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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중소기업 생존 위해 최저임금 동결해야"
중앙회 노동인력위원회,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중소기업계 입장 발표
2022-06-27 14:10:51 2022-06-27 18:04:59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오늘 아침에 일당 60만원에 기사를 채용했습니다. 최저임금이 계속 오르다보니 보조기사 인력을 채용하기 힘들어지면서, 숙련 기술자 임금만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중장비 임대업을 운영하는 박길수 고소작업대임대업 협동조합 이사장(삼우 대표)은 27일 중소기업중앙회가 개최한 '2023년도 최저임금 동결 촉구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숙련공 육성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이같이 호소했다. 박 이사장은 "근로자의 대부분이 50대 이상, 60대가 대부분"이라면서 "젊고 발빠른 젊은 기술자가 부족해지면서 대형사고의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소기업계가 2023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어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지불능력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5년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중소기업현장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원자재 가격 폭등과 금리 인상으로 많은 중소기업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 생존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최저임금을 현 수준으로 유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주보원 중소기업중앙회 노동인력위원장은 "지난해부터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중소기업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면서 "특히 이번에는 도입될 것으로 기대했던 업종별 구분적용까지 무산되면서 형편이 어려운 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실망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열악한 영세기업의 지불능력을 고려해 내년도 최저임금은 중소기업도 살리고 근로자들의 일자리도 지킬 수 있도록 동결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등에 따르면 최근 최저임금 인상 폭은 경제성장률 및 물가상승률을 상회했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2.62%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음에도, 최저임금은 연평균 7.25% 인상됐다. 중소기업계는 특히 2018년(16.4%)과 2019년(10.9%) 급격한 인상으로 현장의 충격이 컸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과 원자재 가격 급등까지 연달아 일어나면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중소기업계의 체감도가 더욱 크다는 설명이다. 
 
한상웅 대구경북패션칼라산업협동조합 이사장(한신특수가공 대표)은 "석탄 가격이 작년 대비 3배 이상 급등해 업계가 LPG로 억지로 유지하면서 겨우 유지하고 있다"면서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최저임금은 이미 1만992원 수준으로 더 이상의 추가 인상은 감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윤영발 한국자동판매기운영업협동조합 이사장(지앤비벤딩 대표)은 "어려운 경기상황으로 매출이 늘지 않는데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어쩔 수 없이 근로시간을 줄여 대응하고 있다"며 "근로시간이 줄어드니 매출이 주는 악순환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인상만이 좋은 것이 아니다"라면서 "일하고 싶은 고령 근로자가 많다는 사실도 알아달라"고 덧붙였다.
 
김창웅 한국건설기계정비협회장(카라인종합정비공장 대표)은 "이미 최저임금 이상을 대부분 지급하고 있으나 최저임금이 오르면 기존 근로자의 임금도 연동해 인상해야 해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계는 2023년도 최저임금 논의 가운데 업종별 차등 적용이 무산된 것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표했다. 지난 21일 제 5차 전원회의에서 공익위원들이 노동부에 업종별 차등 적용 연구 용역을 권고하는 선에서 마무리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에 대해 공익위원이 연구를 요청해놓은 상황으로, 내후년에 바로 시행된다 말할 수는 없지만 올해보다는 진일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노동인력위원회는 27일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2023년도 최저임금 동결 촉구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중기중앙회)
 
한편 노동계는 올해 최저임금(9160원)보다 1730원(18.9%) 오른 1만890원을 제시했다. 경영계는 올해와 같은 9160원을 제시한 상태다. 최저임금 심의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는 28일 제7차 전원회의를 개최한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법정 시한은 오는 29일이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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