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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1명이 1년간 88㎏ 배출…'플라스틱 공화국' 오명 벗으려면
(친환경이 미래다)④'플라스틱=새로운 석탄'…일상 속 친환경 활동 실천
커피는 다회용 컵에…리필스테이션서 화장품·세제 구매
폐플라스틱 줍는 플로깅도 주목
2022-02-28 06:04:17 2022-02-28 06:04:17
코로나19로 전대미문의 재난 상황을 맞이하면서 인간 생명과 더불어 지구와의 공생을 고민하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팬데믹 속에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대기오염도가 크게 떨어졌고, 도심에 야생동물이 출현하기도 했다. 동시에 마스크나 음식포장재 등 일회용품 사용이 늘면서 환경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는 상황도 벌어졌다. 친환경이 더 이상 구호로만 그칠 수 없는 상황. 최근엔 정부와 NGO 단위를 넘어 산업계의 ESG활동까지 강조되는 분위기다. '친환경'은 어느새 기업 활동의 필수 요소를 넘어 '경쟁력'으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이에 <뉴스토마토>는 2022년 연간 기획으로 정부의 친환경 정책과 다양한 기업의 친환경 활동을 조명한다. (편집자주)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88㎏. 한국인 한 명이 1년 동안 배출한 플라스틱 쓰레기의 무게(미국 국립과학공학의학원 보고서 기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배달·포장음식 시장이 급성장했고, 플라스틱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일주일에 평균 2.8회 배달 음식을 주문한다고 가정할 경우 배달 음식 이용자 1인당 연간 평균 1341.6개, 무게로는 10.8㎏의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게 된다. 국민 1인당 플라스틱 배출량의 12.2% 수준이다. 코로나19 시대상의 반영으로 ‘플라스틱 공화국’이라는 오명이 나올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주소다. 
 
플라스틱은 새로운 석탄으로 명명될 만큼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미국 환경단체 비욘드 플라스틱이 발표한 기후변화를 주도하는 데 석탄을 제친 플라스틱(Plastics To Outpace Coal In Driving Climate Change) 보고서에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이 석탄화력 발전소보다 기후변화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내용이 기술돼 있다. 앞으로 플라스틱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10년 동안 플라스틱에서 나오는 온실가스가 석탄화력 발전소보다 많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플라스틱에 포위돼 있고, 생활의 편리함으로 사용을 줄이는 게 쉽지 않지만 일상 속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 시도해야 할 시점이다. 일회용 플라스틱컵을 줄이기 위한 다회용컵 사용에 동참하는 것도 해봄직하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 오남용을 해결하기 위해 기획된 민관 협의체 해빗에코얼라이언스는 제주도 스타벅스를 시작으로 지난해부터는 서울 중구·종로구 일대 스타벅스에서도 다회용컵(리유저블컵) 사용에 나서고 있다. 해빗에코의 다회용컵 사용 프로젝트는 다회용 컵 대여→회수기 반납→수거·세척→재공급 시스템으로 가동된다. 소비자는 테이크아웃 음료 주문 시 보증금 1000원을 함께 지불하고 다회용 컵에 음료를 받는다. 이후 사용한 컵을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주요 매장의 무인회수기에 반납하면 보증금을 현금이나 해피해빗 포인트로 돌려받는 식이다. 포인트로 받으려면 해피해빗 애플리케이션(앱)을 휴대전화에 설치하면 된다. 
 
현재 제주도에는 22개의 스타벅스 매장과 에이바우트커피 등 총 23곳에서 1회용 컵 없는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제주도에서 7월 첫 사업 시작 이후 지난달까지 100만개 이상의 1회용 컵이 절감된 것으로 추산된다. 해빗에코얼라이언스는 올해 제주도 내 관광지로 반납기를 확대 설치하는 방향으로 다회용컵 사용 프로젝트의 인프라를 확충할 방침이다. 카페에서 렌터카를 타고 관광지로 이동할 경우에도 다회용컵의 반환을 쉽도록 하는 방식으로 고객의 편의성을 늘리려는 것이다. 아울러 서울지역은 올해 500~600개 정도의 카페와 제휴, 다회용컵의 사용 반경을 높인다는 목표다. 
 
서울 중구 스타벅스 프레스센터점에서 직원들이 다회용컵 반납기를 통해 일회용컵을 반납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리필스테이션을 이용하는 것도 일상 속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화장품이나 세제를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대신 다회용기 이용해 포장하는 방식이다. 서초구에 위치한 이니스프리 매장은 리필 스테이션을 구축, 보디클렌저 등을 10g 단위로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는 성수점과 트레이더스 안성점을 시작으로 성수점·왕십리점 등에서 슈가버블의 전용 용기를 들고 매장을 방문하면, 본품 가격 대비 35~39% 할인된 가격에 세탁세제와 섬유유연제를 다시 채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폐플라스틱을 줍는 플로깅으로 언제 어디서나 친환경 활동을 이어갈 수도 있다. 플로깅은 개인이나 단체가 조깅하면서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줍는 환경 캠페인이다.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는 지난해 도로교통공단, SK이노베이션(096770) 등과 함께 플로깅 활동을 추진했다. 올해는 범국민 플로깅 캠페인을 진행한다. 기후변화에 대한 시민 위기의식을 고취하고, 환경보호에 직접적 참여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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