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최근 네덜란드와 스페인 등 유럽을 중심으로 확률형 아이템 규제 움직임이 나타나는 가운데, 국내에서 확률형 아이템 법제화 추진이 원활하게 진행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부터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커지면서 자율규제를 넘어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규제 논의에 속도가 붙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현재 게임법 전부 개정안은 여전히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이다. 연내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국회 하반기 원 구성이 지연되고 있어 게임법 개정안 통과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경우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사행성을 우려해 지난달 30일 여야 의원들이 모여 '확률형 아이템 판매 법적 금지'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확률형 아이템은 도박의 일종으로 구매에 중독될 가능성이 있어 구매자 가족이 예상치 못한 경제적 부담, 가정 파괴 위험 등을 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네덜란드는 그동안 확률형 아이템을 도박법에 근거해 규제해 왔는데, 해당 법안으로는 '피파'와 같은 확률형 아이템 게임에 대한 규제가 어려워진 것이 새 법안 추진의 계기가 됐다
게임법 전부개정안에 대한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공청회가 열린 모습. (사진=국회방송 캡처)
스페인도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스페인 소비부 당국은 확률형 아이템과 도박에 무시할 수 없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고, 도박법과 별개로 확률형 아이템에 적용할 새 법안 마련에 나섰다. 스페인 당국에선 확률형 아이템을 18세 이하 청소년들에게 판매될 수 없게 하는 등의 내용을 검토중이다.
그러나 국내에선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하는 법안이 1년 넘게 계류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은 지난 2020년 12월 확률형 아이템 표시 의무화 내용이 담긴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전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고, 이후 지난 2월에서야 여야 의원을 비롯해 정부 관계자, 법안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등이 함께 참석해 법안을 논의하는 공청회가 열린 바 있다. 법안이 법사위에서 심사되기 위해선 국회 상임위가 주관하는 공청회가 먼저 열려야하고, 이후 심사를 받아 법안심사소위에 회부, 통과시 입법과정 7부 능선을 넘게 된다.
그러나 21대 국회 하반기 원 구성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어 법안소위를 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상헌 의원실 관계자는 "문체위 의원들이 구성돼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데 아직 그렇지 못해 법안소위를 열어 심사할 수 없는 상태다. 당초 6월초에 원 구성이 됐어야했는데 다른 현안 등으로 7월 중순까지 지연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넥슨 마비노기 이용자가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를 하라고 트럭시위를 하는 모습. (사진=마비노기 커뮤니티)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가 넥슨코리아의 확률형 아이템 확률 조작 의혹에 대해 현장 조사에 나섰다.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마비노기 등 넥슨 게임을 중심으로 조사에 나섰는데 향후 넥슨에 대한 결과 발표 이후 다른 게임사에 대한 조사로 확대할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정위는 이른 시일 내 넥슨에 심사보고서를 발송한다는 계획이다.
게임산업 관계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확률형 아이템 법제화 필요성에 공감대를 표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관계부처 합동으로 다양한 매체 환경에서 나타날 수 있는 유해요인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고 건강한 성장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제4차 청소년보호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대책 중 하나로 청소년에 유해한 게임 광고 제한을 비롯해 확률형 아이템 표시 의무 부과를 추진한다. 하지만 현재로선 의무사항이 아닌 만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재가 어려운 실정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현재 문체위에 확률형 아이템 공개 관련 법안 5건이 올라와있는데 해당 내용 논의가 본격화되면 어떤 게임에 대해 어떤 범위까지 규정할지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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