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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주식 인플루언서와 실시간 소통"…MZ 사로잡은 '커피하우스'
한동엽 소셜인베스팅랩 대표 "'커피하우스', 국내 최초 SNS융합 주식 커뮤니티앱"
"실거래 기반 포트폴리오 공유로 건전한 주식거래환경 조성"
소수점 단위 해외 주식 콘텐츠 추가…하반기 인도·동남아 등 글로벌로 무대 확장
2022-04-11 16:01:11 2022-04-11 16:06:02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주식과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융합한 금융투자 플랫폼, 즉 소셜 투자 플랫폼 앱들은 이미 미국이나 유럽에서 활성화돼 있습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인도, 일본, 동남아로의 진출로 무대를 넓힐 계획입니다."
 
20~30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주식 투자 열풍이 뜨거운 가운데 이들을 겨냥한 맞춤형 플랫폼이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카이스트 출신의 한동엽 대표와 박남규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등이 함께 지난해 1월 설립한 소셜인베스팅랩이 그 주인공이다.
 
소셜인베스팅랩 설립의 단초가 된 것은 미국 소셜 투자 플랫폼인 '퍼블릭닷컴', '커먼스탁', 유럽 플랫폼 '이토로' 등의 인기다. 영감을 받아 1년의 담금질을 거친 후 회사는 국내 최초 주식 SNS 플랫폼 '커피하우스'를 올해 2월 정식버전으로 선보였다. 기존 증권사의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에 SNS를 결합한 형태의 커피하우스는 서비스 시작 3개월만에 15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커피하우스의 인기 비결을 듣기 위해 이달 1일 서울 구로디지털단지 소재 소셜인베스팅랩 본사에서 한동엽 소셜인베스팅랩 대표를 만났다. 
 
한동엽 소셜인베스팅랩 대표. (사진=소셜인베스팅랩)
 
커피하우스는 MZ세대의 기호에 맞게 하나의 앱 안에서 계좌 개설·주식 거래는 물론 실거래 기반의 포트폴리오를 관리·공유하며 신뢰도 있는 주식 정보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한 대표는 커피하우스의 인기비결에 대해, SNS 상에서의 지속적인 네트워킹으로 커뮤니티 내 자정 작용이 활성화되며 신빙성 있는 정보가 쌓인다는 점을 첫손에 꼽았다.
 
한 대표는 "네이버, 팍스넷, 인베스팅닷컴 같은 종목토론방 등 기존의 커뮤니티들은 종목에 댓글이 달리는 형태의 종목 중심 커뮤니티인 데 반해, 커피하우스는 히스토리와 소셜네트워크에 기반한 사용자 지향성인 SNS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면서 "십년도 넘은 일반 종목토론방에서는 아직까지도 인플루언서가 발생되지 않지만 저희 커피하우스에는 인플루언서가 생기고 있고, 네트워크도 지속되면서 활발한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도록 열려있는 서비스를 지향하다보니 단순 투자 행위를 넘어 MZ세대들의 소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것이 한 대표가 발견한 특이점이기도 하다. 특별히 MZ세대를 타깃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한 대표는 "2020년에 엄청난 주식열풍이 불었는데, 이때 새롭게 유입된 신규 주식계좌 중 절반 이상이 MZ세대의 주식계좌였다"면서 "2019년도까지만 하더라도 주식투자라는 문화는 자산가와 기관, 외인들의 문화였지만 이제는 MZ세대의 문화로 보편화 되어가고 있고, 실제로 커피하우스를 통해서 투자라는 행위가 문화로 확장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커피하우스는 1인 1계정과 실제 주식계좌의 연동 방식으로 이용자의 실 보유 주식과 수익률, 게시물 내역 등을 볼 수 있게 만들어졌다. 이같은 특성은 특정 종목 띄우기를 하려는 부정행위를 사전에 막는 등 자정작용 역할을 한다. 이용자 한명 한명이 자신의 실제 포트폴리오를 오픈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스스로가 책임의식을 부여할 수 있도록 만드는 판을 제공했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정보제공자의 영향력과 신뢰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수치화할 수 있는 AI(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등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동엽 소셜인베스팅랩 대표. (사진=소셜인베스팅랩)
 
한 대표는 "게시물을 올린 사람의 투자 실력,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말을 잘 전달하는지, 이용자와 팔로워의 포트폴리오 유사도 등 지표를 세분화해 이용자의 영향력을 수치화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현재 개발하고 있다"면서 "인위적으로 특정 종목이 좋다고 하고 지인들을 끌어모으거나 했을 경우 알고리즘에 의해 데이터셋에서 아예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소셜인베스팅랩은 상반기 중으로 소수점 거래를 포함한 해외 주식 콘텐츠를 업데이트할 예정으로 이를 위해 대형 증권사와 협업을 논의 중이다. 한 대표는 "테슬라의 경우 한주에 100만원이 넘는 고가다 보니 소수점 거래 기능을 이용자들이 훨씬 많이 이용한다. 이 달 중으로 간단한 내부 테스트를 마무리한 후 빠르면 6월중 론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셜인베스팅랩에 대해 금융권에서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는 앞서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와 신한금융그룹으로부터 초기 투자를 유치했고, SK증권과 IBK기업은행 등 2~3곳의 금융기관으로부터 약 10억원 이상 규모의 프리A 시리즈를 유치했으며 다른 대형 증권사들과 제휴도 완료해 협업을 진행 중이다.
 
한 대표는 앱이 장기적 성장 모멘텀을 가져가기 위해선 재미와 신뢰성 있는 환경 구축이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수십년간 주식관련 커뮤니티에서 설왕설래들이 많았지만,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 것이 대부분이었다"면서 "저희는 이 문제를 SNS와의 결합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기존 기능에 더해 주식 거래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해나가는 한편 사람들이 소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서로 잘 소통할 수 있는 최적의 UI·UX(사용자인터페이스·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한 대표는 "북미와 유럽에서 이미 크게 시장이 형성돼 있는 소셜 인베스팅 앱 시장을 아시아 최초로 선도하는 스타트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며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에 가장 공격적으로 진출할 것이며 이후 일본, 동남아로의 진출도 병행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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