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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최종병기 앨리스’ 박세완 “처음 ‘왜 나를?’이라며 놀랐죠”
명랑·쾌활 이미지 버리고 어둡고 강한 ‘인간병기’ 그려…“감독님 말에 출연결정”
평소 운동과 먼 습관 거친 액션 소화 위해 몸 만들기 고충...“감정 텐션조절까지”
2022-07-03 01:00:02 2022-07-03 01:00:02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도대체 이 배우가 왜 이 역할에 캐스팅 됐을까 상상해 봤다. 그런데 사실 당사자도 그랬단다. ‘왜 나를 이 배역에라면서 의아함만 가득했었다고. 우선 그가 연기해야 할 배역은 국제적 킬러 집단이 육성해서 만들어 낸 최고의 엘리트 인간 병기다. 사람이지만 문자 그대로 사람 죽이는 데 최고의 실력을 가진 킬러인 셈이다. 그리고 이 역할, 19세 소녀다. 또 이 배역을 맡은 배우, 박세완이다. 가녀리고 여린 이미지의 배역만 도 맡아 온 여배우다. 명랑 발랄한 이미지도 가득했다. 그런데 이런 배우에게 서슬 퍼런 킬러의 이미지를 끌어 내려 한 작품이 궁금했다. 그리고 그런 연출자는 더욱 더 궁금했다. 당연히 박세완도 너무 궁금했단다. 우선 내가 하고 못하고는 둘째였다. 도대체 왜 나한테 이걸 주셨는지라고 궁금증부터 샘솟았다고. 그렇게 만난 작품과 연출을 맡은 감독님은 그 얼굴에서 맑은 웃음기를 완전히 빼보고 싶다는 욕심을 전했단다. 그 말에 박세완도 뭔가 끌리듯 이 작품 출연을 결정했다. 우선 운동과는 평생 담을 쌓고 살아온 박세완은 앞으로 평생 다하고도 남을 정도의 운동을 이 작품 준비하면서 몰아서 했다고 웃는다.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 최종병기 앨리스그리고 주인공 앨리스를 연기한 박세완과 만났다.
 
배우 박세완. 사진=왓챠
 
최종병기 앨리스에선 화장기 전혀 없는 맨 얼굴, 여기에 순식간에 상대방을 제압하는 모습까지. 문자 그대로 소녀 살인 병기로 등장한다. 레퍼런스가 상당히 많은 캐릭터다. 하지만 앨리스는 조금 달랐다. 우선 끔찍한 살인 병기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소녀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그 나이 또래의 꽁냥거리는 모습과 이미지가 극 전체에 가득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시점에선 1화부터 3화까지만 공개된 상태였다.
 
제가 늘 밝고 장난치는 말괄량이 이미지의 모습만 많이 보여 드렸잖아요. 사실 저도 굉장히 당황했어요. 어느 날 대본 하나가 들어왔는데 봐라하면서 회사에서 주셨죠. 제목부터 섬뜩한데 제가 맡을 역이 뭘까 하고 보니깐 주인공 킬러 소녀인 거에요. ‘왜 나한테?’라고 의아했죠(웃음). 감독님 미팅도 다른 게 궁금한 게 아니라 왜 나인지부터 여쭤 보고 싶었어요. ‘결코 그럴 것 같지 않은 친구가 했으면 좋겠다고 해주셔서 마음이 움직였어요.”
 
우선 박세완이 걱정해야 할 부분은 몸 만들기였다. 국제적 킬러 집단에서 육성된 인간 병기로서의 실감 나는 모습을 선보여야 한다. 절대 어설퍼 보이면 안될 듯했다. 아니 그러면 안 된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가 있다. 박세완은 자신의 팔뚝을 보이며 웃었다. 흰색 반팔 셔츠를 입고 있는 그의 팔뚝은 가녀리다 못해 부러질 듯할 정도였다. 박세완은 정말 호탕하게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배우 박세완. 사진=왓챠
 
지금 제 팔뚝을 보셨죠(웃음) 제가 근육이랑은 정말 안 친해요. 웨이트 운동 좋아하시는 분들 정말 많은 데, 전 왜 그 무거운 걸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하하하. 그리고 달리기도 진짜 못해요. 진짜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 너무 고민이 많았었죠. 액션스쿨에서 선생님들이 진짜 고생 많이 하셨어요(웃음). 그래도 하다 보니 또 되더라고요. 진짜 액션스쿨 선생님들 절 이만큼까지 만들어 주시고. 최고이십니다 하하하.”
 
평소에 운동과 담쌓고 지낼 정도로 격한 운동은 삼가하며 지낸 박세완은 최종병기 앨리스촬영이 다 끝난 뒤 한 달 정도를 내리 누워서만 지냈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그만큼 힘들었단 얘기를 농담으로 전했지만 당연히 쉽진 않았다는 게 와 닿았다. 무엇보다 인터뷰 내내 상당히 텐션이 높은 유쾌함으로 대화를 이어가는 박세완이 어둡고 또 말수도 적은 킬러를 연기한다는 데 보통 답답한 일은 아니었을 듯하다.
 
맞아요(웃음). 기본적으로 제가 연기한 겨울이란 아이의 성격을 유지해야 해서 텐션을 좀 낮추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촬영이 마무리될 때까진 저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많이 했어요. 반면에 기대를 많이 했던 건 겨울이의 학교 생활 모습이었거든요.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그 시절 제 모습을 기억해 그대로 꺼내 보여주면 될 듯했어요. 그건 정말 자신 있었어요.”
 
배우 박세완. 사진=왓챠
 
극중 박세완이 연기한 겨울의 상대역이자 함께 고교 생활을 하는 여름을 연기한 송건희와의 로맨스는 그래서 초반 최종병기 앨리스의 꽁냥거리는 분위기를 물씬 풍기게 만든다. 1화부터 3화까지 이어지는 극중 박세완은 인간병기 앨리스라기 보단 여고생 겨울이로서의 삶과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런 분위기는 송건희가 연기한 여름을 통해 더욱 시너지를 냈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둘이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현장에서 여름과 겨울의 대사와 서사에 집중을 해서 연기를 하면 케미가 안 살아날 수가 없겠더라고요. 저희 둘의 연기가 그만큼 좋았다기 보단 이병헌 감독님이 쓴 대본의 대사에 담긴 말 맛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어요. 연출을 맡은 서성원 감독님도 멜로가 너무 진한데라고 놀리기도 하셨으니까요. 하하하.”
 
박세완은 최종병기 앨리스의 장점으로 앞서 언급한 이병헌 감독의 대본을 첫 번째로 꼽았다. 하이틴 장르도 아니고 멜로 장르도 아니고 액션 장르도 아닌 묘한 느낌의 복합 장르가 탄생한 듯한 이번 시리즈의 힘은 오롯이 이병헌 감독의 대본이 가진 힘이라고 추켜 세웠다. 그는 이병헌 감독의 작품에 한 번은 꼭 출연해 보고 싶었던 욕구가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그걸 풀었다고 웃는다.
 
배우 박세완. 사진=왓챠
 
“‘앨리스제작팀이 이병헌 감독님과 계속 작업을 했던 팀이라고 들었어요. 이병헌 감독님은 이번에 연출이 아닌 대본을 쓰시고 총괄 프로듀서로만 참여를 하셨거든요. ‘극한직업도 같이 하신 팀으로 들었죠. 여기에 김태훈 김성오 정승길 등 엄청난 선배님들이 함께 해주셨잖아요. 진짜 저만 잘하면 되는 상황이었어요. 제가 좀 어리바리하면 카메라 감독님이 정말 배려도 많이 해주셨어요. ‘넌 연기에만 신경 써라. 촬영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라고 말씀해 주시고. 진짜 감동이었죠.”
 
오는 7 1 4화부터 6화까지의 공개를 앞두고 있다. ‘최종병기 앨리스는 총 8화로 구성돼 있다. 그는 앞서 공개된 1화부터 3화까지의 분위기가 하이틴 로맨스 장르에 가깝다면 4화부턴 장르 마니아들이 열광할 수 있는 화끈한 액션이 준비돼 있다며 기대해 달라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박세완은 이 작품이 공개되면 바라는 게 하나 있다고 한다.
 
배우 박세완. 사진=왓챠
 
우선 저도 장르물을 잘 안 봤었어요. 피가 많이 나오고 거친 액션이 나오는 게 제 취향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이번에 직접 작품을 소화해 보니 의외로 너무 재미있었어요. 이런 장르를 잘 안 보시는 분들도 최종병기 앨리스를 한 번 도전해 보시면 분명 경험해 보지 못한 재미를 느끼실 거에요. 그리고 박세완도 이런 장르가 어울리네란 평가를 받으면 저로선 이 작품과 함께 한 시간에 대한 최고의 칭찬이 될 것 같아요.”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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