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발 상생협의체 '삐걱'…웹툰작가들, 졸속 운영 규탄
웹툰업계 상생협의체 졸속 운영 규탄 기자회견 열려
협의체 단체 선정 기준부터 공지 전달까지 불통 논란
문체부 "창작자 목소리 반영 위한 별도 절차 구상중"
2022-02-22 17:18:22 2022-02-22 17:18:22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웹툰 불공정 계약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부가 '웹툰작가 상생협의체'라는 후속조치를 내놨지만, 시작 전부터 일방적인 방식으로 졸속운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상생협의체 관련 회의를 시작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미리 협약문을 만들어 배포해 창작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웹툰작가노동조합, 문화예술노동연대, 웹툰협회 등은 22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문체부가 웹툰업계 상생협의체를 졸속 운영하고 있다면서 개선을 촉구했다.
 
웹툰작가노동조합, 문화예술노동연대, 웹툰협회 등은 22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문체부가 웹툰업계 상생협의체를 졸속 운영하고 있다며 이를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이선율 기자)
 
이날 이들 단체는 문체부에 △웹툰 창작자 대표들의 자유로운 발언권 보장 △신뢰할 수 있는 법률 전문가 등용 △웹툰 창작자 협단체 장급·실무자급 참석 보장 등을 요구했다.
 
웹툰작가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문체부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만진원)을 통해 만화계 협단체 15개 단체에 공문을 보내며 창작자 대표로 나올 후보 추천을 요청했는데, 15개 단체 선정 과정부터 잡음이 일었다. 웹툰계 문제와 관련해 그간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아온 출판 만화인 단체들, 창작자가 소속되지 않은 만화출판협회 등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창작자 관련 일부 단체들은 특히 그간 활발히 활동해온 부산만화인연대 등의 단체가 빠졌다고 지적하며, 문체부가 선정 기준조차 밝히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또한 상생 테이블에 참여할 수 있는 대표자 자리를 단 4석으로 제한한 점에 대해서도 말이 나오고 있다. 만진원 주최로 지난해 12월과 1월 두 차례에 걸쳐 상생 대표 선정회의가 진행됐고 최종 4인의 창작자 대표가 선정됐지만, 사실상 이들이 전체 만화계를 대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하신아 웹툰작가노동조합 사무국장은 "창작자별로 다양하게 할 얘기들이 있는데 겨우 4개만 보장해주는게 말이 되느냐고 물으니 문체부가 회의 진행 용이성을 위해 어쩔 수 없다 해 납득했다"면서 "최초 협상 테이블인 점을 고려해 문체부를 믿고 계속 기다렸는데 개인자격의 4명에게만 23일 첫 회의 일정을 알리고, 창작자가 소속된 조직은 물론 창작자를 선출한 15개 조직들에게는 전혀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일갈했다.
 
하신아 웹툰작가노동조합 사무국장이 문체부가 웹툰업계 상생협의체를 졸속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관련 사례들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선율 기자)
 
하 국장은 이어 "창작자 대표 한 분은 저희 단체에 연락을 해서 '뭘 준비해야 하냐'며 이 사실을 전해 뒤늦게 알게 됐다"면서 "아무런 준비도 없이 첫 회의 때 개인자격으로 들어가신 분들이 부당한 사례들의 근거를 제대로 제시할 수 있을까 우려스럽다. 이전에 정부에 제시했던 비대면 회의 개최는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문체부의 상생협의체 출범식 개최와 관련된 공지는 지난 12일 오후에 각 조직과 창작자 대표들에게 배포됐다. 그런데 이 메일에 오는 25일 상생협의체 출범식이 열린다는 일정 공지와 함께 계약서 보급 의무나 자율 준수 의무가 명기된 협약문이 포함돼 논란이 됐다.
 
하 국장은 "단 한 차례 회의도 거치지 않았는데 어떻게 준수 의무가 표현된 협약문이 만들어질 수 있는지 경악을 금치 못했다"면서 "게다가 건의사항을 보낼 때는 너무 첨예하거나 정치적 혹은 민감한 질문은 지양을 부탁한다는 지시까지 담겨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웹툰노조는 △창작자 대표 선정방식과 자격 제한 △창작자 의견 수렴방식 △협약문 작성 및 내용 등에 대한 이의제기를 담은 의견서를 문체부 및 만진원에 전달해 답변을 요구한 상태로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단체들의 의견을 최대한 받자는 취지로 구성했다"면서 "(의견서와 관련해 웹툰노조에) 지난주 유선상으로 얘기했고, 의견서를 다른 창작자 주체들한테도 받았기에 이를 취합해서 공유해야할 부분이 있어 업무 절차에 따라 처리 중이다. 비대면이든 대면이든 창작자분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별도의 절차를 또 생각을 하고 있고, 상생협의체 출범 이후 본회의와 같이 병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