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 수사 무마', 대선 눈치 보는 '검·공'
서울중앙지검·공수처, 고발장 접수 뒤 20일간 검토만
법조계 "시간 끌기 좋은 구조…적극성 기대 어려워"
"대선 이후 수사·결론…누가 당선되느냐 따라 다를듯"
2022-02-21 06:00:00 2022-02-21 06:00:00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성남FC 수사 무마' 의혹이 당사자 간 진실 공방으로 번지는 가운데 해당 사건을 접수한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대선을 앞두고 눈치만 살피는 모습이다. 검찰과 공수처가 고발이 이뤄진 지 20일 안팎의 시간이 흘렀지만 수사를 할지도 결정하지 않으면서 사건의 실체와 관계없이 대선 결과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은정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의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 무마와 관련해 수사기관에 접수된 고발 건은 총 5건이다. 서울중앙지검과 수원지검에 각각 1건, 공수처에 총 3건의 고발장이 접수됐다.
 
고발인들은 박 지청장이 검찰 재수사 또는 경찰 보완 수사 요구를 거절하고 담당 수사팀과 위임·전결 규정 등을 변경한 것 등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직무유기 등의 혐의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첨단범죄수사1부장 재직 시절이던 2015년 7월 수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첫 고발은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지난달 27일 서울중앙지검에 낸 건이다. 서울중앙지검은 고발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 반부패 강력 수사2부(부장 조주연)에 배당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지금은)수원지검으로의 이송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의 지시로 성남FC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한 경위를 파악해 온 수원지검이 사건을 맡는 게 적절하지 않겠느냐란 판단을 하고 있다는 취지다. 3주간 수원지검으로 사건을 보낼지 여부에 대한 고민만 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동일한 사건은 중복 수사를 막기 위해 한 곳이 맡는 게 일반적이다.
 
수원지검은 "'성남FC 수사 무마 의혹' 사건을 처리 중이라는 것 외에 다른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검은 서울중앙지검과 수원지검이 조율할 문제고 먼저 나서서 '교통정리' 할 사안은 아니라며 한발 물러나 있다.
 
신성식 수원지검장(왼쪽)이 2021년 10월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 수원고등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뉴시스)
 
공수처는 고발이 이뤄진 지 20일이 가까운 현재까지 수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공수처는 사건이 접수되면 사건분석담당관이 수사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사건 분석을 마치고 사건을 검찰에 넘길 수도 있다. 검찰이 관할을 정리한 뒤 공수처로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공수처법 24조에는 공수처가 고위공직자 사건의 이첩을 요구하는 경우 해당 수사기관은 이에 응해야 하고 공수처가 다른 수사기관에 이첩할 수 있다고도 돼 있다.
 
검찰과 공수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한 변호사는 "정치적 사건의 성격이 있어 부담이 있는 데다 검찰과 공수처가 모두 담당할 수 있는 문제라 서로 눈치를 보면서 시간 끌기 좋은 구조"라며 "어느 쪽도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설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법리적으로 다툼의 여지가 큰 사건이란 점도 검찰과 공수처가 선뜻 나서지 않는 배경으로 꼽힌다. 법조계에서는 박 지청장이 경찰 신청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지청장 결재를 받도록 규정을 바꾸는 등 이례적인 조치를 했다는 점에서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과 지휘권 행사에 관한 것으로 재판까지 넘길 문제는 아닐 수 있다는 해석이 공존한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공수처 출범 1주년인 지난 1월2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에서 취임 1주년 기념식을 열고 인사말 하고 있다. 사진/공수처
 
성남FC 수사 무마 의혹 당사자인 박 지청장과 박하영 전 성남지청 차장검사장은 갈등 상황을 두고 진실게임을 벌이는 양상이다.
 
박 지청장이 성남FC 사건과 관련해 작성한 일지에 박 전 차장이 '수사 무마 상황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측근에게 알리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전 차장은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반박했다. 지청장의 지휘 사항 등을 정리한 자신의 일지를 수사 받을 때 공개하겠다는 예고도 했다.
 
박 전 차장 검사의 지인인 모 변호사는 "실체는 아직 외부로 알려지지 않은 둘 사이의 구체적인 대화 등을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대선 이후에 진행될 수사와 그에 따른 결론은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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