른 부담감과 함께 일부 채권이 팔리지 않을 수 있다는 미매각 불안감도 커진 실정이다.
 
한편 투자심리 악화로 자금조달 전략을 수정하는 건설사도 나오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지난 4일 채무상환을 위해 담보부사채를 발행했다. 부동산 등의 담보를 활용, 보다 높은 신용등급으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회사채 금리가 4%대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건설사마다 다르겠지만 현금및현금성자산이 많은 곳들은 재무관리 차원에서 차환보다 현금상환을 택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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