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산업정책혁신위를 제안한다
2022-03-10 06:00:00 2022-03-10 06:00:00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당선으로 종료됐다. 이제는 보다 적극적으로 미래를 생각해야 할 때다. 특히 대통령제를 근간으로 하는 대한민국의 행정부 수반은 다양한 정책의 총책임자로서 막중한 임무를 가진다. 사실 정치개혁이나 사법개혁 그리고 교육개혁과 같은 과제들은 지금까지 많이 논의됐고, 이미 다양한 방안들이 모색돼 있다. 
 
정치개혁은 87년 이후 우리 사회가 다원화 되면서 수많은 현재와 미래비전을 담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 그렇기에 논의되는 것이 권력구조 개편과 개헌 등이다. 4년 대통령 중임제나 대통령 권한 분산 등은 정치권 저변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사법개혁도 검경수사권 조정이라든지 기소독점주의를 중심으로 하는 개혁에 근간을 두는 실정이며, 교육개혁은 교육위원회와 같은 중장기 제도 개혁 논의 기구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에 뜻이 몰려 있다. 경제정책은 당연히 집값 및 물가 안정화와 코로나19로 경직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 등이 최대 숙제다. 
 
그에 반해 사실 산업정책은 논의가 부족했다. 글로벌 경제 패권을 놓고 미국과 중국의 경쟁은 한층 심화되고 있는데다, 러시아의 도발 등으로 국제 정세 불안 요소도 상당하다. 중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들의 희귀자원 무기화나, 영국과 프랑스 및 독일과 같은 전통적 강국들의 이합집산도 심상치 않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신산업이 글로벌 경제에 중심으로 떠오르는 마당에 그동안 굳건하리라 여겼던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도 각국들의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언제든 균형을 잃고 심지어 좌초까지 될 수 있다는 경고를 주는 사건들이 최근에 발생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일본의 반도체 부품 수출 제한으로, 정부가 '소재·부품·장비'의 중요성을 느끼고 급히 정책 방향을 손봤던 것이 대표적이다. 또 고부가가치 산업의 핵심 원부재료로 쓰이는 희귀자원의 길목을 쥐고 있는 중국과 같은 국가들의 에너지 무기화는 앞으로 더 큰 파고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따라서 산업정책의 패러다임도 바꿔야 한다. 예상가능한 대내외리스크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관리하며 단기 및 중장기 계획을 세우는 기구가 필요하다. 현재 정부 구조로는 이런 논의와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 그래서 산업정책 전반을 다루는 이른바 산업정책혁신위원회(가칭)와 같은 강력한 컨트롤타워 구성을 제안한다.
 
물론 지금도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라든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등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미 그 한계에 대해서는 많은 지적이 있어왔다. 지난달 한 토론회에서 고학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민관 국가디지털혁신위원회(가칭)' 신설을 제안한 것도 기존 위원회의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됐다고 볼만 하다. 고 교수는 국가디지털혁신위원회와 같은 거버넌스를 통해 정책기획역량 조정 기능을 확보해야 한다며, 강제력 있는 권한을 위원회에 부여해야 한다는 취지의 제안도 내놨다. 
 
고 교수의 제안과 필자의 주문이 다뤄야 하는 영역에서 미세한 차이가 있는 것 같지만, 최종 목적지는 동일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에 적절히 대응하고, 미래 신산업 등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실질적 변화를 기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국제정세와 경제환경에 변수가 생길때마다 뒤집어지는 산업정책을 갖고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권대경 산업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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